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경요제(諸經要諦)』 펴낸 백련사 회주 운경 스님

“공부 나눔 취지 … 법보시 배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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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만큼 봐야할 경전이 많고, 읽어야 할 논서가 부지기수인 종교가 또 있을까. 어디서 무엇부터 손에 잡아야할지 갈피를 잡기가 쉽지 않다.

이 광대무변한 길의 안내자 역할을 자청한 스님이 있다. 태고종 백련사 회주 운경 스님(사진)이다. 스님은 최근 불교의 핵심을 아우르는 글을 모은 『제경요제(諸經要諦)』(도서출판 중도)를 펴내고 기자들을 만났다.

스님은 출가 초반 20대 시절 경전공부를 할 때 암송을 목표로 했다. 금강경, 미타경, 관세음보살보문품, 보안장 등 10여 종의 경전은 물론 30대 들어서는 작자미상의 『제경서문(諸經序文)』을 통째로 외웠다. 제경서문은 모든 경전, 모든 조사어록의 사구게에 해당한다.

스님은 어느 날부터 이 책을 풀어쓰기 시작했다. 한문을 잘 모르는 후학들을 위해서였다. 원문을 독경할 수 있도록 토를 달고, 우리말로 번역을 하고, 간단하게 각주를 달아 읽는 이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여러 선학들의 번역을 참조해 틈틈이 한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연세대 철학과 신규탁 교수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여기에 불교의 핵심을 알 수 있는 귀한 글들을 더 보태어 『제경요제(諸經要諦)』를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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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발심수행장>부터 시작해 <고봉화상선요서>, <금강반야바라밀경오가해서설>, <대방광불화엄경소서>, <원각경 보안장>, <법화경 보문품>, <화엄경 보현행원품>, <선가귀감>, <신심명>, <증도가>, <화엄경 약찬게>까지 모두 23종의 글이 실려 있다.

태고종 서대문 백련사 강원 중강을 역임한 스님은 종단 내 주요 보직을 거쳐 1996년에는 동방불교대학 교수로 다시 후학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나이(74세)를 잊은 듯 스님은 백련사에 주석하면서 경전공부모임 운림문회를 설립해 젊은 스님들을 대상으로 매월 강의를 진행한다. 참선도량 운림원이라는 이름으로 참선지도도 병행하고 있다.

“내가 공부한 것을 대중에게 나누자는 취지로 이 책을 원하는 젊은 스님과 불자들에게 법보시하고자 합니다.”

중국 당나라 조주 스님이 ‘차 한 잔 들게’ 라고 한 것에 빗대어 스님은 후학들에게 ‘이 책을 읽고 또 읽게’라며 권하고 싶다고 한다.

“부디 많이 읽고 익혀 견성성불하겠다는 신심을 내어 부처님과 조사께서 밝히신 현현하고 역력한 도리에 함께 하기를 당부합니다.”

문의 = 02-303-1770(백련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