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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표로 읽는  불교입문
글 이자랑·이필원, 그림 배종훈
민족사, 224쪽, 1만3800원

수만 개의 사찰이 있지만 불교교리를 가르치는 곳은 열에 하나도 안된다. 기복이 중심을 이루는 한국불교신행의 현주소다. 그렇지 않아도 불교가 어렵다고 하는데 교리공부까지 시키면 더어려워 하지 않겠냐는 푸념이 그나마 위안을 주기도 한다. 사실 팔만대장경이 상징하듯 방대한 불교경전과 2600년의 기나긴 불교사 속에서 넓고도 깊게 발전한 불교를 어렵게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불교를 아주 쉽게 전달해보자는 취지로 젊은 불교학자인 동국대학교의 이자랑 교수와 이필원 교수가 나섰다. 여기에 카툰으로 불교를 전해 온 배종훈 작가가 합세했다. 두 교수는 글을 쓰고, 배 작가는 도표를 그려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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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무엇보다 매우 간결하고 체계적인 서술이 눈에 띈다. 한 편 한 편 그 내용을 알 수 있도록 도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아울러 도표 옆에 상세한 주(註)를 달아서 불교사전이 없어도 불교 공부를 깊이 있게 할 수 있도록 편집했다. 

책은 붓다의 생애를 시작으로 인도에서 불교가 거의 사라질 때까지의 인도불교 역사를 도표와 함께 100여 개 이상의 소제목 아래 체계적으로 담았다. 두 명이 공동 작업을 한 덕분에 교리와 교단사 양쪽을 모두 적절하게 고려하여 서술할 수 있었다는 점 역시 이 책이 지니는 또 하나의 특징이다. 짧지만 알찬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교양대학 교재로 안성맞춤이다.

이자랑·이필원 교수는 머리말에서 “불교의 발상지가 인도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인도불교에 대한 이해는 ‘불교’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인도불교에 대한 이해가 올바르고 정확할 때, 지금 우리 앞에 놓인 한국불교에 대한 이해도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책의 구성은 어떻게?

1장 ‘붓다의 생애’에서는 탄생에서부터 열반까지 80여 년에 걸친 붓다의 삶을 보여주는 한편 초기에 불교교단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몇몇 사건도 포함해 서술했다.

2장 ‘붓다의 가르침’에서는 중도, 8정도, 4성제 등 불교의 핵심교리를 비롯해서 불교수행의 이론적 토대가 되는 가르침을 두루 망라해 설명했다.

3장 ‘불교교단의 성립과 발전’에서는 붓다의 열반 후 분열을 거듭해가며 부파로 발전해 가는 불교 교단의 성립과 발전 과정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서술했다.

4장 ‘대승불교의 탄생과 발전’에서는 불교사에 중요한 획을 그은 대승불교의 탄생과 의미, 그 실질적인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5장 ‘불교교단의 생활’에서는 교단을 구성하는 출가자와 재가자가 일상적으로 지켜야 할 규범에 대한 내용 및 출가자의 의식주 생활과 의사 결정 방법에 대해 다뤘다. 당시 인도의 다른 공동체와 구별되는, 불교공동체가 지닌 주요한 특징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묘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