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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때 국군이 불태운 사찰<br>정부가 다시 지어주어야 마땅하다
이학종 urubella@naver.com 2009-10-08 (목) 20:59
“국군이 불태운 국보 사찰, 정부가 다시 지어줘야 한다.”
전남 곡성군 오산면 성덕산에 자리한 관음사가 국가를 상대로 10년째 사찰 복원을 요구하고 있다. 관음사는 현재 소규모 절집 7채로 구성된 절. 문화재적 가치도 전남도 문화재자료(제24호)로 지정돼 있을 뿐이다.
그러나 6·25 이전까지만 해도 규모가 큰 건물 20여동에 승려 100여명이 머무른 대사찰이었다. 예술적 가치가 높았던 원통각(보물 제273호)과 금동관음보살좌상(보물 제214호)을 간직하고 있었다.
하지만 휴전을 앞둔 1953년 봄 국군이 빨치산을 소탕한다는 이유로 국보급 유물 2개를 포함, 관음사 전체를 불태우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그동안 이 절이 ‘빨치산의 방화로 소실됏다’는 잘못된 사실이 전해져 왔었다.
그러던 중 지난 1999년 초 부임한 현 주지 지인 스님의 ‘과거사 캐기’로 ‘국군에 의한 방화’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인 스님은 당시 군사 작전에 참여한 군인과 경찰, 방화 현장을 목격한 마을 주민들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사찰 복원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정부는 민원을 낼 때마다 “배상할 수 없다”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
국방부는 “배상 책임시효 5년이 지나 어쩔 수 없다”고 회신했고, 문화체육관광부도 “민원을 들어줄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조계종 총무원과 관음사 신도 등으로 구성된 복원대책위는 “문화재 파괴행위도 같은 시기에 일어난 민간인 학살처럼 중대한 범죄행위로 다뤄져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계종은 관음사 ‘복원 민원’을 계기로 한국전쟁 당시 불탄 180개 사찰 가운데 3분의 2가 군사작전으로 피해를 봤다는 진상조사 결과를 내놓고 정부의 성의있는 자세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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