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26억에서 125억으로…학교 재정위기 직면 불보듯
“재단·총장 등에 대한 실망감 따른 동문사회 외면 탓” 분석

한태식(보광 스님) 총장이 취임한 2015년의 동국대 기금모금 수입이 전년대비 100억여 원이나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국대의 기금모금 수입은 2012년에 109억 5천만 원, 2013년 179억 3천만 원, 2014년 226억 3천만 원(대학정보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 기준)으로 매년 큰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2015년 기금 모금액의 경우 125억 9천만 원(동국대 발전기금 연차보고서)으로 100억 원 넘게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모금액이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2014년 말 총장선출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종단 개입 논란과 총장후보였던 보광 스님의 논문표절 논란 등 잇따른 추문이 불거지면서 재단이나 총장 등에 대한 실망감으로 많은 동문들이 기금모금에 참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014년 모금된 226억 원 중 동문들이 모금에 참여한 액수는 97억여 원으로 전체 모금수입 중 40.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보광 스님의 총장 취임이후 동문참여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모금액 구성비는 동문이 97억 원( 40.1%), 기업 및 재단 58억(24.0%), 불교계 45억(18.6%) 순이다. 그나마 이것은 2014년 모금액이므로 사실상 김희옥 총장 당시의 모금액이다. 그러나 보광 스님은 이 모금액을 자신의 치적인양 자랑하다가 막상 2015년 모금액이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오자 이 사실을 공표하지도 않은 채 ‘발전기금 연차보고서’에 슬쩍 적어놓았다는 것이 미동추(미래를 여는 동국 공동추진위원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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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협력 수입등도 크게 감소해 재정 압박 가중

2015년의 경우 기금모금에서만 100억 원 이상의 재정손실이 발생하고 산학협력 수입도 30억 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만 도합 140억 원 이상의 재정 압박 요인이 생긴 것이다. 대학에서 연 140억 원 이상의 재정 감소는 대학운영 전반에 큰 타격을 주는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사태는 총장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종단개입 논란과 논문표절 의혹, 교수회장 해임과 학생고소, 단식농성 학생에 대한 징계 등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동문사회의 불신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재정 어려워지자 평단사업 무리하게 추진” 의혹도

재정압박이 점차 심해지자 최근 이화여대 등에서 총장실 점거농성이 일어나는 등 논란이 되었던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평단사업)과 같은 -동국대 규모의 대학에서는 손대지 않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사업에 뛰어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평단사업의 경우 교육부가 서강대, 한양대, 중앙대 등 서울시내 주요대학들에게 참여를 요청했으나 입시공정성 훼손과 대학평판도 하락을 우려해 이들 주요 대학들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사업공모 당시부터 당장의 재정수입은 달콤하지만, 평단대학 입학생의 학력수준의 문제, 수능을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입시 공정성의 문제, 그리고 평단대학 학생들이 졸업 후 발생할 수 있는 대학 평판도 하락 등 을 우려해  참가를 고사하는 분위기였다.

이화여대의 경우 보도된 것처럼 평단대학을 포기했으나 동국대는 여전히 추진 중에 있다. 대학의 장기적인 평판 하락보다 임기 중의 재정수익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문제는 모금액 급감과 산학수입 감소의 위기가 총장 개인의 능력 및 자질 평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국대를 전체를 총체적 위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는 점이다. 이래저래 동악의 한숨은 끝없이 깊어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