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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 시골에 내려가 산지 열다섯 해가 넘은 장석주 시인의 생태산문집. 저자는 노자와 장자 철학을 공부하면서 생태주의적 사고가 더 깊어졌다. 환경 문제, 생태 문제가 삶의 진지한 화두가 되었다. 사람들이 어여쁜 삶을 사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를 자각하고 실천하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나 늘 생각한다.

책은 ‘작은 것은 크다’라는 생각에 기본 바탕을 두고 있다. 그는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는 본질에 더 가까운 삶이라고 말한다. 화석연료로 만드는 에너지를 덜 쓰는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성공과 소유의 신화를 따르는 게 아니라 가치와 충만함을 추구한다.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사람은 제 안의 욕망을 비우고, 비우고, 비운다. 기필코 제 생활을 최소주의로 제한하고 생활 방식을 단순화하는데, 나는 이런 단순한 삶에 더 깊은 행복과 충만함이 깃든다는 사실을 배우고 깨달았다.”

삶이 단순해지니, 책 읽기와 글쓰기에도 탄력이 붙었다. 전보다 더 많은 책들을 읽고, 더 많은 책들을 써낼 수 있었다. 놀랍게도 시골에 사는 동안 서른 권도 넘는 책을 써냈다. 더 관대해지고, 생활은 활력으로 넘치며 약동했다. 지인들은 그의 모습에서 가난에 찌든 모습은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누가 보더라도 좋아 보였다. 저자는 “이것은 내가 시골에서 단순한 방식으로 살게 되면서 얻은 선물이고 축복”이라고 설명한다.

단순하게 살고 싶은 독자에게 하는 주문 역시 단순하다. “먼저 주변에 흩어져 있는 물건들을 정리하라. 쓰지 않는 물건들은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그것들을 과감하게 내다 버려라.”

문학세계사, 224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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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시대 불교신앙사 연구 = 한국고대 불교사를 사회사상사로 정립시키려고 노력해 온 김두진 국민대 명예교수의 그간의 연구 결실을 담은 책. 한국고대의 불교 신앙 계층 중 특히 왕실과 귀족이 수용한 불교신앙을 주로 다룬 연구서이다. 

삼국 사회에 처음 전래된 왕실 중심의 초전 불교는 홍포 과정에서 귀족의 반대에 부딪혔으나, 신앙 면에서 왕실과 귀족이 조화와 타협을 이룸으로써 공인불교가 성립됐다. 신라중대에 이르러 불교는 철학적 논리 체계를 갖추고 이론 불교를 발전시키면서 대중화되어 갔다. 저자는 삼국의 불교 수용 과정과 신앙의 양상을 차례차례 살핀 후 법화영험신앙과 불성신앙 등 삼국의 공인불교신앙을 충실하게 정리하고 있다. 불교는 삼국 중 고구려와 백제에 먼저 전해졌고, 신라에는 뒤에 들어왔지만, 책에서는 신라 불교의 수용을 먼저 다룬다. 사료가 비교적 풍부한 신라 불교신앙에 대한 이해가 고구려와 백제 불교신앙을 밝히는 길잡이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결론을 포함해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과 제2장은 삼국에 불교가 전해져 공인되는 과정을 살핀다. 저자는 불교 공인을 반대하는 양상이 삼국에서 어떤 차이를 지녔는지 살피면서 왕실에서 우선적으로 불교신앙을 받아들인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제3장과 제4장은 공인불교신앙의 여러 모습을 제시하는데, 주로 법화영험신앙과 불성신앙 등을 삼국 사회와 연관하여 밝혔다. 제5장은 이론불교가 성립하기 위한 공인불교의 변화를 다루었다. 원광과 자장을 통해 불교가 대중화되기 위한 계율의 생활화를 살폈다.

일조각, 384쪽, 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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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량수경 심요 = 중국 산동성 출신의 하련거(夏蓮居) 거사가 무량수경 5종 역본을 회집(會集)한 『불설대승무량수장엄청정평등각경』(무량수경 회집본, 또는 선본)을 경문으로 삼아, 그 요점을 풀이(요해)하고 강의록(강해)을 첨부한 책이다. 국내에서 번역된 가장 상세한 무량수경 해설서로 염불수행자, 불교서적 번역가로 활동 중인 허만항 거사가 번역과 편역을 맡았다.

정토3부경 가운데 하나인 무량수경은 중국에 전래된 이래로 잇따라 12차례 번역되었는데, 현재 대장경 중에는 5종의 역본이 존재한다. 송대의 왕룡서(王龍舒) 거사와 청대의 위원(魏源) 거사 모두 회집본을 지었으나, 미진하여 비로소 하련거 거사의 회집본이 나온 것이다.

본문은 전체 경전을 총괄하여 48품으로 나누어 실었고, 부록에는 무량수경 회집본을 증명해준 해현 노화상의 일대기와 가르침을 담았다.

비움과소통, 740쪽, 3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