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5일 불광사 보광당서 ‘세월호 희망의 길찾기 시민대화마당’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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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차가운 물속에서 무고한 아이들과 선량한 이웃들이 희생되도록 방치한 우리 모두의 허물을 참회하며 기도합니다.”

“충분히 가능했음에도 온 정성을 다해 조난자들을 구하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 무능과 무책임을 참회하며 기도합니다.”

“국민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국가의 잘못을 방관하고, 세상의 불의를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지 못한 지난날을 참회하며 기도합니다.”

전국 각지에서 온 사부대중 80여 명이 한 데 모여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해 기도했다.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과 생명평화결사 김민해 목사가 마중물 제안자로 참여해 15일 오후 2시 불광사 보광당에서 개최한 ‘세월호 희망의 길찾기 시민대화마당(이하 대화마당)’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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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화마당에는 불교 스님, 원불교 교무, 가톨릭 수녀, 기독교 목사 등 종교인들을 비롯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시민 8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노란 종이배와 촛불을 중앙에 둔 채 둥그렇게 모여서서 종교와 관계 없이 기도문을 한 소리로 읽으며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과 생명이 우선인 사회로의 전환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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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온 국민이 함께 아파하고 슬퍼했던 참사를 잊지 않겠다”면서 ‘온 국민이 세월호 죽비소리에 깨어 온 나라가 생명과 평화, 기쁨과 행복의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염원했다.

이에 앞서 세월호 아이들을 위한 위로의 마음을 담아  지리산종교인합창단이 부른 ‘회상’ 등 2곡을 들으며 세월호 희생자를 기렸다. 

또 세월호 관련 촛불시위, 묵언 시위 등을 영상으로 관람하며 그동안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한 활동모습을 함께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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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온 국민이 대한민국을 달라지게 하겠다고 한 마음을 모은 사건은 세월호 참사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기적적 현상이라고 보고, 이 마음을 모은 이 자리가 세월호의 아픔을 치유하고, 희생자를 위로하며 그동안 놓쳤던 중요한 것을 눈뜨게 해 새로운 희망의 꽃이 피어나게 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희생자 김동혁 아빠는 “2년 3개월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함께 문제점을 지적하며 앞으로의 계획을 나누는 여러분이 계시기에 힘을 얻는다”면서 “이런 일은 유례가 없던 일로, 피를 나눈 형제보다도 따뜻한 여러분의 마음에 고마움을 느낀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참석자들은 개인 발언을 통해 유가족을 위로하고 이번 참사가 헛되지 않고 절망이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함께 이어가자고 다짐했다.

도운 스님은 “참사가 안전불감증과 생명을 중시하지 않았던 사회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도록 함께 마음을 모으자”면서 “이 같은 자리에 나란히 참석한 수녀님들처럼 앞으로 많은 비구니 스님들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준호 대한불교청년회 중앙회장은 “분노하고 가슴 아파한 시간과 노력을 세월호 희망찾기에 쓰지 못한 참회의 마음으로 이 자리에 참여했다”면서 “반드시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선 신부(지리산종교연대 상임대표)는 “함께 아파하고, 공감했던 그 엄청난 사건이 이념적.정치적 사건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점이 가슴 아픈 현실”이라면서 “이 자리가 공감대를 다시 불러일으켜 새로운 동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순천시민 박소정 씨는 “우리 모두 세월호의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에 무관심했던 가해자이기도 하다”면서 “참사에 미안하고 잊지 않는 마음만으로 추모만 하지 말고 이제는 새롭게 세월호 문제를 나의 삶의 문제로 끌어안고 우리 삶으로부터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희생자 김동혁 엄마는 “세월호 인양부터 활동기한이 종료된 세월호 특조위 문제, 특조위의 조사자료 보관 문제 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우리에게 남은 과제”라면서 “반드시 다음 정권에서라도 참사의 책임을 묻고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태일재단 이수호 이사장은 “정부는 근본적이고 결정적인 원인은 밝히지 않고/ 왜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싶다고 발버둥치는/ 유족과 국민들은 길거리에 내동댕이치고/ 진상은 진도 앞바다 맹골 수로보다 더 깊은/ 캄캄한 아스팔트 땅 속으로 묻혀가고 있다…(중략) 마지막 한 사람의 억울함이 끝날 때까지/ 마지막 한 사람의 분노가 사라질 때까지/ 우리는 같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의 ‘불임의 세월’이란 자작시를 낭송했다.

참가자들은 2부 토론 시간에서 향후 활동계획으로 ‘팽목항 성소’ 마련, 팽목항의 순례길 조성, 성찰의 길 조성, 성찰을 위한 온라인 공간 구축, 언론의 감시자로 거듭나기 등을 제안했다.

또 화쟁위는 앞서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대화마당에서는 내년 3년 상에 즈음해 순례길 조성 등 새로운 흐름을 만들기 위한 하반기 활동 계획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선체의 인양조차 못하고, 부모 품으로 돌아오지도 못한 미수습자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3년 상’을 논하며 ‘순례길 조성’ 등을 논의하는 것이 참사에 대한 ‘시선 돌리기’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A 씨는 “아직 미수습자가 9명인 상황에서 탈상을 의미하는 3년 상을 언급한 자체가 참사를 마무리하자는 의도 아니냐”고 의구심을 드러내며 “현재 가장 중요한 문제는 선체 인양과 진실 규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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