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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과 함께 한 봄꽃여행, 행복했어요”
이학종 기자 urubella@naver.com 2016-04-25 (월) 11:39
미디어붓다 주최 제1회 ‘화순 쌍봉사-이불재-운주사 봄날 봄꽃여행’ 성료
고품격 문화기행에 참석자들 “좋았다”…다음여행 미황사 또는 부석사 예정
미디어붓다가 주최한 고품격 순례 프로그램이 지난 4월 23일 ‘제1회 봄날 봄꽃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전라남도 화순군 쌍봉사(雙峰寺)와 이불재(耳佛齋), 운주사(雲住寺)에서 여법하게 치러졌다.
30여 명이 동참한 이번 여행은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고찰 쌍봉사와 불교계를 대표하는 소설가로 명성이 높은 정찬주 작가의 글집 ‘이불재’ 방문, 그리고 천불천탑 전설로 널리 알려진 운주사 순으로 진행됐다.
미디어붓다는 품격이 다른 여행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아침도 오신채 없는 사찰요리전문점 ‘마지’에서 주문한 김밥-유부초밥 도시락을 준비해 호평을 받았다.
또한 여느 순례프로그램에서는 만날 수 없는 저명한 소설가 정찬주 작가와의 만남 시간을 가졌고, 특별히 공개한 작가의 집필방을 돌아보는 시간, 정찬주 작가와 작가의 딸 정윤경 화가가 막 펴낸 신간 <마음을 닫는 그릇>(작가정신) 동화책을 선물 받았다. 정찬주 작가는 32명의 방문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사인해 주는 정성과 배려를 아끼지 않아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쌍봉사를 들러 맛있는 청정한 채소로 만든 점심공양을 즐겁게 마친 일행은 주지 시관 스님으로부터 자세하게 쌍봉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쌍봉사 순례에 나섰다. 쌍봉사와 둘레 산과 계곡에 관한 풍수, 3층 목탑 이야기, 화마로부터 극락전을 지킨 단풍나무 이야기, 지장전의 빼어난 조각솜씨로 유명한 시왕상, 그리고 쌍봉사의 제1 유물인 철감국사 부도탑과 탑비를 자세히 살폈다. 한 부분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정교한 조각을 문화재 전문가를 방불케 할 만큼 자세히 들여다보고, 설명에 귀기울이는 모습은 마치 문화재를 전공하는 대학원생들처럼 보였다.
이어 여행단은 쌍봉사 맞은 편 산자락에 고즈넉하게 위치한 이불재를 찾았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집 이불재에서 환한 미소로 맞이해주는 정찬주 작가, 박명숙 도예가 부부의 따뜻한 눈길에 피곤함은 눈 녹듯 사라졌다.
“저는 이 글집 이불재를 선방으로 여기고 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수행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지요. 임제 스님의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는 가르침처럼 여러분들께서도 각자의 일터를 수행처로 생각하고, 그곳에서 참 됨을 드러내는 수행자적 삶을 살아가면 삶이 훨씬 더 풍요로울 것입니다.”
정찬주 작가는 인사말과 함께 이불재 방문을 환영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미디어붓다 봄날여행에 동참한 여러분들에게 특별히 신간 <마음에 담는 그릇>을 저자의 사인을 담아 한 권씩 선물했다.
이 책의 그림은 정찬주 작가의 둘째 딸 정윤경 씨가 그린 것으로 단아하고 몽환적인 느낌이 강렬한 작품들이다. 이 그림들은 저명한 작가인 아버지의 글에 전혀 ‘밀리지 않는’ 동화책의 품격을 높이는 수작(秀作)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찬주 작가는 특별히 글방(집필실)도 공개했다. 서울에서 내려온 분들에게 좋은 기운을 담아갈 수 있도록 한 배려였다. 여행단 일행은 이어 유럽에서 더 인기가 높은 도예가 박명숙 선생의 공방까지 들러 기계물레를 사용하지 않은 수제 도자기의 매력까지 감상했다.
이불재 방문을 마친 일행은 서둘러 운주사로 달려갔다. 천불천탑의 전설처럼 신비한 기운을 느끼게 해주는 운주사, 여느 사찰에서는 만나보지 못했던 낯선 문양과 지극히 민중적인 이미지의 불상들을 친견하며 방문단 일행은 발걸음을 쉽게 떼지 못했다. 곳곳에 기대서 있는 크고 작은 불상들, 돌탑을 쌓은 것처럼 무질서하게 쌓아올린 석탑들을 보면서 일행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이제는 가지런하게 정비가 되어 예전에 느꼈던 폐허의 미학은 사라졌지만 그로테스크한 기운은 여전했다.
쌍봉사에 철감국사 부토탑이 있다면 운주사의 정점은 역시 와불(臥佛). 언덕 빼기 산등성에 자리한 거대한 바위에 새겨진 와불의 모습은 10분 등산의 수고를 씻어내기에 모자람이 없다. 끝내 일어나지 못한 미완의 부처이기에 역설적으로 아직 우리 곁으로 오지 못한 미륵부처님을 상징하는 와불을 향해 일행은 합장삼배를 올렸다. 몇 번이고 와불 주위를 돌며 차마 하산길을 재촉하지 못하는 일행에게 남는 아쉬움은 5시간은 달려야 하는 상경길 뿐이었으리라.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제1회 미디어붓다 여행에 동참한 선남선녀들의 표정엔 피곤한 기색을 뚫고 피어난 미소가 환한 봄꽃처럼 빛났다.
미디어붓다는 제2회 여행을 여름철에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해남 달마산 미황사 또는 경상북도의 부석사 및 고운사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여행 문의: 02)739-5557, 010)5208-9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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