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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퇴와 발전의 기로에 선 한 해

이학종, 배희정 기자 | mediabuddha@hanmail.net | 2016-12-28 (수) 15:14

미디어붓다 선정 불기 2560년(2016) 10대 뉴스
300만 불자 감소, 종단 내외 갈등․범계 의혹 여전

 

불기 2560년 한 해가 역사 속으로 저물고 있다. 올 한 해 불교계에는 지난해에 이어 종단 안팎의 갈등과 범계승 논란 등 미해결 사건들이 지속됐다. 또 눈 푸른 납자 현각 스님의 한국불교 탈종 선언과 불자 감소로 인한 불교의 제2종교 추락 등의 소식이 이어졌다. 그 가운데 연초부터 가열된 깨달음 논쟁과 활성화된 승려 교육은 쇠퇴의 길목에 접어든 불교계에 한 줄기 희망을 준 희소식이었다. 올 한 해 불교계를 달군 10대 뉴스를 모아 본다.  

 


◇ 약 300만 불자 줄어 제2종교로





불자수 감소로 불교는 인구주택총조사 사상 처음 개신교에 밀리며 제2종교로 추락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불자의 수가 인구주택총조사 시행 이래 처음으로 개신교인보다 적었다. 조사 결과, 2005년 1천58만8천 명이던 불자는 10년 사이 296만9천 명이 줄어든 761만9천 명(15.5%)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불교는 개신교에 제1종교란 타이틀을 내줘야 했다.

 

2005년 501만5천 명이던 천주교 인구는 112만5천 명이 줄어든 389만 명(7.9%)이었다. 그러나 천주교와 개신교를 합한 전체 기독교인은 1천356만6천 명에 달해 불교와의 격차를 594만7천 명으로 벌렸다. 전체 종교 인구는 10년 전 2천452만6천명에 비해 9.0%인 297만2천 명 감소했으나 2005년 844만6천 명이던 개신교도는 123만 명이 늘어났다.

 

일각에서는 조사의 방식과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불자 감소에 따른 성찰과 반성, 새로운 포교 전략 구축과 실행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은 피해갈 수 없게 됐다. 

 

 


◇ 은처자 의혹․성추행 혐의 등 범계 의혹 논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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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성월 스님의 은처자 의혹과 법진 스님의 성추행 혐의는 불자들의 신심에 상처를 안겼다.

 

지난해 10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은처자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선언한 용주사 주지 성월 스님은 진실 규명을 위한 조사를 받지 않고, 되레 신도들을 고소하는 등으로 범계 의혹을 증폭시켰다. 이에 신도비대위는 성월 스님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유전자 검사를 위한 증거보전신청을 제기했으며, 법원은 신도비대위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 법원의 명령에 따라 성월 스님이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나 강제 집행이 되지 않는데다 성월 스님이 ‘(검사 대상자) 세 명이 모두 있으면 유전자 검사를 받겠다’는 등 이유를 들어 검사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늦으면 내년 하반기까지 성월 스님의 범계 의혹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선학원의 이사장 법진 스님이 재단 여직원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이에 불교여성개발원, 나무여성인권상담소, 종교와젠더연구소 등 단체들은 퇴진과 사표수리를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으며, 이에 선학원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진상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법진 스님의 사직서 처리를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불교여성단체들은 교계 내 성범죄 근절 위한 연대기구를 내년 1월 중 출범시키겠다고 발표했다.

 

 

◇ 조계종, 선학원과 태고종 선암사 냉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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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과 선학원, 선암사를 둘러싼 조계종과 태고종 간의 갈등과 냉전 구도가 지속됐다. 

 

선학원은 종단이 재단을 통제, 규제하려 한다며 종헌 제9조 3항과 법인관리법 폐지가 대화의 선결조건이라는 점을 고수하면서, 이중 승적 방지를 위한 승려법과 계단법 일부 조항을 개정했다. 이에 대해 조계종은 선학원특별위원회를 통해 선학원에 한해 법인관리법의 권리 제한을 내년 3월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하겠단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갈등의 불씨는 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선암사의 소유권을 놓고도 태고종과 조계종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 2011년 조계종과 태고종 동수로 구성된 인수위원회에서 선암사의 재산권을 순천시로부터 돌려받았으나 이후 두 종단은 소유권을 놓고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법원이 지난 7월 14일 태고종 선암사 손을 들어주자 조계종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에 태고종도들은 지난 11월 24일 태고종 총무원 주최 ‘태고총림 선암사 수호 및 종단 발전 결의 2016 전국승려연수교육’에 참여해 선암사 결사 수호를 결의해 선암사를 둘러싼 두 종단 간의 대립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  은퇴자 출가제 법제화 올해는 ‘무산’


조계종이 올해 초부터 추진해 온 은퇴자 출가의 법제화는 올해 무산됐다. 이 법안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고령화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출가문화의 확산과 은퇴자에게 출가를 통한 수행과 보살행의 기회 제공을 목표로 추진 의사를 밝히며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나, 지난 11월 8일 열린 중앙종회에서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은퇴출가자의 두발 문제, 스님과 같은 승복을 입는 문제, 10계 수계 혹은 8계 수계 문제 등에 대한 스님들의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가제도개선특별위원회는 ‘은퇴자 특별법’을 수정 보완해 내년 3월 중앙종회 임시회에 재발의할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 총무원장 직선제 관련 종헌 개정 ‘좌절’


총무원장 선출제와 관련한 종헌 개정안 처리는 내년 3월 종회로 미뤄져 올해는 좌절됐다. 총무원장직선선출제특별위원회는 조계종 스님 1천 명 중 80.5%가 조계종 총무원장 직선제 선출에 찬성했다는 전화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았으나, 종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준비 부족에 대한 지적 등으로 차기 회기로 안건을 이월시켰다. 이에 특위를 이끌어왔던 태관 스님은 위원장직을 스스로 사임했으며, 차기 특위의 위원장은 덕조 스님이 맡게 됐다.
 

 


◇ 조계종의 ‘폐쇄적’ 언론관 논란 지속  


지난해 조계종의 ‘해종언론 규정’에 따른 조치들은 1년여에 걸쳐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 매체인 불교포커스와 불교닷컴에 대한 종단 산하의 기관과 사찰의 후원과 광고 중단은 물론 출입 취재 금지, 해당 언론 접속 금지 등의 조치가 계속되고 있다.

 

이와 함께 조계종은 올해 ‘출입기자 등록 및 운영에 관한 규정(안)’ 제정도 내부 논의하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언론이 이를 보도하자 조계종은 각 사의 입장 확인 수순을 거치기도 했다. (미디어붓다는 출입기자 등록 및 운영에 관한 규정(안) 폐기 입장 전달) 한국불교언론인협회도 규정안이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여러 독소 조항을 담고 있으며 ‘불교언론 탄압’에 악용될 수 있다며 ‘규정 제정안’ 논의 즉각 중단과 기존 내규 폐기를 촉구했다.


  
◇ 동국대 학생-총장 간 내홍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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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조계종립 동국대학교의 내홍은 지난해에 이어 계속됐다. 학생들은 ‘논문 표절’과 ‘총장 선출에 대한 종단 개입’ 의혹 등을 문제 삼으며 추진한 총장 보광 스님과 면담 요구가 두 차례에 걸쳐 불발되자 총장 사태 해결을 위한 조계종 규탄대회를 열고, 보광 스님이 박사학위를 받은 일본 붓교대에 논문 검증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50일 단식 투쟁을 한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이 총장 퇴진을 외친 학생총회의 학생명부를 파기했다는 이유로 무기정학 징계를 받고, 보광 스님이 학생 고소와 교원 징계 소송비에 교비를 사용하면서 교내 갈등은 심화됐다. 

 

학생들은 수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 측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어 총학은 지난 10월 11일 학교 측으로부터 학생명부를 전달받지 못했음에도 학생들에게 직접 명부를 작성케 하며 전체 학생총회를 열고, 총장 보광 스님의 징계 요구안을 통과시켜 학교와의 냉랭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 현각 스님 한국불교 탈종 선언


올해는 미국 하버드대 출신의 ‘푸른 눈의 수행자’ 현각 스님이 “기복은 돈, 참 슬픈 일”이라며 한국불교를 떠나겠다고 밝혀 불자들에게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스님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대 왔던 외국인 교수들, 줄줄이 떠난다’는 기사를 연동하고 “이들의 마음을 100% 이해하고 동감한다”면서 “나도 자연스럽게 떠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25년 간 (수행) 경험으로 주한 외국인 스님들은 오로지 조계종의 ‘데커레이션(장식품)’”이라면서 “(조계)종단이 숭산 스님이 45년 전 한국불교를 위해 연 문을 자꾸 좁게 만들어 지난 2∼3년 동안 외국인 스님 7∼9명이 환속했고, 나도 요새는 유럽 상좌들에게 조계(종) 출가 생활을 절대로 권하지 못 한다”며 큰 실망감을 토로했다.

 

합리적이지 못한 교육, 유교 습관이 잔재한 환경, 남녀․국적 차별, 형식주의를 위한 형식적 의식, 기복 방식, 출가자와 신자 차별 등을 현각 스님이 한국불교에 실망한 이유로 꼽으면서, 교계 안팎에서는 불교계의 경각과 쇄신이 절실하다는 여론이 일었다. 
 


◇ 깨달음 논쟁 활발


다사다난한 올해에도 깨달음의 논쟁은 활발하게 이어졌다. 깨달음은 ‘이해의 영역’이라는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에 대한 담론에 대해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국제선센터 선원장)이 본지 미디어붓다에 반론문을 보내 깨달음 논쟁이 새해 벽두부터 촉발됐다.

 

이후 미국 미네소타대 철학과 홍창성 교수,  박용태 청운대학교 교양학부 외래교수, 김홍근 동국대 불교학과 겸임교수, 한자경 이화여대 교수, 파워블로거 진흙속의연꽃, 이송곤 박사(불교방송 재직), 김왕근 <붓다로살자> 편집장, 불교사회정책연구소장 법응 스님, 이병두 종교칼럼니스트, 팔리문헌연구소장 마성 스님 등이 본지에 기고문을 보내와 깨달음 논쟁에 뛰어들었다.

 

또 정의평화불교연대는 지금 여기에서 깨달음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며 깨달음 논쟁을 가열시켰다. 그러나 깨달음 논쟁을 갈무리할 법석으로 기대를 모았던 현응-수불 스님의 토론의 장이 마련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 조계종의 승가교육 현대화, 다변화 넘어 내실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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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올해는 조계종의 승가교육 내실화가 두드러진 한 해였다. 승가교육 프로그램 다변화와 다양한 이벤트, 관련 간담회 및 세미나가 잇따랐다.

 

3년째 열리는 학인들의 행사는 진화를 거듭했다. 염불시연대회, 외국어대회가 호평을 얻은데 어어 특히 올해 후반기에 열린 ‘존엄사’를 주제로 놓고 벌인 학인토론대회는 뜨거운 호응 속에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다. 학인토론대회는 전통논강이 사라진 전통강원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대학은 학생회 차원에서 자체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승가교육기금도 활기를 띤 한 해였다. 특별한 홍보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승가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작년보다 1000만 원 정도가 늘어난 5400만 원이 모금됐다.

 

올 한 해의 승가교육 성과는 내실화로 귀결된다. 다양한 인터넷 강좌로 구성된 이러닝과 연수교육 등도 꾸준히 늘어나 현재 45개 강좌 프로그램을 통해 구족계 수계자 절반에 가까운 4800명의 스님들이 자기개발 및 평생교육, 재교육 차원에서 연수교육에 참여했다.

 

출가진흥 홍보, 출가 콘서트 등을 통한 젊은이의 출가 권장에 노력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렇다할 성과가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출가의 해 원년’을 선포해서 출가에 대한 현대적 의미를 홍포한 것, 교구본사 차원에서 출가 지도법사를 위촉한 것, 종립학교 교법사들과 출가관련 간담회를 열고, 대불련 등의 행사에서도 출가관련 홍보를 지속적으로 전개한 것도 눈에 띄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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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깨달음 2017-01-02 11:10:26
답변  
이해로 가능한가?
호잔 2017-01-03 08:14:39
답변  
실천이 함께 하는 이해인가, 실천이 함께 하지 않는 이해인가에 따라 다르다고 봅니다.
또한 깨달음이 해탈을 의미하는가, 깨달음이 어떤 견해를 의미하는가에 따라 다르다고 봅니다.
이에 대한 고려가 없이 논의하는 것은 백인백색이 될 것이며, 피곤하기만 할 것입니다.
깨달음 2017-01-03 10:51:11
답변  
초기불교도들도 그런가요?
호잔 2017-01-03 12:02:03
답변 삭제  
그런가요? 라는 것이
무슨 말, 무슨 행, 무슨 마음 상태를 의미하는지 파악되지 않으므로 저는 답할 수 없습니다.

초기불교도는 빠알리 삼장에 따라 해탈 열반을 향해 나아가는 불자를 의미하는 것이지, 다른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 용어일 수는 없다고 봅니다.

빠알리 삼장에 따르더라도 해탈 열반을 향해 나아가지 않는 사람들을 초기불교도 또는 초기불교 불자라는 말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성경에도 유사한 좋은 말이 많이 있고 여러 다른 책에도 유사한 좋은 말이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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