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소는 서울 강남삼성병원 17호실…19일 오전7시 발인

크게보기

매년 불이상을 수여하는 불이회를 창립하고 ​보덕학회를 설립해 수많은 단체에 보시활동을 펼쳤던 실상화(윤용숙) 보살(사진)이 16일 밤 향년 8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 강남삼성병원 17호실이며 발인은 19일 오전 7시, 장지는 서울추모공원과 은평구 진관사로 정해졌다.

 

불교인재 육성과 무주상 보시를 실천한 공덕보살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친 대표적 여성불자

 

보덕학회와 여성문제연구소 등의 자료에 따르면 실상화(윤용숙) 보살은 왕성한 사회활동과 보시행에 앞장서 온 대표적 여성 불자로 손꼽힌다. 숙명여대 국문과를 졸업한 윤 보살은 고교 교사을 거쳐, 여성문제연구회 회장, 민주평화통일정책 자문위원, 한ㆍ일 친선협회 이사, 향산 장학회 회장, (사)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이사 등을 역임하며 우리나라 여성운동 분야에서 큰 족적을 남겼다.

 

그의 사회활동은 특히 불교계 여성단체에서 활약이 두드러졌다. 여성 불자 모임 불이회 회장을 시작으로 재단법인 보덕학회 이사, 사단법인 지혜로운여성 이사 등을 역임하며 불교계 안팎으로부터 신망받는 불자로 평가받아 왔다. 수십 년 동안 한결 같은 원력으로 활동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불교여성개발원으로부터 ‘여성불자 108인’에 선정됐고, 2009년에는 제3회 ‘한국여성불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실상화 보살이 본격적으로 불교활동을 시작한 것은 1974년 여성 불자 모임인 불이회의 결성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살님은 미술관 순례에서 만난 6명의 여성 불자들과 원력을 모아 ‘불이회(不二會)’를 결성하고 초대회장을 맡았다. 이후 3차례에 걸쳐 회장 소임을 맡아 회원들의 신심을 견고히 하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 봉사활동과 후원활동으로 불이회의 초석을 닦았다.

 

불이회 창립과 불이상 제정

 

크게보기

실상화 보살(옆 사진 왼쪽에서 두번 째)이 초대와 2대 회장을 잇달아 맡은 불이회는 창립 첫해부터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갔다. 체계적으로 불교를 배우고, 바른 신심을 고취하기 위기 1974년부터 존경받는 스님들과 각계의 학자들을 초빙하여 불이회 강좌를 열기 시작했다. 불교와 인문학을 주제로 한 수준 높은 강좌를 통해 불법에 대한 바른 이해와 신심을 고취하고, 회원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 기회로 만들어 왔다. 지난 40여 년간 연평균 10회 내외로 꾸준하게 지속되어 온 불이회 강좌는 현재까지 총 500회가 넘는 강좌를 개최하여 살아 있는 법당이 되어 왔다.

 

실상화 보살은 이렇게 다진 신심을 바탕으로 건봉사, 남해 보리암, 해인사 등 전국의 대소 사찰에서 진행되는 불사에 동참해 왔다. 특히 군포교 활성화를 위해 직접 군부대를 찾아가는 봉사활동은 물론 종단을 통한 재정적 후원에도 오랫동안 참여해 왔다. 나아가 보육원, 아동복지시설, 노인복지시설, 교도소 등 도움이 필요한 복지시설 등을 두루 찾아다니며 자비의 손길을 베푸는 무주상보시를 실천해 왔다.

 

불이회 활동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불이상 시상을 꼽을 수 있다. 창립 10주년을 맞아 실상화 보살을 비롯한 불이회 회원들은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활동을 통해 불교발전에 기여하는 방안을 고민하게 되었다. 그 때 이기영 한국불교연구원 원장의 조언을 바탕으로 1986년 한국불교 중흥의 선구적 역군이 될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원력으로 불이상을 제정했다.

 

불이상은 현재까지 31회에 걸쳐 90여 명에게 시상하며 불교인재 육성에 크게 이바지해 왔다. 불이상은 학술연구와 실천분야를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자와 스님은 물론 포교와 사회봉사 등에 헌신하고 있는 활동가들을 발굴하여 시상함으로써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상으로 자리 잡았다. 불이상 수상자들은 학술연구, 전법포교, 사회봉사, 문화 분야 등에서 중추적 인물로 활동하고 있다.

 

재단법인 보덕학회 창립과 무주상 보시의 실천

실상화 보살의 활동이 폭과 깊이를 더한 것은 재단법인 보덕학회를 창립하면서 부터이다. 실상화 보살은 배우자인 보덕 류흥우 거사(보덕학회 이사장)과 함께 사재를 출연해 1993년 3월 30일 재단법인 보덕학회를 설립했다. 문체부로부터 제1호 재단법인으로 설립인가를 받은 보덕학회는 지난 23년 동안 학술, 문화, 사회사업 등 불교계 전반에 걸친 재정적 후원은 물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자비를 베풀어 왔다.

 

실상화 보살은 재단의 감사와 이사 등으로 활동하면서 각종 사회사업과 전법교화를 펼치고 있는 단체와 개인들을 후원하고 격려해 왔다. “세상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사회에 회향하겠다.”는 정신으로 설립된 보덕학회는 “삼보를 호지하고, 자비의 손길로 이웃을 보살피겠다.”는 것을 목표로 지난 20여 년 동안 수많은 불사를 지원하고 다양한 분야의 활동을 후원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