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인평화회의 24일 발표 호소문서 “사회의 열린 기억 공간 만들어야”

종교인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학생들의 교실을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으로 임시 이전하는 데 동의해 달라고 유가족들에게 요청했다.
 
단원고 교실존치 문제와 관련, 4,16가족협의회와 단원고학부모협의회의 요청을 받아 중재에 나선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대표회장 김영주, 이하 KCRP)는 24일 호소문을 발표했다.

KCRP는 “지난 8일 열린 3차 협의회에서 단원고학부모협의회, 단원고등학교, 경기도교육청 등은 4.16민주시민교육원이 건립될 때까지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으로 기억교실을 임시로 이전해 보존, 전시, 운영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안문에 합의했으나 희생자가족협의회는 추인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세월호 희생자 가족에 재검토를 호소했다.

KCRP는 “종교인들은 유가족의 입장을 공감하지만 아픔의 기억은 어느 한 공간에만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 교실의 의미를 우리 사회 전체로 확장시켜 열린 기억 공간으로 만드는 일도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결국 모든 피해는 희생 학생들의 후배인 재학생과 학교에 전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KCRP는 “원만한 사회적 합의만이 4,16의 참 뜻을 기리는 길이요, 가장 교육적 해결 방법”이라면서 “사회적 합의의 모범을 앞장서 만든다면 다양한 갈등 속에 있는 사회에 새 희망을 제시하고 진실규명과 교육체제의 변화에도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KCRP는 재학생 학부모들에게는 더 많은 인내와 시간을, 단원고 교사에게는 학교가 더 이상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경기도 교육청에도 희생 학생들의 기억이 지워지지 않도록 가칭 4.16민주시민교육원을 계획대로 건립하고 4.16교육체제가 조속히 실천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KCRP는 종교인들의 역량을 모아 희생자 가족들의 노력에 힘을 보태고 사회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일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