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희종·강병균·박병기 교수 초청 열린토크콘서트 ‘가을밤, 쓰리 테너스~’ 대성황

11월 10일 유니온신학대 정현경 교수 초청 '불교인이자 기독교인~' 주제 2차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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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병기 교수, 강병균 교수, 우희종 교수.

참나·대승불교에 대해 쓴소리가 이어졌다. 아카마지파운데이션(대표 김현진)이 9월 30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소재 마지 2층 아카마지홀에서 개최한 ‘가을밤 쓰리테너스가 한국불교를 휘젓는다’란 제하의 열린토크콘서트에서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책 <쇼! 개불릭>에서 한국불교를 ‘변태불교’로 지칭하는 등으로 논란이 된 우희종 서울대 교수의 발언에 관심이 모아진 직후 우 교수가 참여하는 첫 공개토론회인데다, ‘안티들의 대향연, 다 덤벼! 품어주마!’란 부제만큼 개최 전부터 뜨거운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콘서트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불교계 취재진은 물론, 퇴근 후 속속 재가자들이 토론회장을 찾으면서 아카마지홀은 착석 후 이동이 어려울 정도로 참석자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조계종 중앙종회 등의 우 교수를 향한 비판적 시선과는 달리 주제발표 후 청중들과의 열린 토론은 우 교수를 향한 이렇다 할 공방 없이 강병균 포항공대 교수의 주제 발제를 위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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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종 교수는 이날 ‘조계종단이 상징하는 한국불교는 대승불교인가, 변태불교인가?’란 제하의 발표를 통해 그동안 논란이 된 발언 ‘변태불교’를 ‘기복신앙으로부터 이타적 신앙으로의 기본적 연결고리가 결여된 모습’으로 지칭했다.

즉 우 교수가 주장하는 ‘변태불교’란 ‘중생과 함께 하는 보살정신에 근간한 대승불교를 표방하면서도 개인 수행, 깨달음만을 강조하며 삶의 현장과 수행의 터가 분리되고, 보살행이 없는 종단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우 교수는 이러한 ‘왜곡된 한국불교의 현주소’를 성찰하게 된 계기에 대해 “부처님의 말씀을 실천하려는 불자로서 간화선을 좋아하는 입장임에도 송담 스님 탈종 후 조계종의 가르침이 바른 불교인가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승불교는 세속에서의 회향으로 비로소 완성되며, 조계종의 소의경전인 <금강경>에서도 보살의 수행 지향점을 명확히 말하고 있으나, 현재 조계종은 깨달음이 모든 목적인양 왜곡하고 있다”면서 “이는 종정 진제 스님의 미국 뉴욕 유니온신학대의 폴 니터 교수와 대담에서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처님의 가르침이 관념적 이야기가 아니라 삶의 현장의 문제임에도 일상 속 수행이 실종되고, 수행을 왜 하는지가 상실된 실천과 수행이 분리된 왜곡된 불교는 바른 모습이 아니다”며 “이러한 불교의 재가와 승가 양쪽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지만 1차적인 책임은 조계종 스님들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국불교가 깨달음만을 강조하며 실천에 대한 분명한 지침을 제시하지 못해 기복불교에 머문다면 승려들의 돈벌이에 불과하다면서 이와 같은 변태 모습으로 간다면 서구의 텅 빈 교회 모습을 사찰이 접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불교가 신자유시대 탐욕과 무한한 욕망에 기대는 종교로 전락하기보다는, 신앙의 성숙을 통해 스스로 삶의 주인공이 돼 살아가면서 사회의 소외되고 힘든 이웃과 함께 하는 붓다의 진정한 가르침을 잇는 모습을 기대했다.
 
이에 대해 사회자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는 “우희종 교수의 발언이 본래 의도에서 빗겨가거나 공격받을 만한 표현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본래 불교 궤도에서 이탈한 불교를 ‘변태불교’라고 표현한 것으로, 손가락이 아닌 달을 확인하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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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강병균 포항공대 교수는 ‘참나불교 윤회불교의 극복’이란 제하의 발표를 통해 참나불교와 윤회불교를 극복해야 바람직한 불교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생명체 몸의 진화를 다룬 다윈의 진화론은 일체 만물과 생명 현상 뒤에 불변하는 주제자로서의 실체가 없다는 부처님의 무아론을 증명하고 있는데 한국불교에서는 무아론이 괴상하게 변형돼 참나불교로 나타났다”면서 “진제 스님 등 한국의 큰스님들은 종불변론으로써 진화론에 위배되는 얘기를 한다”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불교적 진리는 결코 어렵지 않은데 시간이 흐르면서 불교에 환상, 망상, 공상, 상상(환망공상)이 더해져 불교를 이해하려면 8만4천 경을 공부해야 할 것처럼 겁을 주고, 수준 낮은 승려들이 기복불교와 귀신불교, 참나불교를 조장해 재물을 챙긴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부처님이 말씀하신 옛 길은 개인의 정체성 유지와 복을 추구하는 참나와 윤회론만으로는 갈 수 없다면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8정도로, 실행을 함으로써 살아 있는 불교를 할 때 우리 삶이 더 평화롭고 행복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좌뇌와 우뇌는 서로 다른 부분을 관장하며, 인간은 지혜로써 최소한 두 개의 의식을 통합하고 번뇌를 이길 수 있다”면서 “좌뇌와 우뇌를 가르면 독립적 두 사람이 나타나는데, 참나는 둘로 갈라질 리가 없으며, 참나는 인간의 환망공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 교수는 “좌뇌와 우뇌를 둘로 나눴다는 것은 가설이며, 과학적으로는 검증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들의 모든 형상의 의식이 참나냐하면 참나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다양한 층위로 이뤄진 증층구조로 이해하면 편하다”고 말했다. 또 강 교수와 달리 “윤회의 유무에 대해 믿고 믿지 않는다”면서 “개인이 죽어 개, 돼지가 된다는 것은 방편이나, 존재하는 순간 우리는 직선적 시간이 아닌 육근에 의한 윤회에 놓이게 되며, 마음 역시 단 한 순간도 윤회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큰스님들의 참나와 윤회가 방편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느냐는 김영국 연경불교정책연구소장의 질문에 강 교수는 “성철 스님은 윤회가 사실임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으며, 진제 스님과 노스님들은 ‘이 몸뚱이를 버리고 저 몸뚱이’라며 임사체험 의식 장난에 속아 자기 몸을 빠져나간다고 망상한다. 윤회도 환망공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준영 씨는 “강 교수의 참나는 유아론”, 진각종 보성 정사는 “강 교수의 참나는 무아의 반대개념으로서 유아적 해석을 하고 있으나 선승들의 진정한 참나는 무아적 참나”라고 지적하자 강 교수는 “참나는 실체로, 결코 방편설도 아니고 추상적인 개념도 아니며 실체로서의 존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송재형 용주사 신도비대위 사무총장은 “한국불교가 소승불교로 전락하고 권승들이 판치며, 처사가 본사 주지를 하고 있다. 21세기 정보화시대 언론에 재갈 물리고 있다”면서 “대승불교 대한불교조계종이 어디로 가는가 암담하며, 이러한 상황을 방치한 불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현재 용주사 신도비대위는 용주사 주지의 은처자 의혹을 두고 주지 성월 스님과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박병기 교수는 “깨달음과 수행이라는 불교신행의 과정에서 빚어지고 있는 이론적, 실천적 혼란이 한국불교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불교가 위기에서 벗어나 “본래의 불교로 돌아가기 위한 출발점은 계율이 살아나는 것”이라면서 계율의 현대적 재해석과 드러난 범계 행위에 대한 시급한 해결을 주문했다. 아울러 스님들을 대상으로 한 비판의 화살이 재가자들에게 자성의 계기가 되길 기대했다.

박광서 서강대 명예교수는 총평을 통해 “불교 인연이 사는 데 힘이 되고, 학술면에서도 확신이 서는 풍토를 기대한다”면서 “특히 불교 공부를 평생하기보다는 3개월만 하고, 공부한 것을 평생 가족, 사람과의 관계, 사회에서 연습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아카마지파운데이션은 11월 10일 서울 방배동 마지 2층에서 유니온신학대학교 정현경 교수, 박병기 교수, 우희종 교수를 초청한 가운데 두 번째 열린토크콘서트를 열고, '기독교인이자 불교인, 불교인이자 기독교인'을 주제로 격의 없는 토론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