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겸 맑고 밝은 이야기] 83 -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소소한 제언
 

단톡방을 나가는 방법

카카오톡(이하 카톡)이 유행을 넘어서 일상화되었습니다. 카톡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고 없으면 불편하기까지 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인가 통신사들이 메시지 사용을 무료화한 것 같기도 합니다.

사용하기 좋아서 인기를 얻었지만, 이 정도로 인기가 있다 보니 폐해도 있는 듯합니다. 카톡으로 새로운 메시지가 오면 밤낮으로 ‘카톡 카톡’하고 옵니다. 어린 아이들이 ‘까꿍’하는 것도 아닌데 심지어 새벽 3시에도 연락이 오기도 합니다. 소리를 꺼 놓으면 된다고 하는데, 그러면 정작 급한 일이 있을 때는 연락을 늦게 확인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로 불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불편한 것은 단체카톡방(이하 단톡방)이 아닌가 싶습니다. 초등학교 동창들 모임이나 대학 동기들 모임 등등 다양한 단톡방에 들어가 있습니다. 밤새 ‘카톡 카톡’ 거려서 알림을 꺼 놓고 아침에 일어나 보면 천여 개에 달하는 메시지가 있기도 합니다. 외국에 사는 친구들이 밤새, 아니 거긴 낮에 집에서 할 말 다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대로 확인할 수 없을 만큼의 내용을 보고는 읽는 것을 포기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함부로 나갈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나가는 방법을 한 번 찾아봅니다.

보통 단톡방에는 반강제적으로 초대됩니다. 일단 초대되면 나가는 게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단톡방을 열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 초대하기 전에 이런 곳이 있는데 초대해도 되냐고 정중하게 묻습니다. 좋다고 하면 초대합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들어가 보면 괜찮은 곳도 더러 있지만, 일부는 하루 종일 시끄럽고 불편하고 해서 나오고 싶은데 그게 그리 쉽지 않습니다. 한 몇 달 무음으로 놔두고 조심스럽게 있다가, 가끔 들여다 볼 따름입니다.

그러다 외국에 나가거나 할 때는 데이터가 많이 들기도 해서 조심스럽게 운영자나 초대자에게 개인 톡을 보냅니다. 외국에 나가서 단체방을 좀 나가야 한다고. 허락을 받으면 그때 사정을 말하고 나갑니다. 그리고는 돌아와서도 들여보내달라고 말을 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단톡방을 하나 만들기도 하는데, 가끔 말없이 나가는 사람을 봅니다. 전화가 바뀌기도 하고, 실수로 나가기도 하겠지만, 역시 말없이 나가서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동반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게다가 직전에 별로 유쾌하지 않은 일까지 있었다면 거의 대부분 최악의 ‘사람’으로 남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정중하게 초대했는데 나갔다면 그렇지만, 반강제적으로 초대한 경우도 있어서 그런 경우는 미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반강제적일 정도로 친한 분들이어서 의외인 적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편견일지 모르겠지만, 나갈 때는 아무 말 없이 그냥 조용히 나가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인상이 남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반강제적으로 초대받았다고 해도 ‘외국’ 등을 이유로 정중하게 나간다고 말하고 나가는 것이 향후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은 아닐까요? 제가 제일 못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세상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습니다.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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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사 담벼락

부하의 의무?

부하라는 역할이 있습니다. 모든 상사들은 그런 역할을 거칩니다. 그래서 상사 입장에서 부하를 보면 ‘저때 나는 어땠는데’, ‘나보다 잘하는데’ 등등의 다양한 감상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소중하기도 합니다.

부하에게 작은 일이 있습니다. 아니, 누구에게도 그렇습니다.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나는 모르는데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그 사실을 듣는 것은 참으로 거북하기까지 합니다. 굳이 엿 먹이려고 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나중이라도 상사가 좋아하지 않을 일이라도 상사는 부하가 자신에게 먼저 말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대화나 소통이 되는 상사가 되어야겠지만, 그런 일이 발생하면 부하가 자신을 대화나 소통이 안 되는 상사로 본다고 여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더욱 불쾌할 수도 있습니다. 비록 상사가 말이 안 통한다고 보일지 몰라도 아무리 나쁜 상사라고 생각해도 지켜야 할 예의가 있습니다.

적어도 직장 내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거라면, 아니 알려줄 거라면, 상사한테 먼저 말해주거나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그게 좋을 듯한데, 그게 상식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부하 입장에서 보면 상사가 너무 큰 걸 바라나봅니다. 하지만 저도 언젠가는 상사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을 거라면 상관없지만 이왕 말할 거라면 상사에게 처음으로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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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사 담벼락

남의 아이니까

남의 아이를 보면 공부 못해도 좋으니, 행복해야 한다고 자주 말합니다. 나아가 성적은 행복 순이 아니라고까지 당당하게 말합니다. 하지만 그러는 순간에도 행복은 성적순일 수 있다는 사실을 떨쳐버리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남의 아이에게만 그런 말을 하나 봅니다.

이 사회는 고교 이전에 얼른 정신 차려서 집중해서 간절히 공부하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단지 머리만 좋아서는 공부를 잘할 수 없습니다. 시기도 중요하고 요령도 터득해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 그렇게 성공해서 법대나 의대에 들어간 이들의 일탈이 눈에 띕니다. 정말 우리에게 공부나 요령이 중요한 걸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전 국민, 아니 우리의 모든 아이들을 치킨게임과 같은 시험으로만 몰고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누구를 위한 게임인지 우리는 압니다. 이제 그런 게임을 멈춰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보다는 무한 경쟁을 지양하고 실제로 공부해야 할 사람이 공부하고 일해야 할 사람이 일하고, 놀아야 할 사람은 놀게 하는 사회적인 담론과 합의가 필요할 때입니다.

너무 앞서갔나요? 대학입시를 철폐하고 정말 공부할 사람들만 명문대와 대학원에 진학했으면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대학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아껴지고 그 대신 모두가 나눔을 통해서 빈자나 약자들이 사라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고교까지는 인성교육을 중심으로 더불어 사는 삶을 가르쳤으면 합니다. 양성평등을 비롯한 우리가 꿈꾸는 이상에 대해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습관을 그때 가르쳐야 합니다.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