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희정 기자
chammam79@hanmail.net 2016-03-29 (화) 17:1529일 문화관 초허당세미나실서 학생처장 “건강상 이유로 불참” 사유 밝혀
동국대 총장 보광 스님과 학생들과의 면담이 연기됐다.
동국대 제48대 총학생회(회장 안드레)는 29일 오후 5시 동국대 문화관 초허당세미나실에서 동국대 총장 보광 스님과 학생들과의 면담을 진행하려 했으나 이날 학교 측으로부터 보광 스님의 불참과 기한 연기 입장을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총학생회는 전날인 28일 오후 9시경 학생지원팀과 1차 회의를 거치고 이날 면담에서 논의할 안건을 상정했다. 안건은 △총장선거 종단개입사태에 대한 입장 △논문표절에 대한 진실 △학내 구성원 탄압에 대한 총장의 소통방식 △총장공약에 대한 질의와 기타 질의 등 네 가지다.
이에 따라 총학생회는 29일 총장과의 면담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총장과 소통하려 했으나 이날 오전 10시경 학교 측으로부터 보광 스님의 참석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은 기간 연기와 보광 스님과 학생 대표단과의 만남 등 두 가지 안을 제시했으나 총학생회 측은 모든 학생들과의 만남을 공식 약속한 만큼 면담 기한 연기로 뜻을 굳히고, 면담 자리에 보광 스님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를 전해듣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드레 총학생회장은 “이 자리에서 보광 스님에게 총장선거 종단개입 사태뿐만 아니라 지성인 상아탑에서 논문 표절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학위를 줄 수 있는지, 교수에게는 징계, 학생에게는 고소일 수밖에 없었느냐고 묻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회 측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유인물과 게시물을 내리는 조치를 취했음에도 학교 측의 소통의 방법은 고소였고 법적인 싸움을 예고했다”면서 이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보광 스님 대신 면담 자리에 참석한 김상겸 학생처장은 보광 스님의 불참 이유에 대해 “지난 겨울 폐암으로 폐의 3분의 1을 절제한 보광 스님이 어제 오후 미열이 나고 몸이 급격히 안 좋아져 쓰러질 수도 있기에 저희가 참석을 말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광 스님은 이날 오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로비에서 개최된 불자답게 삽시다 선포식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처장은 “학교가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학생의 입장에서 학생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대화의 자리에서 민주적으로 상호 존중하는 모습으로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도록 임해 달라”고 말했다.
또 학생회가 면담을 요청하면 얼마든지 공식적으로 총장 스님께 전달할 수 있다면서 “구성원 전체를 위해 학교는 존재하므로 언제든지 대화의 장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학생들에 대한 고소는 누가 했느냐는 질문에 답할 수 없다고 말했고, 취하 여부에 대해서는 언제든 대화의 장이 열려 있다고 답했다. 보광 스님의 차량을 막는 과정에서 육체적 진압에 대해서는 원인 제공을 누가 했느냐고 답해 학생들의 야유를 이끌기도 했다.
그동안 총장 면담 공문에도 답이 없었다는 학생 측의 질문에 백승규 학생서비스팀장은 공문 수신자가 총장이 아닌 보광 스님으로 기재돼 반려했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이 이날 면담 약속 공문을 안드레 총학생회장에게 전달함에 따라, 동국대 총장 보광 스님과 전체 학생과의 면담은 4월 8일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다. 장소는 추후 고지된다.
한편 이 자리에는 한만수 교수협의회장도 참석해 학생들에게 해임의 소회를 밝혔다. 한 교수는 “학생들이 표절하면 징계를 받는데, 논문 표절 논란이 있는 스님이 총장이 될 수 없기에 이를 반대했더니 저를 해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를 해고하면서 제 입을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면서 “제가 믿고 사랑하는 동국대가 더 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여러분과 같이 길을 걸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