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각종, 9.26.~28. WFB 제28차 서울총회에서 ‘생활불교’ 선언한다

회정 통리원장 “한국 밀교문화 세계에 소개하고 불교미래 방향 제시”

“한국밀교의 진수를 세계 불교계에 널리 알리겠다.”

한국불교 최대 밀교종단인 대한불교 진각종(통리원장 회정 정사)이 진기(眞期) 70년을 맞아 글로벌 종단으로서의 본격 출발을 오는 9월 26일(월)부터 30일(금)까지 열리는 WFB 제28차 서울 총회에 참석차 전 세계 50개국에서 찾아온 각국의 불교대표 400여 명 앞에서 공식 선포한다. 이 자리에는 국내 불교계를 대표하는 스님 및 재가자 등 700여 명도 함께 한다. 

진각종은 통리원장 회정 정사는 8월 23일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진각종은 이번 총회를 통해 진각종의 이념이기도 한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전 세계 불자들이 공유하고, 아울러 함께 실천해나갈 수 있도록 총회의 주제로 삼았으며, 서울총회의 모든 행사를 이 주제에 맞춰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회정 정사는 지난 3월 방콕에서 열린 WFB 상임이사회에 참석해 직접 이번 제28차 서울총회의 주제 선정에 대한 의미를 직접 설명하고, 상임이사회의 전격적인 동의를 이끌어냈다. 

회정 정사는 “지난 3월 열린 WFB상임이사회에서 앞으로 전 세계 불자들이 선데이부디즘(Sunday Buddhism)을 지양하고 에브리데이부디즘(Everyday Buddhism)으로 전환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설명했으며, WFB 상임이사 전원의 전폭적인 공감을 얻어냈다”고 말했다.

“솔직히 우리나라 불교는 선데이부디즘도 못되는 ‘초하루부디즘’, ‘보름부디즘’, ‘재일부디즘’ 아니냐”고 반문한 회정 정사는 “진각종이 주최하는 이번 WFB 제28차 서울총회가 세계 불교의 신행 흐름은 물론 다소 침체된 한국불교에 활력을 불어넣는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올해는 회정 통리원장의 임기 마지막 해이고, 일선에서 교화를 하는 정사로서도 마지막인 해로 임기를 마치는 시점에 열리는 국제행사를 대하는 회정 정사의 마음가짐도 각별한 듯 보였다. 표면적으로는 편하게 기자들과 대화나 하자는 자리였지만 이날 기자회견에 진각종 통리원의 총무부장 덕정 정사, 사회부장 호당 정사, 사회국장(사서실장) 법공 정사, 교무국장 수각 정사 등 종단의 핵심 간부들이 대거 배석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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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친근하고 소탈한 언행으로 특유의 친화력을 보여줬던 회정 정사였지만 이날 표정은 다소 상기되어 있었다.

"유난히 덥다. 올해처럼 더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아시는 바와 같이 WFB 서울총회가 이제 한 달 남짓 남았다. 여러분들께서 홍보를 잘 해주시면 훌륭한 대회가 될 것 같다. 같은 마음으로 도와 달라."

WFB 제28차 서울총회는 한국에서 3번째로 열리는 총회로, 진각종에서 단독 주관한다. 진각종은 국내 WFB 9개 지부 가운데 ‘진각종지부’와 ‘한국본부’ 두 곳을 관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본부는 진각종의 종조(宗祖) 회당 대종사가 당시 사실상 설립을 주도하며 이끌었던 단체여서 종단차원에서도 각별한 인연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인도에서 유학한 수각 정사는 WFB본부의 임원으로 있는 등 국제업무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

진각종이 이번에 WFB총회를 주관하게 된 배경은 종조 회당 대종사의 ‘한국불교가 세계로 나가야 하고, 세계에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지난 1958년의 유훈을 실천에 옮기는 후학들의 단심에 근거하고 있다. 60년 이라는 긴 세월 동안 종조의 유훈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지만, 진각문화전승관 등 종단의 하드웨어가 얼추 마무리된 시점에서 마침내 전 진언행자들의 마음을 모아 종조의 유지를 세계 불교 지도자들 앞에서 당당하게 펼쳐보이게 된 것이다. 대회의 주제를 ‘생활의 불교화, 불교의 생활화’라는 종조 회당 대종사가 남긴 진각종의 이념으로 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WFB총회의 하일라이트는 개막식이다. 따라서 진각종은 이번 서울총회를 준비하며 개막식 공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진각종단이 창종 이래 한국불교와 사회 속에서 정진한 지난 70년의 역사적 의미와 교훈을 전하고 이 땅의 불교가 바로 서면 나라가 바로 서고, 이 세계가 곧 만다라 세상이 된다는 진각종의 교화(敎化)이념을 5가지 메시지로 표현할 예정이다. 개막식은 1부 진각종 불사(佛事)의식, 2부 개막 기념행사, 3부 개막공연 순으로 진행된다. 

1부 진각종 의식 시연은 현재 진각종의 각 심인당[진각종식 교화장소(절)의 명칭]에서 봉행하는 의식을 그대로 할 시연할 예정이다. 회정 통리원장은 세계 불도교들에게 진각종의 불사의식을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진각종의 불사의식은 현대식 불사의식으로 참회문, 경전봉독 강도발원, 설법, 염송, 참회 회향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 의식을 통해 진각종은 한국불교와 세계불교가 발전하고 구경에는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불사를 여법하게 봉행한다는 방침이다. 어떠한 악기도 사용하지 않고, 오직 죽비 하나로 모든 의식을 진행하며, 진언행자들이 함께 낭독을 하는 독특한 의식이 세계 각국에서 온 불교대표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각국의 대표와 WFB 회장단의 인사말이나 기념사, 축사 등으로 이어지는 2부 행사에 이어 3부는 공연으로 진행된다. 진각종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3부 공연이다. 이 공연에서 진각종은 불교가 어떻게 역할을 해야 하고, 지금까지 한국불교가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표현한다. 특히 개막공연은 5대 진각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중심축으로 구성된다. 전통 관현악과 전통 무용을 통해 미래의 희망을 보여주고자 젊은 친구들을 중심으로 공연을 해서 비전을 던져주는 공연이 예상된다. 개막공연에서 세계 불교도들에게 전할 5대 진각메시지는 ▲불법(佛法)은 체(體), 세간법(世間法)은 그림자라, ▲마음 하나 천만을 당적하고, 흰 바탕에 단청을 그린다. ▲생활불교, 실천불교! 자주로써 일어나라. ▲바르게 기도하면 나라가 발전한다. ▲‘옴마니반메훔’ 육행실천으로 미래를 열자 등 5가지 메시지다. 진각종은 또 개막공연에 청소년, 청년불자들을 대거 참여시킴으로써 문화와 청소년교화가 발전할 때 미래불교의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도 세계의 불교지도자들에게 전한다는 방침이다.

개막공연 준비를 담당하고 있는 통리원 사회부 법정 과장은 개막공연의 목적은 ‘진각종의 5대 메시지를 전세계 불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사나 나레이팅 등과 같은 언어적 표현이 아닌 영상, 춤, 퍼포먼스 등을 활용해 5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겠다”는 법정 과장은 “진각종단이 오랫동안 문화종단 표방해왔는데, 그런 노력들의 성과를 최대한 드러내 보일 예정이며, 작곡가 김회경, 공연연출가 이상종 선생 등 불교계 관련 전문가들이 머리를 모으고 있다”고 소개했다. 

법정 과장은 “미래 불교가 발전하려면 체(體)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옴마니 반메훔이라는 육자진언을 염송하는 것으로 반복적으로 표현하겠다. 믿는 불교, 기도하는 불교 위주에서 부처님의 법을 일상에서 실천하고 삶에 응용하는 불교로의 전환, 나아가 일상의 생활 그 자체가 바로 부처님께서 알려주신 가르침이 되는 불교를 하자, 불교의 원융화쟁으로 갈등을 해소해나가자는 말은 많지만 실제로 이를 구현해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번 개막공연에서는 정말 부처님처럼 살아보자는 메시지를 보여주자는 것이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통리원장 회정 정사는 “이제 임기가 한 달 여 남아 있지만, 지난 3년 6개월이 꿈처럼 흘러갔다. 그러나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종단 발전과 도약을 위한 하드웨어는 어느 정도 마무리했다고 생각한다. 전승원 복지센터, 국제교육센터, 교육관, 지하주차장까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계획했던 것은 거의 다 했다는 성취감이 있다. 이제는 내면적인 면, 즉 소프트웨어를 채워나갈 차례다. 작년부터 밀교문화 흥성을 위한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문화관광부의 지원 등을 받아 밀교문화, 전통문화 등을 발전시켜나갈 예정이다. 애를 썼지만 그 결과는 차츰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각종은 이번 WFB 총회에 북한과 티베트 등도 초청했다고 밝혔다. 아직 이들 국가로부터 답변은 오지 않았지만, 회원단체의 회원들은 다 초청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또한 이번 총회 참석자들의 문화행사를 판문점, 도라전망대 참관으로 잡은 것은 분단상황이라는 우리의 실상을 전 세계 불교계에 보여줌으로써 대립을 지양하고 상생의 삶을 추구하자는 불교적 평화의미를 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