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 209주기 기신제향이 8월 18일 오전 11시 효찰대본산 화성 용주사(주지 정호 스님) 효행교육관에서 용주사 사부대중, 융·건릉봉향회, 경기문화연대, 일반시민 등 100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엄수됐다.

정조대왕이 승하한 때는 1800년 6월 28일(음)로 양력으로는 8월 18일. 정조대왕에 의해 1790년에 창건된 용주사가 정조대왕의 기일을 맞아 불교식으로 지내던 기신제를 일제기에 단절된 후 복원 봉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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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신제는 조선시대 왕실에서 역대 국왕이나 왕후의 기일에 각 능에서 지내던 제사를 말한다. 조선시대 능침사찰들은 왕실의 후원을 받아 왕실의 발복을 기원하고 역대 국왕과 왕후의 명복을 비는 행사를 치렀다.

특히 용주사는 정조대왕이 사도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창건한 사찰로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 정조대왕과 효의왕후 김씨의 위패를 모시고 1년에 12차례 큰 제향을 고종 때까지도 이어왔으나 일제 강점기 이후 조선의 정통성과 역사가 단절되면서 제향이 중단됐다.

그러나 최근 장조(사도세자) 융릉과 정조대왕 건릉을 포함한 조선왕릉 40기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국가적 경사를 맞아 용주사 주지 정호 스님이 정조대왕의 애민정신과 지극한 효행을 높이 숭모한다는 뜻에서 제향이 복원되게 됐다.

이날 행사는 헌화, 헌향에 이어 정조대왕 행장소개, 주지 정호 스님의 봉행사, 기신제례, 고유문 낭독, 추모헌공 공연 순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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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스님은 봉행사를 통해 “조선왕조 왕들 가운데 세종과 함께 최고의 업적을 남겼으며, 최고의 효심을 실천하신 정조대왕을 기리는 제향을 다시 잇게돼 감회가 새롭다”면서 “최근 조선왕릉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등으로 융·건릉 일대 문화유산 환경 보존에 대한 여론이 높아가고 있는 만큼, 태안3지구 아파트 건립공사는 철회되고 그 대신 우리의 자랑스런 문화인 효를 선양하는 테마공원이 들어설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정호 스님은 또 “정조대왕의 효심이 곳곳에 배어 있는 융·건릉 일원의 효 문화 유적지에 대한 가치를 깊이 인식하여, 개발로 인한 파괴를 중단하고 효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하여 세계 효행교육장으로 만들어가는 결의를 다지는 데 오늘 제향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앞으로 매년 정조대왕 기신제를 용주사의 주요한 행사로 정착시켜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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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연대 문석창 상임대표의 정조대왕 행장 소개에 이어 융·건릉봉향회 이흥철 고문은 고유문을 통해 “정조대왕이시여, 당신과 당신의 아버지가 영면하신 숲길을 걸으며 200년 전 당신이 보이신 숭고한 효심을 다시금 알게 되었습니다”며 “작금의 일부 위정자들이 효 실천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개발지상주의에 매몰돼 있으니, 당신께서 이들을 새로이 일깨워주소서”라고 호소했다. 이 고문은 또 “정부와 화성시, 주공은 태안 3지구 택지개발을 중단하고, 그 자리에 세계적인 효 선양 공원이 들어설 수 있도록 어리석은 후손들을 보살펴 주소서”라며 고유문 낭독을 마쳤다.

이날 제향에 모인 용주사 불자들은 스님들과 함께 부모은중경을 봉독하며, 한마음으로 정조대왕을 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