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총장의 총학 고소비 교비 집행으로 학생 측과 학교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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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총장 보광 스님이 교비로 지급한 총학 고소비를 두고 횡령이라고 주장하는 학생회와 비용 집행에 문제가 없다는 학교 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48대 동국대학교 서울캠 총학생회와 32대 동국대학교 경주캠 총학생회, 32대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는 8월 31일 동국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장 보광 스님이 총학 대표 고소비로 교비를 사용해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총학은 기자회견에서 “총장 보광 스님은 지난 3월 21일 학생 대표자 3명과 학생회 간부 1명을 모 법무법인을 대리인으로 선임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는데, 학생대표를 상대로 한 개인 명예훼손 형사소송 경비를 교비로 위법적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총장의 학생 고소 건은 학교법인과 아무 관계가 없으며, 오로지 개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사실에 근거, 총장 개인이 진행한 것인데 교비회계 예산을 이용한 것은 명백한 횡령”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총장에 일주일 내 해명을, 학교법인 동국대학교에 감사 실시와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하고, 교육부와 검찰에도 감사와 수사를 촉구했다.
 
하지만 학교 당국은 “소송비용 집행은 ‘교비 횡령’이 아니다”고 맞섰다. 학교 측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법무법인을 통해 대법원의 판례(2008다74895)에 따라 합법적 교비 집행임을 확인하고 지난 3월 소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이 적시한 판례는 “당해 법적 분쟁이 단체와 업무 관련이 깊고 당시 여러 사정에 비춰 단체의 이익을 위해 소송을 수행하거나 고소에 대응해야 할 특별한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단체의 비용으로 변호사 선임료를 지출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학교 측은 소를 제기한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 3월 ‘미래를여는동국추진위원회(이하 미동추)’가 허위사실을 적시한 콘텐츠를 페이스북에 게시해 학교 측으로부터 정보통신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및 형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동추는 해당 게시물을 급히 삭제했으나, 이에 대한 사과보다는 오히려 학생자치 탄압임을 주장했다”면서 “다만 지난 5월 동국대는 총동창회의 대화합 제안에 호응해 해당 학생들에 대한 소를 취하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총학은 이 판례가 사립대학의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며, 다른 학교의 경우에도 교비를 학교 소송 용도로 사용한 점을 교육부가 감사에서 지적했다는 사례 등을 들며 학교 당국의 해명자료가 제대로 된 해명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또 총학은 총장이 일주일 내에 직접 해명하지 않는다면 사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혀 동국대의 내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