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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난기념관, 토지 매매 무효 가능성 농후"

배희정 기자 | chammam79@hanmail.net | 2016-12-13 (화) 10:04

김형남 변호사, 12일 한국납세자연맹,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주최 시민토론회서 주장





 
조계종과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사이에 체결된 법난기념관 건립사업 재정지원 협약은 관련 토지 매매의 무효 등 법적으로 여러 문제를 야기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12일 열린 한국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종교자유정책연구원(대표 박광서) 공동주최 시민토론회에서 김형남 신아법무법인 변호사에 의해 제기됐다.

 

'종교성역화 사업, 국고지원 타당한가?'란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김형남 변호사는 김정수 한양대 교수의 토론자로서 '정부의 종교문화시설 지원금 관리의 적정성'을 법률적으로 검토하며 이 같이 밝혔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이 협약은 조계종이 국고보조로 토지를 매입한 후 국가(문화체육관광부 대표)에 기부 채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는 "협약은 토지 소유권을 형식상 국가로 귀속시켜 국가가 토지매입비를 지원했다는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으며, 국가에게 토지 매입의무를 부과시키지 않기 위해 조계종이 매입주체가 돼 토지를 매수하고 이를 국가에게 넘기겠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매매계약에 해당돼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1항과 2항에 따라 무효로 판정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사유지 소유자들이 실제 소유자가 국가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토지를 조계종에 매도한다면, 그 소유권 변동은 무효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무효를 면하려면 소유권이 국가로 귀속될 것을 모르고 계약하거나 국가가 토지를 제3자에게 넘겨야 하는데 이는 둘 다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조계종이 국가로 소유권을 넘기면 3년 간 종교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소유권을 이전시켰기에 지방세 특례제한법 제50조의 면제 규정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취득세 등 세금이 부과될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예측했다.
 
협약의 '국가는 토지의 소유권이 국가로 이전된 후 조계종에 토지 사용료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법령 개정을 추진하거나 퇴지 사용료 상당액을 지원한다'는 3항에 대해서는 "개별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이미 계상된 예산의 범위를 초월해 이중 지원의 특혜 논란에 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변호사는 2동으로 지어질 기념관을 위해 필요한 21필지 가운데 현재 2필지만 확보하는 등 토지 매입이 10%도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올해 10.27법난기념관 건립 지원금이 632억여 원이 책정됐음에도 8월말까지 한 푼도 집행되지 않는 등 불용예산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산 사용의 적정성이 충분히 검토돼야 하며, 종교단체에 대한 지원금의 내역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 점검되고 그 적정성이 국민들과 전문가들에 의해 판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난 위원회의 예산 대비 활동성과와 기념관 건립으로 인한 공공적 활용 계획의 공개를 요구했다.
 
한편 이찬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HK연구교수가 좌장으로 진행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정수 한양대 교수가 '종교성역화 사업, 국고지원 타당한가?'란 주제로 발제에 나섰으며,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채길순 명지전문대 교수, 김형남 신아법무법인 변호사, 박수호 덕성여대 연구교수,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우리나라는 세금과 예산의 중요성을 가르치지 않고 있는데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예산에 대한 토론회가 많아야 한다"면서 "사회적으로 토론이 이뤄지지 않는 분야인 세금에 대해 검토하는 이 세미나가 종교의 투명화에 기여해 국민의 신뢰를 한층 더 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광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대표는 "종교계의 국고 지원 문제는 형평성을 내세우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라면서 "이 문제를 세미나를 통해 제기하고, 명료하게 따져 건강한 사회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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