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제기 측 “핵심부분 일본학자 2명 저서 복사하듯 베낀 대목 60~70%”
학교 측 “전문성 결여된 이들의 기계적 검증의 부실한 보고서로 마녀사냥”

동국대 총장 보광 스님의 박사 논문 표절 의혹 논란을 두고 의혹 제기 측과 학교 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동국대 서울캠퍼스 48대 총학학생회와 32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32대 경주캠퍼스 총학생회, 동국대 교수협의회는 5월 17일 동국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표절·무능 총장 보광 스님은 책임지라, 조계종은 동국대 독립성 보장하라’란 제하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보광 스님의 박사학위 논문의 핵심부분(전체 5개 장 중 3,4장)에서 일본학자 2명의 저서를 복사하듯 베낀 대목이 60~70%에 달해 보광 스님에 문서로 명확한 해명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이 일본 붓쿄 대학의 ‘5년이 지났으니 조사하지 않기로 했다’는 회신공문을 언론사에 배포한 데 대해서는 “비상식적․반학문적 규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27년 전 박사학위를 현재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학계의 관행을 벗어난 행위’란 해명에 대해서는 “표절을 용인하는 학문적 관례가 1980년대에도 존재하지 않았고 많은 각주가 실수로 누락될 수 없기에 믿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동국대 사태 16개월째임에도 ‘핵심 책임자’인 보광 스님은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회에 결자해지와 파사현정의 자세로 책임자 문책과 대학 거버넌스 구조 개혁에 앞장서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동국대는 이날 본관 4층 로터스홀에서 양영진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의혹 제기 측이 ‘터무니 없는’ 주장을 하면서 학교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있다”고 반발하며 1차 해명서를 발표했다.
 
양 교수는 이날 의혹 제기 측에 대해 “전문성이 결여된 사람들의 기계적으로 검증한 부실한 (박사학위논문 검증)보고서를 관련 기관에 제출하지 않고 언론에 폭로하는 것은 마녀사냥식 행위, 악의적․정치적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보광 스님에 대한 논문 판정이 편파적이고 악의적 사실 왜곡이 심각한 수준이어서 현재 재심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붓쿄대학의 이의 제기가 5년인 데 대해서는 “정치적 목적을 갖고 30년 전, 50년 전 연구도 마구잡이로 폭로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몇 가지 치명적 오류에 대해 공개 질의하는 것으로 검증보고서의 하자공사를 시작하겠다”면서 “오늘로 하자공사를 마무리하지 않겠다”며 장기적 대응을 시사했다.

이에 김영국 연경불교정책연구소장은 18일 입장문을 통해 동국대연구윤리진실성위원장을 맡고 있는 양영진 교수에게 “동국대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연구부정을 조사․검증하는 기관이지 표절의혹을 해명하는 기관이 아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또 “보광 스님을 구하고 싶다면 본인부터 동국대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위원장직을 사퇴해야 한다”면서 양 위원장의 말대로 검증보고서에 치명적 오류가 있고 부실하다면 보광 총장이 해명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양 위원장에게 지난해 1월 14일 의혹이 제기된 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재심을 진행하지 않고 보광 스님의 박사논문표절의혹을 해명하는 것은 연구윤리진실성위원장으로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동국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교단자정센터, 연경불교정책연구소 등은 10일 ‘보광 스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 검증 보고서’를 발표하고, 보광 스님의 일본 교토 붓쿄 대학 박사학위 논문 '신라정토사상의 연구(1989)'가 고 에타니 류카이 붓쿄대 전 학장의 '정토교의 신연구(淨土敎の新硏究, 1976)'와 류코쿠대 미나모토 히로유키 박사의 '신라정토교의 특색(新羅淨土敎の特色, 1978), '한국정토교연구서설(韓國淨土敎硏究序說, 1978)' 등을 인용 표시 없이 도용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