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주 오봉산 석굴암(주지 도일스님)은 지난 11월 7일(토) 평생 불법(佛法) 홍포와 도제양성, 그리고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동암(東庵, 1904~1969)큰스님의 열반 40주기를 맞아 토요일 추모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추모법회에는 남양주 봉선사 조실 월운 스님, 조계종 원로 밀운 스님, 부산 범어사 전계사 흥교 스님, 서울 대각사 주지 장산 스님, 합천 해인사 용탑선원장 중천 스님, 양평 용문사 전 주지 의정 스님, 봉선사 총무국장 보인 스님 등 30여명의 문도를 비롯해 사부대중 50여명이 동참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11시30분까지 양주 석굴암 대웅전에서 봉행된 동암 큰스님 40주기 추모재는 △상당불공 △청법가 △추모법문(월운스님) △추모 헌다식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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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사 조실 월운 스님은 추모법어에서 “지금의 오봉산 석굴암은 성스러운 도량으로 동암 큰스님께서 망월사에서 석굴암으로 오시어 수행하신 인연으로 그 제자인 초안스님과 폐허가 된 석굴암의 재창(再創) 불사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셨다”면서 “봉선사 인담 큰스님을 은사로 득도 하신 동암 큰스님은 일제강점기 조선의 독립을 위해 앞장서신 백용성(白龍城) 조사(祖師)의 법맥과 유지를 계승하여 부처님 법손(法孫) 77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월운 스님은 이어 “세속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은 망혼(亡魂)을 불러 위로하고 추모하는 것이 일반”이라며 “그러나 스님을 추모하는 제(추모법회)는 생전의 스님의 삶과 수행을 음미하고, 스님의 뜻을 본받아 잘 따르며 정진하겠다는 원을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월운 스님은 “동암 큰스님의 유지를 바르게 계승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동암 큰스님의 손상좌인 양주 석굴암 주지 도일 스님은 “은사스님이신 초안스님(1998년입적)께서 20여 년 전부터 매년 문도스님들이 동참한 가운데 양주 석굴암에서 동암 큰스님의 기일(忌日)에 추모법회를 봉행해 왔다”면서 “평생 흐트러짐 없이 수행하시고, 용성조사를 모시며 독립운동에 참여하셨던 동암 큰스님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문도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암 큰스님은?

동암 큰스님은 1904년 7월26일 평안북도 희천 원흥리에서 부친 박봉오(朴鳳梧) 선생과 모친 최경오(崔慶吾)여사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속명은 승수(承洙), 본관은 밀양이다. 법명은 성수(性洙)이고, 동암(東庵)은 법호.

스님은 소년 시절 총명했으며 보통과정의 신교육을 받았다. 이때 일제에 항거하는 운동에 가담했다 묘향산 보현사에 은신한 것이 불가와 인연을 맺는 계기가 됐다. 15세(1921년)에 남양주 봉선사에서 인담(印潭)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이듬해 서울 대각사에서 용성(龍城) 조사에게 건당하고 법호를 받았다. 고성 건봉사 불교전문강원 대교과를 졸업했으며, 금강산 장안사 율사(律師) 진허(震虛)스님에게 비구계를 수지했다.

1925년부터 10년간 중국 상해와 북간도, 일본 등에서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1934년 봉선사에서 대덕법계를 품수 받은 스님은 1945년 해방 무렵까지 강화 보문사 주지 소임을 보았다.

해방 후에는 임시정부 봉영회(奉迎會)를 결성해 초대 회장을 맡았다. 이후 스님은 효봉(曉峰), 동산(東山), 청담(靑潭) 스님과 함께 정화불사에 적극 참여하고, 총무원 재무부장도 지냈다. 1954년부터 1955년까지 대각사 주지를 지냈으며, 도봉 망월사, 강화 보문사, 보은 법주사, 김천 직지사, 서울 봉은사, 양양 낙산사, 영주 부석사, 선산 도리사 주지를 역임했다. 도일 스님은 도리사 주지로 재임하던 중 1969년 11월2일(음력 9월23일) 서울 녹야원에서 임종게를 남기고 정좌한 채 원적에 들었다. 세수 66세, 법납 48세. 스님의 비는 현재 서울 녹야원에 모셔져 있다. 상좌로 초안.대인․도안스님 등이 있으며, <윤회전생> <지옥과 극락> <아미타경역(譯)> 등의 저술을 남겼다.

*동암 큰스님 임종게

心遠意馬志牛繁(심원의마지우번) 원숭이와 말처럼 어지러이 마음자리 흔들어도

貫頭單成肯娑界(관두단성긍사계) 하나로 꿰뚫어 사바세계에 통했노라.

繼承古德成法身(계승고덕성법신) 고덕을 계승해 법신을 성취했으니

如是始終歸依寶(여시시종귀의보) 시종 변함없이 삼보에 귀의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