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영주지역 불교문화유산 답사기]14 소백산 자락의 사찰들5 성혈사(聖穴寺)
보물 제832호 나한전 꽃살문으로도 유명… 조선후기 향토지‧소백산 기행문에 기록
 

소백산 자락의 여러 사찰 중 제대로 된 사적기가 남아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과거 조선 후기의 기록을 보면 사적기에 대한 언급이 있어 단편적으로나마 해당 사찰의 창건 혹은 중건 등과 관련된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성혈사(聖穴寺)도 제대로 된 사적기가 남아 있지 않고 조선 후기 제작된 향토지, 혹은 소백산 기행문 등을 통해 단편적인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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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자료를 언급하기 전에 일제강점기였던 1930년대에 작성된 ‘성혈사 귀중품 대장’을 살펴보기로 한다.

성혈사는 당시 고운사의 말사로 당시 주지는 상화(尙和) 스님이었으며, 사내 거주 대중은 모두 2명으로 나타나 있다. 또한 당시 사찰을 유지하는 주요 재산으로는 불향답(佛享沓) 13두락(斗落)에서 수확한 조(租) 10석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당시 성혈사에서 봉안하고 있던 불상을 살펴보면 석조 석가여래와 관음, 세지 보살상을 비롯해 석조16나한상 등이 열거되어 있다. 그러나 이 자료에서는 현재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02호로 지정된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이 빠져 있어 이를 단순한 기록의 오류로 보아야 할지 의문이다.

성혈사의 창건과 관련, 『재향지(梓鄕誌)』에서는 초암사와 같은 시기에 지어졌다고 하며, 당시 스님들의 증언에 의하면 성자(聖者)가 바위굴 속에서 나왔기 때문에 절 이름을 ‘성혈사’라고 하였다고 한다. 1894년 김동진(1867~1952)의 「소백산유록」에는 지연(智演) 스님이 지은 ‘기문’에 성혈사는 의상 스님이 창건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창건주에 대한 기록도 미진한 상황에서 이후의 역사를 파악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조선시대 이전의 기록이 사실상 없는 관계로 남아 있는 유적이나 유물 등으로 판단하는 게 고작이다.

먼저 소백산 관련 기행문들을 살펴본다.

① 송정환(1711~1779) 「후유소백산록(後遊小白山錄)」
-.1760년 3월 …… 골짜기 하나를 넘어서 성혈사로 내려왔다. 스님이 산문 몇 리 밖까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절에 들어가 종각에 앉아서 종을 만드는 장인을 물어보니 모두가 우리 고장 사람들이었다….
(이 때 만든 종이 1930년대 자료에 나타난 소종(小鍾 ) 1구로 추정된다)

② 김진동(1727~1800) 「유소백산록(遊小白山錄)」
-.1774년 4월 …… 이날 성혈사에서 숙박을 하였는데 불경을 자못 많이 익힌 고승 신혜란 사람이 있었다. 거주하는 암자 가장자리에 작은 여울이 있는데 바위틈을 따라 내려가 보니 경치가 사랑할 만하였다…….

③ 김홍기(1884~1954)「소백산유행일기록(小白山遊行日記)」
-.1923년 4월 16일 …… 산이 다한 곳에 이르니 한 작은 암자가 있는데, 곧 ‘성혈암’이다. 암자 곁에 굴이 있는데 옛날에 석불이 나온 까닭에 그렇게 이름 했다고 한다…….

성혈사와 관련된 기록 중 일제강점기 자료에는 이 절의 중창과 관련된 것이 있어 주목된다. 보물 제832호로 지정된 성혈사 나한전은 1984년 수리를 하면서 나온 상량문에 따르면 1553년에 처음 지어졌고, 1634년에 다시 지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 자료에 따르면 그 대상이 나한전인지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1463년 창건(刱建)하였으며 1520년 중건 후 1588년 3차 중건을 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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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록이 나한전의 역사를 말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성혈사 전체의 중건과정을 살필 수 있는 단서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 같다.

현재 성혈사에 남아 있는 성보문화재로는 나한전 안에 봉안되어 있는 경북도 유형문화재 제402호 영주 성혈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과 조선 후기 제작된 석조 16나한상을 비롯하여 1775년 제작된 신중탱화, 1883년 제작된 아미타회상도가 있다. 이 가운데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인근 비로사에 남아 있는 보물 제996호 비로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과 양식적으로 거의 동일하여 9세기쯤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석조문화재로는 조선시대 부도 1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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