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천 기자
hgcsc@hanmail.net 2016-06-03 (금) 17:07지구촌공생회, 네팔 신두팔촉 지역 홍연공립학교 기공
룸비니 지역 스리나와두르가 분황초등학교 준공식 봉행
해발고도 2,900m에 위치한, 750여 명의 주민들이 사는 네팔 신두팔촉 지역 타나반장 마을.
5월 25일 이곳에서 ‘스리타나반장 홍연공립학교 기공식’이 개최됐다. 이날 기공식에는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 스님, 사무총장 원광 스님, 사무처장 덕림 스님, 지구촌공생회 시찰단 일행, 언론사 기자들을 비롯한 마을 주민 및 학생들 300여명이 참석했다. ‘스리타나반장 홍연공립학교’는 작년 지진 이후 학교가 붕괴돼 4개월 동안 수업이 중단됐다. 현재는 양철로 만든 임시 교실에서 120여명의 학생들이 배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내년 1월이면 신규 4칸짜리 교실 1동이 건립되고 기존 1동을 보수해 최대 300명까지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책걸상 및 기자재 등도 함께 교체된다. 지진을 견딜 수 있는 철근콘크리트로 지어 대피소나 피난처 역할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기공식에서 지진 피해자를 위한 추모 묵념의 시간을 가진 뒤 이사장 월주 스님은 기념사를 통해 “홍연초등학교를 통해 아이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가슴 따뜻하고 자비심 넘치는 미래 동량으로 성장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두팔촉 지역 국회의원 세르바들 따망은 “10년 뒤에 국회의원도 나오고, 공무원도 나오는 지역의 훌륭한 1등 학교가 되기를 바란다.”며 “많은 NGO 단체들이 떠났지만, 지구촌공생회가 끝까지 네팔인들과 함께 아픔을 나누고 무너진 학교를 세우겠다는 약속을 지켜주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지진으로 집이 무너진 6학년 학생 만조이 따망은 “임시로 지은 집과 학교가 또다시 지진으로 무너질까봐 무섭지만 공부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며 “튼튼한 학교가 지어지면 더욱 열심히 공부하여 의사가 될 것”이 라는 소망을 내비쳤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지진으로 겪은 심리적인 영향을 치유하고 안전하게 공부하고 뛰어 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자연스럽게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간이다. 지구촌공생회가 장기복구재건사업으로 건립할 학교들은 학교 발전 및 주민 공동체화를 위해 마을회관 겸용으로 사용된다. 주민들과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문화, 보건환경을 개선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또한 지진 재발의 위험이 있을 시 대피 장소 및 구호 시설로서의 역할을 하여 안내와 교육을 진행하게 된다. 지구촌공생회가 2010년 다딩 지역에 건립한 ‘스리시데숄 공립학교’도 내진설계에 의한 철근콘크리트 공법으로 작년 두 차례 강진에도 견뎌 지역 주민들을 위한 대피시설 및 구호시설로 활용됐다.
지구촌공생회는 네팔 장기복구재건사업으로 2016년 신두팔촉 지역에 8곳의 학교를 건립할 예정이다. 현장조사를 통해 피해 상태, 학생 현황, 주민들의 노력봉사, 지역단체의 기여, 자립의지 등을 평가하여 대상 마을과 학교를 선정했다. 학교 재건을 위해 운동장 평탄화, 돌 지원, 전기 및 수도 설치 등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건립 이후에도 지구촌공생회와 함께 지속적으로 관리하게 된다.
한편, 네팔 룸비니 지역에서는 5월 23일 스리나와두르가 분황초등학교 준공식이 열렸다. 이 마을은 불가촉천민(달릿 계층)이 모여 사는 곳으로 이 지역의 아이들은 차별과 극심한 빈곤 속에서 살아가며 교육의 기회가 없이 생업을 책임져야 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의 학교 건물은 전교생을 수용하지 못해 150명의 학생들은 뜨거운 태양 아래 흙바닥에 쌀 포대를 깔고 앉아 수업을 해야만 했다.
새롭게 탄생한 분황초등학교는 7칸짜리 1동과 추가로 화장실, 도서관, 식수 시설이 생겼고, 기존의 낙후됐던 1칸짜리 교실은 보수작업을 통해 쾌적한 환경으로 바뀌었다.
4학년 학생 사르밀라는 “이젠 뜨거운 태양 아래 그늘을 찾아다니며 수업하지 않아도 되고, 새 교실 천장에 있는 선풍기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공부할 수 있어 꿈만 같다.”고 말했다.
분황초등학교는 언론을 통해 지구촌공생회 사업을 꾸준히 지켜봐 온 익명의 후원자 2명이 1억4천5백만 원을 지원해 건립된 학교다.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은 교육받을 권리가 있고, 공부는 출신과 관계없이 열려있는 기회“라며 “아이들이 출신에 속박되지 않고 진흙 속의 연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황’이라는 교명을 지어주었다. 또한 지진으로 배움의 터전을 잃은 아이들을 위해 장기복구재건사업 산골학교 건립비 7천 만 원도 추가로 지원했다.
분황초등학교 현판식. 익명의 후원자 2명이 전한 기금으로 학교가 건립됐다.
이사장 월주 스님은 “종교와 신분의 차별 없이 지구촌의 고통 받는 이웃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지구촌공생회의 신념과 두 후원자 요청에 따라 신분의 굴레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건립하고자 한 것”이라며 “아이들이 네팔의 미래를 일구는 동량으로 자라나길 바란다.”고 축하와 격려의 말을 건넸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두 후원자는 학생들을 위한 학용품과 가방 및 운동용품 등을 전달했고, 학교 운영위원회, 교장 및 선생님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분황초등학교 준공식 전날에도 이사장 월주 스님은 사무총장 원광 스님, 사무처장 덕림 스님, 후원자 등과 함께 기존에 건립, 지원하고 있는 다딩 지역의 스리시데숄 공립학교, 룸비니 지역의 스리칼리마이 선원사초등학교, 스리아다샤 송명례학교, 스리마하락시미 초등학교, 스리파슈파티 영화초등학교 등을 차례로 방문해 둘러봤다. 스리람자나키 공생관 준공식과 KACPTA 스리바그완풀 공립학교 개교식 행사도 참석했다.
월주 스님은 점검하는 학교마다 학교 운영위원회와 주민들과 함께 기자재 지원, 양철 지붕 교체, 교사 급여 등 구체적인 운영 사안 등을 협상하고 논의했다. 스님은 “무조건 지원을 하기 보다는 주민 스스로가 이끌어나가고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는 것이 지구촌공생회의 일”이라고 현지 봉사자들에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