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천 기자
hgcsc@hanmail.net 2016-07-15 (금) 20:44혜일 스님이 회고하는 어머니 원만화 보살
104세를 일기로 7월 9일 타계한 이의열(원만화) 보살은 한국불교태고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혜일 스님(서울 법륜사, 제주 정방사 주지)의 어머니이다. 영결식을 하루 앞둔 12일 혜일 스님은 교계기자들과 만나 어머니 원만화 보살의 지난날을 회고했다.
“어머니는 늘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과 스님을 공양했던 분이었습니다. 절에 먹을 것이 없으면 직접 탁발해 사찰 운영을 도왔고, 척박한 제주도에서 부처님 법을 피운 보현보살이었습니다.”
원만화 보살은 8세 때부터 친정어머니를 따라 법화사를 다니며 불연을 쌓았다. 안봉려관 스님에게 불교를 배웠고 방동화 스님, 동산 스님 등을 시봉했다. 아버지는 법화사 초대 신도회장을 지냈다.
원만화 보살의 8남매 중 다섯째인 태고종 선거관리위원장 혜일 스님
혜일 스님은 “어머니는 1918년 서귀포 법정사 항일 운동을 주도했던 방동화 스님을 어려서부터 가까이 시봉했었다”며 “다섯 보살들과 시주금을 모아 광명사 불사를 하는 등 일생을 서귀포 불교를 위해 헌신했던 보살”이라고 전했다.
원만화 보살의 자녀는 8남매. 지극한 불심을 보고 자라 모두 불자가 됐다. 혜일 스님은 다섯째다. 손자와 외손자도 사찰 청년회 회장, 불교대학 동문회장 등으로 불심을 다지며 할머니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어머니가 구해온 <한글 반야심경>을 따라 외웠던 혜일 스님은 그 인연으로 출가의 길을 가게 됐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스님이 출가한 뒤 어머니는 타계할 때까지 아들 스님에게 경어를 쓰면서 수행의 길을 격려했다.
원만화 보살의 장례는 제주 서귀포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정방사, 광명사 신도들이 동참한 가운데 5일장으로 치러졌다. 13일 오전 영결식 후 서귀포 가족묘지에 안장됐다.
혜일 스님은 “어머니는 생전에 늘 나무아미타불 염불을 해왔다.”면서 “은사 덕암 큰스님과 어머니의 가르침을 늘 가슴에 새기며 더욱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