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송광사 관음보살상에서 복장유물 450여점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11월 23일 순천 송광사에서 관음전 목조관음보살좌상을 개금(改金)하기 위해 상태를 확인하던 중 조선시대 중기(15~17세기) 유물 450여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유물들은 불상 내에 있던 복장물 다수와 각종 경전류들이다. 복장물(腹藏物)이란 불상을 만들 때 가슴 쪽에 넣어두는 보화나 서책 등의 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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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장물이 발견된 관음보살좌상은 1662년(현종3년) 소현세자의 셋째아들인 경안군(1644~1665)의 처 허씨(許氏, ?~1684)가 발원(發願)하여 조성한 것으로, 17세기 중엽을 대표하는 조각승 혜희를 비롯한 6명의 조각승이 공동으로 제작했다.

이번에 발견된 복장물들은 모두 450여점에 달하며, 조선 중기의 전적(典籍)류, 의복, 직물, 다라니 등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유물은 대방광불화엄경합론(大方廣佛華嚴經合論) 권제 73, 74, 75이다. 이는 세조 8년(1462) 간경도감에서 전라도 광주목으로 하여금 판각하여 간행하게 한 교장(敎藏)으로 현존 유일본으로, 고려시대 교장의 성격을 밝히는데 매우 귀중한 전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복식(服飾)은 두 점이 발견되었는데, 저고리는 남성용, 배자(褙子)는 여성용이고, 모두 수준급으로 제작된 우수한 복식자료이며, 보존상태도 상당히 양호하다. 직물편은 11점이 확인되었는데, 그 중 항라(亢羅)는 3족항라로 현재까지 조사된 것으로서는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다.

발견된 유물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다라니 등은 다시 불상 내에 봉안 되었으며, 보존이 필요한 유물들은 송광사박물관에 별도로 보관 중이다.

문화재청은 “향후 불상의 개금이나 수리 시 복장물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여 귀중한 문화재가 안전하게 보존되도록 전국 사찰에 권고할 예정이며, 이번 발견된 유물들은 전라남도를 거쳐 지정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