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배희정 기자
chammam79@hanmail.net 2016-08-25 (목) 18:00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추진위, 8월 25일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서
“사찰은 대중의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 휴식처와 같이 낮은 문턱의 열린 사찰이 돼야 한다.”
“사찰이 지역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스님 등을 비롯한 사부대중이 모범적 시민으로 잘 살아야 한다.”
“템플스테이 등의 문화상품을 잘 활용하고, 현대사회에 맞게 다양한 계층을 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미래 불교를 위한 사부대중의 제언이 잇따랐다. 대한불교조계종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추진위원회(공동추진위원장 도법 스님)가 8월 25일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개최한 불기2560년 제3차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에서다.
대중공사 참가자 76명은 이날 모둠 토론과 발표를 통해 ‘종단 현대사의 성찰과 우리가 희망하는 미래불교’를 의제로 △지금 여기, 불교의 가치와 역할은 무엇인가? △사찰,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지역현장불교 활성화를 위한 교구, 종단의 역할은 무엇인가? 등에 머리를 맞댔다.
참가자들은 탈종교화 현상, 출가자 수의 급감 등으로 종합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불교계가 미래 세대를 포용하기 위해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한 모둠에서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대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고, 사찰과 군종교구의 지역 네트워크 제공 방안 등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불자들에게 감화를 줄 수 있는 방안의 적극적 모색과 찾아가는 사찰 등 능동적인 변화도 제시됐다.
지역분권화시대 변화된 환경에 맞게 지역현장불교 활성화의 길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 현대와 희석되지 않고 고유의 전통을 계승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사찰 구성원의 인식 전환과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과 사회의 주요 현안과 의제에 대한 진정성 있는 참여와 실천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종합토론에서는 불교계를 바라보는 애정 어린 시선과 위원들의 마음가짐을 강조하는 제언들이 이어졌다.
동명 스님은 “스님들의 나쁜 모습이 뉴스에 나오는 것이 가슴 아프다”면서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스님들 자신이 잘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만당 스님은 “비판만 하고 투덜거리기만 하는 냉소적 시선이 불교계를 암울하게 만든다”면서 “실수하고 잘못한 사람이 있다면, 비판을 위한 비판보다는 바로 잡아주고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만당 스님은 “기복 불교가 왜 나쁘냐”면서 “이렇게 말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으며, 기복불교와 관련된 소모적인 논쟁이 더 이상 안 나왔으면 좋겠다. 이는 불교 망하게 하는 첩경”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각 스님은 “자신의 실상을 바로 보지 못하면 전체도 볼 수 없다”면서 “밖의 시선으로 면밀히 우리를 들여다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정 스님은 만당 스님의 발언에 대해 “참석자들의 마음을 존중하지 않는 것 같아 듣기 거북하다”면서 “대중공사의 가치 등을 고려할 때 그런 발언이 무례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만당 스님은 “불교 발전을 위한 것인지 오직 비판만을 위해 투덜거린 것인지를 얘기한 것”이라면서 “승가를 폄훼할 뿐만 아니라 불교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활동을 자제하고 지양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성태용 교수는 재가불자들의 스님 비판이 ‘투덜이’, ‘공격’이 아니라 함께 걱정하고 고민하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주경 스님은 “안 좋은 말들 속에서도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 각 원장 스님, 노스님 등이 종단에 대한 순수한 애정에서 대중공사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서 “사부대중은 신뢰와 애정으로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마무리말에서 “대중공사는 개혁과 화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 중 어느 하나를 소홀히 할 수 없다”면서 “개혁과 화합을 실현시키는 과정은 모순과 불합리, 충동과정이 있을 수 있으니, 위원들은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 종단의 백년대계를 위한 방향과 중심을 잘 잡아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