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천 기자
hgcsc@hanmail.net 2016-12-23 (금) 14:26
내 안에 삶의 나침반이 있다
글 법상, 그림 용정운, 아름다운인연
324쪽, 1만5000원
우울하다. “비교하거나 부러워하지 마라.” 괴롭다. “판단하지 마라.” 기쁘다. “하지만 너무 과하지 마라.” 사랑한다. “오히려 바라지 말고 구속하지 마라.”
어쩌면 초등학생도 알고 있는 진리처럼 보이지만 사십, 오십이 넘어도 실천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법상 스님은 군법사로, 인터넷 수행 공간 ‘목탁소리’의 지도 법사로 활동 중인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생활 속에서 마음을 닦고자 하는 이들의 마음공부를 이끄는 법상 스님이 이번에는 인생 곳곳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에 대한 ‘답’을 들고 찾아왔다.
책에는 우리가 살아오면서 어떻게 스스로를 속박시켰는지, 어떻게 허망한 착각을 일으키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 우리의 삶이 어떻게 고통 받게 되었는지에 대한 작은 통찰을 담았다.
스님은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지 마라. 우린 이미 도착해 있다”고 설명한다. 누구나 자기 안에 해답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스님은 이런 ‘답’을 내놓으며 우리가 삶 속에서 취해야 할 다섯 가지 실천법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바로 ‘받아들임’, ‘놓아 버림’, ‘알아차림’, ‘내맡김’, 그리고 ‘나눔’이다.
수용하고, 놓아 버린 채, 그대로를 구경꾼이 되어 바라보고, 삶을 내 식대로 판단하지 말며, 다만 있는 그대로를 알아차리는 것. 그리하여 이 지구별을 여행하는 여행자의 신분으로 각자 자신의 삶을 눈부시게 바라보는 것이다.
이 책은 한쪽에 짧은 시처럼 전체를 아우르는 글이 먼저 등장하고, 이후에 본문이 시작된다. 시간이 없다면 카탈로그를 넘기듯 짧은 글들을 하나씩만, 또는 반복해서 읽어도 좋다. 일러스트레이터 용정운 작가가 제공한 100여 컷의 그림으로 책에 생동감을 입혔다. 봄날 같이 따스한 글과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그림들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싱그러움을 느끼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