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7. 300여 대중 참여…“한국 선불교 종가의 위상 회복”
추전 김화수 글씨, 백부일 거사 서각…10.9.엔 산사음악회

천년고찰 구산선문 장흥 가지산 보림사(주지 일선 스님)는 이름 그대로 한국 선불교의 종가임에도 불구하고 대찰의 상징물인 ‘일주문’에 현판이 걸려  있지 않았다. 

이에 주지 일선 스님은 일주문을 세워진 후 지난 10여 년간 현판불사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예기치 않게 수승한 불사의 인연이 도래하여, 지난 4월 17일 일주문 현판식을 원만히 봉행했다. 

이날 일주문 현판불사에는 전 송광사 주지 현봉 스님을 비롯하여, 봉선사 선원장 명고 스님, 그리고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총동창회 회원 등 300여명의 사부대중이 동참한 가운데 성대하게 현판식을 봉행했다.

현판 글씨는 보림사가 보조선사(普照禪師) 체징(體澄)스님이 창건하여 선종(禪宗)의 도입과 동시에 맨 먼저 선종이 정착된 가지산파(迦智山派)의 근본도량이므로 일주문 전면에 ‘九山禪門宗刹迦智山寶林寺’라 썼으며, 후면은 신라시대부터 천 년을 이어온 전통 발효차 청태전(靑苔錢)으로 유명한 선차도량의 전통을 나타내는 ‘平常心是道禪茶一味’를 썼다.

크게보기

크게보기

현판 글씨는 전 국전심사위원이자 원로다인으로 널리 알려진 추전(秋田) 김화수(金禾洙)거사가 쓴 작품으로, 전면 글씨는 북위시대 정도소(鄭道昭)의 서체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후면은 예서체로 한나라 장천비(張遷碑)와 명나라 등완백(鄧完伯)의 서체를 계인(契印)하여 필의를 두고 있다.

서각은 현 국전심사위원인 운산  백부일 거사가 서각 작업을 맡아서 하였으며, 길이 7m의 원목에 양각으로 하였고, 현판 바닥까지 파도무늬를 넣어서 입체감이 들도록 하였다. 또한 칠보단청으로 장엄하여 일주문의 장중한 위용에 격조를 더하였다.

장흥 보림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1교구 본사인 송광사(松廣寺)의 말사이며, 경내에는 국보 제44호인 3층 석탑 및 석등, 국보 제117호인 철조비로자나불좌상(鐵造毘盧舍那佛坐像), 보물 제155호인 동부도(東浮屠), 보물 제156호인 서부도, 보물 제157·158호인 보조선사 창성탑(彰聖塔) 및 창성탑비 등의 많은 성보가 있다.

또한 인도 가지산의 보림사, 중국 가지산의 보림사와 함께 ‘3대 보림’으로 일컬어진다.

보림사는 전라남도 끝에 위치해 서울 등에서 방문하기 어려운 곳임에도 불구하고 주지  스님의 원력으로 해마다 가을이면 ‘마음치유 산사음악회’를 봉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혜민 스님, 목아박물관 박찬수 관장, 음악인 임동창 씨 등이 참여해 성대하고 환희로운 음악회를 봉행한 바 있고, 올해에도 오는 10월 9일 '보림사 산사음악회'를 예정해놓고 있다.

특히 산사음악회가 열리는 날에 보림사는 천년고찰, 선불교 종가의 깊은 선향(禪香)과 천년을 이어 온 떡차인 '보림사 청태전'의 깊고 은은한 맛을 맛볼 수 있는 차 행사를 함께 열고 있다.

매년 봄, 가을에 ‘세계선차대회’와 ‘명상치유 산사음악회’를 열어서 지역주민과 불자들에게 ‘禪의 향기’를 전하고 있으며, 禪과 茶가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템플스테이를 진행하고 있다.  보림사 법당 뒤 천연 비자나무 숲에는 3만 5천여 평의 야생차밭이 있어서 매년 이 때가 되면 보림사의 명품 녹차와 전차(錢茶)가 생산된다.

올해는 10월 9일 ‘보림사 산사음악회’가 진행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