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집’, ‘생각의 집’을 지으며 본래면목을 찾고자 하는 구도행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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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북촌 한옥마을의 건명원

BTN(대표이사 구본일)이 특집 다큐멘터리 ‘삶의 자리를 짓다-선(禪) 건축’(담당피디 김준년)을 방송한다. 11/28일(월) 15:50, 12월2일(금)08:30, 12/4(일)14:50 등 세 차례이다.

‘밝은 빛을 세우는 터전’이란 뜻을 지닌 서울 북촌 한옥마을의 건명원. 청년 유망주들을 육성하기 위해 개원한 곳이지만 세련된 외관 하나 없이 서까래가 그대로 드러난 ‘ㅁ 자형 아담한 한옥집이다. 공간과 사람의 조화가 느껴지지 않는 듯하지만  여기에는 원생들의 자유로운 사고의 원천이 있다.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선의 정원‘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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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기업의 연수원 건물

한 기업의 연수원은 여느 다른 건물과 다른 점이 있다. 추위와 더위를 막고 건축목적에 따라 지어진 단순 칸막이로 이루어진 공간이라기보다 마치 한 붓으로 그린 그림 같은 형태와 보는 방향과 각도에 따라 모습도 다르다. 지붕에 올라서면 건물은 사라지고 열린 화폭에 자연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다.

한곳은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장소로 한곳은 직원들의 교육을 위해 지어진 건물이지만  두 곳 모두 그 속에서 자연을 온전히 느끼고, 치유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 것이다.

이처럼 오늘날 건축은 기능성 외에도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풀어줄 정서적 도피처가 되기도 하고 자연과 사람을 소통하게 하는 매개체이기도 한다. 그 가능성을 열어 준 것이 바로 불교의 사상이 담긴 선(禪) 건축이다.

선 건축의 요체는 질서를 어지럽히지 않는 선에서 존재를 감추고 드러내며 공간을 연출하는데 있다. 2003년에 내설악 절경 속에 설립된 만해마을은 선 건축의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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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마을의 건축물은 만해 스님의 올곧은 삶을 직선 위주로 표현했고, 노출 콘크리트와 어두운 석재를 써 통일감을 주었다. 만해마을 내의 현대식 법당인 서원보전은 무소유 정신을 담았다.
 
한국불교의 본래면목이 녹아있는 선 건축은 인간 근원의 본질을 찾는 수행처럼 정신적인 공간을 넘어 실질적인 구도의 장이 되기도 한다. 마음이 집착하지 않으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건축에도 등식이 성립된다. 건축에서 표현된 여백과 절제, 자연과의 소통은 생활에서 오는 숱한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참선이 절대자유를 찾기 위한 구도행이라면 선 건축은 마음의 집, 생각의 집을 지으며 본래면목을 찾고자 하는 구도행이다. 대자유인이 되기 위해 정진하듯 선 건축은 더 이상 채우고 비울 필요가 없는 자연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무위법의 디자인을 찾아 정진한다.

과거의 우리 조상들이 지었던 건축물들이 이미 그러했고, 이제는 우리 자신을 위한 이 시대에 맞는 선 건축이 필요한 시대를 맞았다. 

전국 각 지는 물론 일본에서의 촬영도 이루어진 이번 특집 다큐멘터리 ‘삶의 자리를 짓다-선(禪)건축’에서는 허세를 걷어낸 맨얼굴의 집,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이 시대에 필요한 건축이 과연 어떤 모습인지를 알아봄과 동시에 불교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화두로 던져본다.

 문의 = 02-3270-3412(담당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