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환경위, 8월 23일 성명서 "보호지역 훼손하고 타당성 결여 평가" 비판

제7기 환경위 위원들이 지난 4월 5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아래 줄 가운데)과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는 모습.

조계종 환경위원회가 설악산을 비롯한 모든 자연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대한불교조계종 환경위원회(위원장 수암 스님, 이하 환경위)는 8월 23일 '설악산 등 자연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 계획을 철회하라'란 제하의 성명을 발표했다.

환경위는 성명에서 "보호지역인 자연공원 지역을 훼손하고 객관적이지 못하고 타당성이 결여된 평가에 기반한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계획을 비롯, 모든 자연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한다"면서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환경위는 케이블카 사업비가 심의 당시보다 27%나 증가한 587억 원이라면서 잘못된 자료로 승인된 국립공원위원회의 심의는 근본적으로 재심의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환경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가 조건부 승인됐으나 지난 7월 양양군이 환경부로 접수한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심의 당시와 매우 큰 차이가 있음이 확인됐으며 경제성 보고서 조작 혐의로 양양군 관계자들은 검찰에 기소됐다.

환경위는 "해당 지자체에서 방대한 자연훼손과 막대한 예산을 투여하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허위사실로 국민의 눈을 가리고 국가기관을 기망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설악산케이블카 설치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환경위는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로 이 지역 환경이 크게 훼손될 것을 우려했다. 환경위는 "사업 승인 당시 1만 3210㎡였던 상부정류장 영향 범위가 9만 220㎡로 7배나 늘어난 데다 천연기념물 제217호이자 멸종위기종인 산양의 주서식지에 대한 조사결과 케이블카 설치 예정지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환경위는 부처님의 '혹시라도 나무 밑에 작은 그늘에서 쉬었다면, 그 가지와 잎사귀, 꽃과 열매를 헐지 말라'는 말씀을 인용, "모든 생명 있는 존재는 자연의 품속에서 살아가며 그 은혜를 잊지 말라는 뜻"이라면서 사전 검증되지 않은 무분별한 훼손행위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