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희정 기자
chammam79@hanmail.net 2016-04-29 (금) 11:23이혜은 동국대 교수, 29일 세계유산 등재 위한 제3차 국내학술회의서
‘한국의 전통산사’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서는 이들 전통산사에 포함하는 7개 사찰이 구성요소로 선정된 이유를 밝히고, 7개 사찰 전체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진정성을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4월 2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국의전통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위원장 자승 스님, 이하 추진위) 주최 ‘한국의 전통산사’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국내학술회의에서 이혜은 동국대 교수(㈔이코모스한국위원장)에 의해 제기됐다.
이혜은 교수는 이날 ‘한국의 전통산사의 세계유산적 가치’란 주제로 개최된 이날 학술회의에서 ‘연속유산으로서 한국전통산사의 진정성’이란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이 교수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는 1천여 개의 전통사찰이 있으나, 그 가운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한국의 전통산사(안)’로 선정된 사찰은 속리산 법주사, 태화산 마곡사, 조계산 선암사, 두륜산 대흥사, 천등산 봉정사, 봉황산 부석사, 영축산 통도사 등 7곳이다.
그러나 이들 사찰은 5개도 7개 시·군에 각각 분포해 해인사장경판전, 창덕궁과 같이 유산 지역이 하나 이상을 포함하는 ‘연속유산’으로 등재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 교수는 한국의 전통산사 연속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7개 사찰 개개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진정성을 살펴야 하며, 이 7개 사찰이 선정된 이유를 국내 비교연구를 통해 입증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화재 등 초창기의 모습을 잃어버린 경우에도 나름대로 산사의 특징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건축물의 특성상 중창 또는 재건축되는 과정의 진정성에 대한 서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때 반드시 서술돼야 할 진정성의 속성으로 형태와 디자인, 자재와 구성물질, 용도와 기능, 전통.기술.관리체계, 입지와 주변 환경, 언어와 다른 형태의 비물질적 전통, 정신과 감성, 다른 내부 및 외부요인 등을 꼽았다.
아울러 이 교수는 사찰 하나하나에 초첨을 맞추기보다는 ‘한국의 전체산사’라는 제목에 맞게 등재요소가 되는 7개 사찰 전체를 총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사찰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각 사찰 주지,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 전문가, 지자체, 일반 대중이 함께 힘을 모은다면 한국의 전통산사 등재는 큰 힘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학술회의는 △전통산사의 공간 배치(계명대 류성룡 교수) △전통산사의 자연환경(서울시립 도시과학연구원 이승희 연구원)’ △한국전통산사 보존관리 현황과 과제(백제고도문화재단 이동주 고도유산부장) △전통산사 기록자료의 역사적 의의(숙명여자대 정병삼 교수) △전통산사의 유형유산(한국의전통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 사무국 김경미 책임연구원) △전통산사 무형유산의 가치와 특성(동방문화대학원대 구미래 교수) 등을 주제로 한 발제가 이어진다.
직지사 주지 흥선 스님을 좌장으로 한 토론에는 이상헌 건국대 교수, 한봉호 서울시립대 교수, 한필원 한남대 교수, ㈔이코모스한국위원회 집행위원, 김용태 동국대 불교학술원 HK교수, 주수완 고려대 강사, 능인불교대학원대 교수 명법 스님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날 학술회의에 앞서 추진위 집행위원장 정안 스님(조계종 문화부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한국의 전통산사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적 가치와 위상을 높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앞서 개최한 1,2차 학술회의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세계유산 등재 대상 사찰의 유형.무형.기록.자연유산의 세계유산적 가치와 보존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전통산사’ 등재 대상 사찰은 충북 보은 속리산 법주사, 충남 공주 태화산 마곡사, 전남 순천 조계산 선암사, 전남 해남 두륜산 대흥사, 경북 안동 천등산 봉정사, 경북 영주 봉황산 부석사, 경남 양산 영축산 통도사 등 7개 사찰이다. 이들 사찰은 2013년 12월 12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이에 2014년 8월 6일 발족한 추진위는 2014년 12월 ‘세계유산과 한국전통산사의 재조명’을 주제로 한 제1차 국내학술회의를 시작으로 네 차례의 국내·외 학술회의를 개최한 바 있으며, 2017년까지 이들 사찰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연구와 조사, 국내외 학술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