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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다시 태어나지 않기로 했다
조민기  지음, 견동한 그림, 조계종출판사
288쪽, 1만6000원

인간 붓다가 세상에 몸을 나투었던 기간은 80년. 붓다는 이 기간 중 수많은 여인을 만났다. 모든 인연이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었다. 복수의 화신이 된 악녀 마간디야와 스캔들을 일으킨 순다리와 찐짜같이 붓다를 괴롭힌 나쁜 여자들이 있었다. 그런가하면 아들을 잃고 미쳐버린 빠따짜라, 라지가하의 아름다운 창부 웁빨라완나, 아버지를 아우라고 부른 수마나 등 부처님을 찾아온 이상한 여자들도 여럿 있었다. 책에는 부처님께 귀의한 왕의 여자들과 부처님을 따르는 좋은 여자들도 물론 등장한다.

조민기 작가가 2014년 1월부터 2년간 조계사보 <가피>에 연재했던 글을 수정·보완했다. ‘붓다를 만난 여인들’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경전과 관련 문헌 등의 내용을 집약해 각 인물의 스토리를 재구성, 현대적인 언어로 재탄생시켰다.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삶’을 산 21명 여인들의 일화가 실려 있다.

저자는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스토리텔링으로 독자들을 매료시켜왔다. 마치 한 편의 소설 혹은 동화를 읽듯 좀 더 가볍게, 더욱 가깝게 경전 속의 여인들과 붓다를 만날 수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견동한 작가의 서정적인 화필은 많은 불교 신자들의 신심을 일으켰다. 이야기의 결정적 장면을 포착해 정성스럽고 세심한 터치로 순간을 그려 내 흥미와 상상력을 더욱 자극한다.

조민기 작가는 “부처님과 여인들의 인연은 참으로 드라마틱한 이야기들로 가득했고, 부처님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다양한 사연을 지닌 여인들이 항상 등장하곤 했다.”고 말한다. ‘과연 부처님에게 어떤 마력이 있기에 부처님 곁에 늘 여인이 끊이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결국 이 글을 쓰게 된 동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