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으면 더 많이 얻는다
쉐청 스님 지음, 최정숙 옮김, 셴판, 셴수 그림
담앤북스, 236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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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사찰 불이사에 사는 주인공 동자승 셴얼의 일상을 담은 만화다. 책에는 동자승 셴얼이 절집에서 온몸으로 터득한 인생 비법이 담겨 있다. 셴얼이 절을 찾아온 사람들과 사부를 통해 배운 세상 이치와 삶의 지혜는 행복한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 준다. 동자승의 마음코칭이라고 얕보면 곤란하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저도 모르게 ‘맞아 그렇지’ 하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가슴에 오래 새겨 두고픈 명언도 가득하다.

예를 들면, 자칭 일등 수행자인 동자승 셴얼은 사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이런저런 제안을 열심히 하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는다. 결국 셴얼은 “절대로 다시는 쓸데없이 고생하지 않을 거야”라며 자포자기한다. 그런 셴얼에게 사부는 이렇게 충고한다.

“성공한 일이든 실패한 일이든 결국 모두 지나간다. 중요한 것은 그 속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하는 것이다. 배운다는 마음으로 일을 해야지, 결과에 집착해서 스스로의 마음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 (210~212쪽)

절집을 무대로 한 시트콤처럼 이런 식의 위트 넘치는 만화 65편이 <집착을 버리면 저절로 즐거워진다> 등 5개의 장으로 나뉘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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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승 셴얼과 사부

저자는 중국불교협회 회장이자 베이징 용천사 주지 쉐청 스님. 중국 근대 고승으로 칭송 받는 인광(印光) 대사와 홍일(弘一) 대사의 제자인 위안줘(圓拙) 스님 밑에서 오랜 기간 불법을 수학했다. 동자승 셴얼 만화를 올리는 그의 SNS 계정 팔로워가 무려 100만 명이 넘는다. 중국어를 포함해 현재 11개의 외국어 SNS 계정을 운영 중이다.

최근 쉐청 스님은 베이징 용천사에 키 60센티미터의 셴얼 로봇을 설치해 화제를 모았다. ‘로봇 스님 1호’인 셴얼 로봇은 『뉴욕타임즈』에 보도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로봇으로 진화한 셴얼은 불경을 외거나 사람들과 간단한 대화를 나눈다. “사랑이 뭘까요?” “아내 성격이 나쁜데 어떻게 할까요?”라는 질문에 각각 “사랑은 스스로 만족하지 못할 때 생겨나는 집착입니다” “그래도 살아야지 어떡하겠어요” 같은 현답(賢答)을 전해 국내의 한 언론에서 ‘알파승(僧)’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림을 맡은 셴판 스님과 셴수 스님은 쉐청 스님에게 수계를 받은 제자다.

대만의 국제불광회 세계총회 회장 싱윈 대사는 추천글에서 “그림은 글자보다 직관적으로 이미지를 전달한다. (…) 쉐청 스님의 만화는 어렵지 않고 쉬운 말로 심오한 이치를 알려준다.”면서 “많은 독자가 이 책을 통해 불법(佛法)의 지혜와 깨달음을 얻어 더욱 평온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