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림(叢林) 사찰은 해인사, 송광사, 통도사, 수덕사, 백양사 5곳으로 이 사찰들은 조계종의 역사와 문화를 대변하고 있다. 따라서 총림 사찰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조계종을 바로 이해하는 것과 같다. 총림은 일반적으로 선원, 강원, 율원, 염불원 등을 두고 종합 수도 도량의 사격을 갖추고 있는 사찰이다.

크게보기조계종출판사가 발간한 『조계종 총림의 역사와 문화』는 바로 이와 같은 조계종 5대 총림사찰의 역사와 문화를 학술적으로 분석, 진단한 연구 성과물이다. 한국불교 총림에 영향을 준 중국 총림, 총림이 최초 전래된 고려시대 총림, 일제강점기 및 해방공간에서의 총림, 5대 총림의 역사 및 가풍, 총림의 진단 및 나아갈 방향 등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한국불교와 조계종 총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자 할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총림의 기원, 배경으로 중국불교의 총림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의 첫 장은 동국대 정영식 연구교수가 중국 총림의 성립, 성격 등을 분석하고, 중국 총림을 역사적으로 정리한 논고인 ‘중국 총림의 성립과 전개’가 실렸다. 중국불교의 원전, 청규 등에 나타난 총림 자료를 간명하게 추출, 정리했다.

둘째 장은 중앙승가대 김상영 교수가 집필한 ‘한국불교 총림의 전개양상과 그 역사적 의의’로 한국불교사, 특히 고려시대 및 조선시대, 근현대의 공간에서 총림에 대한 역사 전모를 추출하고 그에 대한 의미를 정리한 논문이다. 고려 중기에 중국불교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자생적으로 선찰(禪刹) 성격의 총림이 등장하였음을 실증적으로 밝혔고, 일제강점기 불교에서 한국불교의 전통과 수행 환경을 회복하기 위해 불교개혁적 차원의 총림을 고민하고 대안을 강구한 내용을 찾아 그에 대한 불교사적 의의를 부여했다. 즉 근대에 참선수행에서 점차 종합적인 수도 도량으로 나가야 한다는 내적 고민에서 총림이 등장하였음을 정리했다.

셋째 장 ‘가야총림의 설립과 운영’은 부천대 김광식 초빙교수의 논문으로 가야총림의 설립배경, 과정, 운영, 어려움 등 가야총림의 전모를 역사적인 입장에서 분석했다. 가야총림은 1946년 10월, 해인사에 설립되었는데, 한국 현대불교사 최초의 총림이다. 또한 가야총림을 통해 봉암사 결사, 1967년의 해인총림의 배경, 역사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다.

넷째 장 ‘불교 조계종 종합수도장 5대 총림 연구’에서 동국대 고영섭 교수는 조계종 총림사찰의 총림 설립과정과 가풍을 총체적으로 정리했다. 5대 총림을 분석하면서 종합수도장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총림의 오늘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해인승가대 교수사 종묵 스님은 ‘총림의 진단, 나아갈 방향’을 통해 조계종단 총림의 진단과 나아갈 방향이라는 관점에서 총림의 내적인 고민을 성찰했다. 특히 총림 구성원이 총림의 내적인 고민과 문제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는 점에서 가치를 높이 평가할 수 있다. 그렇지만 5대 총림사찰 전체를 분석의 잣대로 대기 위해서는 어려움이 적지 않아 필자는 해인총림을 예로 들어 접근했다.

그밖에도 부록으로 가야총림 규약, 1967년 해인총림 계획안, 승가대학 설치 계획안, 총림법, 조계총림(송광사) 운영회 규칙, 조계총림 선원 청규, 영축총림 임회 회칙 및 선원 청규, 고불총림 임회 회칙, 소림선원(해인사) 대중 내규 등의 총림자료를 실었다.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 엮음/ 조계종출판사/ 300쪽/ 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