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천 기자
hgcsc@hanmail.net 2016-03-22 (화) 10:46미붓아카데미·금강대불문연HK연구센터, 4월 8일부터 ‘불교와 과학’ 12강좌 개설
최고전문가 초빙해 인공지능·가상증강현실·양자의학 등 불교-과학 관계 통합 고찰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로 국민적 관심사가 된 인공지능(AI), 그것을 붓다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인공지능 분야는 미래산업의 총아로 각광받는 한편 인류의 생존과 정체성을 위협할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만약 로봇이 인간에게 있는 탐욕과 분노, 이기심 등의 마음으로 행동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까닭이다.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재앙이 아니라 축복이 되게 하는 방안은 없을까. 그 해결의 단서를 붓다의 마음과학에서 모색해 보는 강좌다.”
“파도를 타기위해 태평양을 찾아갈 필요도, 설원을 질주하기 위해 히말라야를 찾아갈 필요는 없다. 가상현실을 활용하면 현장에서보다 더 실감나게 보드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영화 ‘매트릭스’나 ‘인셉션’ 등에서 보았던 것처럼 우리가 현실이라 믿어왔던 것들이 사실은 가상현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부분 종종 살아있는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상호 의존적 존재라는 것을 망각하고 자신의 독립된 상태가 영원하다고 착각한다. 가상현실과 이 세상을 연기적 현현(顯現), 즉, 환(幻)으로 파악하는 불교는 어떻게 만날 수 있을 것인가? 이미 현실로 부쩍 다가온 가상현실의 불교적 독법이 펼쳐진다.“
“연기라는 의존적 상호발생의 인과율은 정신신경면역학을 통하여 생명과학 시대의 새 패러다임으로 재발견되고 있다. 통합생리학이라고도 불리는 정신신경면역학은 몸의 이론과 마음의 이론, 생명의 역동과 우주의 역동을 하나의 정합적 원리로 통합하는 학제간 분야로서, 몸-마음-영성의 전일적 치유를 도모하는 통합의학의 과학적 기초이다. 정신신경면역학을 통해 마음의 치유가 몸의 치유이며, 세상의 치유가 곧 사람의 치유라는 것이 생리학적 사실로 제시된다.”
“인체의 에너지장은 고립된 것이 아니라 전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인체의 에너지장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우주의 다양한 생명, 물질과 공명할 수 있다. 이 에너지장은 자기치유력과 자기조직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최근 임상에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부문이기도 하다. 마음을 들여다봄으로써 몸의 병을 스스로 치유하고, 우주와 공명함으로써 한 차원 높은 삶을 영유할 수 있다. 이처럼 의학의 접근법은 이제 물리적 신체와 정신이라는 두 가지에 더해 에너지장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된 것이고, 이것이 바로 양자의학, 에너지 의학의 체계가 된다. 이 에너지장의 작용은 기존의 의학계에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던 세계를 알려주고 있다.”
“자연과학이란 자연을 이해한다는 목적을 갖는다. 그러나 종전의 과학적인 방법은 모든 것을 소립자로까지 분해하고, 무생물로 분해함으로써 설명해 왔다. 그러한 방법론을 구사해 온 물리학이 진짜 살아 숨 쉬는 자연의 모습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미신이다. 이 방법에 대한 반성으로 복잡계 과학이 태어났다. 전체를 요소 사이의 관계로 보는 입장에서 그것이 지닌 생명력의 창발을 읽어낼 수 있다. 강물의 흐름이나 파도, 또는 소용돌이를 전체 흐름에서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처럼. 우희종 교수는 창발에 주목하며, 이를 통해 깨달음으로 가는 가능성을 모색한다.”
“2500년 전 붓다가 고도의 정신적 경지에서 관찰한 우주가 오늘날 천문학의 우주관과 그 차원에 있어 놀라울 정도로 상통하는 점이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그렇다면 불교와 현대천문학이 만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주의 생성과 소멸, 그리고 그 공간의 구조와 시간의 변천과정 등을 밝혀낼 수 있을까? 깊은 선정 상태의 통찰로 관찰한 불교의 장엄한 우주관과 최첨단 기술과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전개되는 현대 천문학이 만나면 우주의 속살을 좀 더 실감나게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지난해 하반기, <21세기 불교를 철학하다> 총 22강을 진행하면서 이른바 ‘강남발 불교철학 열풍’을 이끌어온 미붓아카데미와 금강대가 2016년도 상반기 강좌로 <불교 안의 과학, 과학 안의 불교>(총12강)을 기획하여 오는 4월 8일(금요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진행한다.
이번 강좌는 미붓아카데미와 금강대학교 불교문화연구소 인문한국연구센터가 공동 주최하며 한국연구재단이 후원한다.
불교와 과학을 주제로 한 담론은 그동안 불교계에서 간헐적으로 있어온 것이 사실이다. 이유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관찰과 통찰을 중시하는 불교와 과학의 공통적인 입장에 기인한 것이다. 이와 관련된 저술이나 세미나가 열린 적도 있었다. 그러나 불교와 과학의 관계를 여러 부문에서 통합적으로 정리하는 시도는 아직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미붓아카데미는 이에 따라 이번 강좌를 준비하면서 우리나라 과학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자들 가운데 불교와 과학의 상관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로 연구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는 귀한 분들을 엄선해 초빙했다.
물리학, 생물학, 의학, 우주천문학, 인공지능, 가상현실, 뇌과학, 불교학 등 각 분야에서 두드러진 학문적 성과를 내고 있는 저명한 학자들을 모시고 불교와 과학 사이의 소통에 천착한 것이다.
미붓아카데미와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 HK연구센터가 기획한 이번 강좌의 공식 명칭은 ‘불교 안의 과학, 과학 안의 불교(Science in Buddhism, Buddhism in Science)’이다.
불교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종교다. 구원 대신 세계의 실상을 파악하여 깨달음으로써 해탈과 열반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 고통을 생성해 내는 세계의 구조가 무엇인지, 그 실상이 무엇인지가 불교의 관심이며, 이것이 불교와 과학의 공통점이다. 실험과 관찰을 기반으로 하는 자연과학의 세계에 대한 이해가 명상과 통찰로 이뤄낸 불교적 세계관에 접근해가고 있다는 사실에 많은 과학자들은 놀란다.
그렇다면 불교와 과학은 어떤 공통적인 세계관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을까. 현대물리학과 양자역학이 철학적으로 불교철학과 동일한 패러다임이라는 사실에, <불교와 양자역학> 저자 빅 맨스필드(미 콜게이트대 천체물리학 교수)는 “불교에서 지혜가 자비로 완성되듯이, 물리학적 지식이 인간 상호간의 사랑으로 완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찌 이런 생각이 양자역학에만 한정된 것일 수 있으랴.
자연과학과 불교가 가진 가장 보편적인 공통점은 연기적 세계관이라고 일컬어진다. 아주 작은 소립자에서부터 천체에 이르기까지, 변치 않는 고정된 실체를 가지고 존재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불교적 세계관을 현대과학은 물리학, 생물학, 뇌 과학, 의학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실험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일체의 모든 것이 무아무실체적이고 무자성하다는 것을 확인시켜가고 있다.
불교와 과학의 상의상관 관계를 조명하는 이 강좌는 불교의 과학성과 합리성을 현대과학을 통해 드러내고, 현대과학이 나아갈 지향을 불교를 통해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붓아카데미는 “이 강좌를 통해 과학이 불교의 진리를 입증해내는 세계를 만나는 감동을 만끽하시기 바란다”며 이 강좌에 대한 동참을 기대했다.
이번 강좌는 4월 8일 오후 7시부터 ‘인공지능, 붓다의 시선으로 바라보다’를 이상헌 세종대 교양학부 교수가 강의하는 것을 시작으로 4월 15일 ‘자연과학으로 보는 법계연기’를 양형진 교수(고려대 과학기술대학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과)가, 4.월 22일 ‘불교와 양자의학- 현대의학의 한계를 넘는 새 패러다임’을 강길전 충남대 의대 명예교수가, 4월 29일 ‘명상수행과 의학, 그 오묘한 상관관계’를 강도형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차례로 강의한다.
5월 6일에는 ‘불교와 가상·증강 현실’을 이정민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애니메이션과 교수가, 5월 13일 ‘붓다의 우주관과 현대천문학의 세계’를 박문호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책임연구원이, 5월 20일에는 ‘티베트의학- 서구의료계가 매료된 융합의학의 전범’을 김재일 상명대 대학원 감성공학과 겸임교수가, 5월 27일 ‘불교와 복잡계 과학- 유전자를 넘어 깨달음으로’를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각각 강의한다.
6월 3일 ‘붓다가 본 우주- 아비달마와 유식을 중심으로’를 김성철 금강대HK교수가, 6월 10일에는 ‘불교와 정신신경면역학- 생명과학 시대의 새 패러다임과 통합생리학’을 신경희 스트레스통합치유연구소 대표가, 6월 17일 ‘불교와 생명과학- DNA를 넘어서 그물망으로 보아야 하는 유전자’를 유선경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철학과 교수가, 6월 24일 ‘불교의 시간관-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가는가?’를 최기표 금강대 불교복지학부 교수가 잇따라 강의한다.
강의 장소는 지난해 하반기 ‘21세기, 불교를 철학하다’ 강좌가 진행됐던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동광로 59 사찰음식전문점 ‘마지’ 2층 아카마지홀(방배동 함지박4거리에서 동작대로 방향 카페골목 60미터 지점)이다. (장소 문의: 02-536-5228 / 070-4237-5228)
불교와 과학에 관심이 있는 분 누구나 수강할 수 있으며, 참가회비는 20만원(1강좌 참가회비 2만원)이다. 수강자에게는 오후 6시 20분부터 오신채없는 채식요리전문점 ‘마지’의 사찰음식이 제공된다.
*수강문의: 010-4096-1397(박수현), 010-5575-7010(이학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