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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이 없는 얼굴 = 시인 청화 스님의 두 번 째 시집이다. 전통 순수 서정시 ‘아프고 서러운 날들’을 비롯해 140여 편의 시를 실었다. 스님은 상구보리와 하화중생을 인식하고 있는 시인이다. 시인의 기본은 자신의 내면탐색에 있지만 스님은 밖으로도 눈을 돌린다. 시 <의자에 가득할 주인이 아니어든>에서는 ‘의자’가 의미하는 바 세속적 지위, 출세나 명예, 그리고 재물에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힘주어 말한다.

시 <어떤 사람>은 ‘이것이 도리’라고 진실을 왜곡하는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메시지의 시이다. 부제 ‘세월호 침몰의 참사를 애도하며’가 말하듯이 시 <아이들의 그 울음>은 세월호와 함께 바다 속으로 가라앉은 아이들의 울음을 모티브로 한다. 시인은 이 시의 첫 연에서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고 자책한다. 그런 뒤 “돌연 바다가 된 아이들의 울음/무어로도 달랠 수 없는 아이들의 그 울음”을 이마를 땅에 대고 엎드려“ ”우리는 들어야“ 한다고 노래한다. 중생의 아픔을 같이 하는 승려시인, 그리고 타인과 아이덴티티를 같이 하는 시인 청화를 만나게 된다.

197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조 ‘채석장 풍경’이 당선돼 등단한 스님은 30년이 지난 2009년에야 첫 시집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를 펴냈다.

문학평론가 유한근은 시집 말미에 실린 ‘청화의 시세계’라는 글에서 “청화 시인에게서 시와 불교의 자유정신이 만난다. 불립문자, 언어도단을 실천해야 하는 스님으로서 시를 쓰는 보통 시인들 보다 더한 고뇌가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인간과문학사, 238쪽,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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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상 =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김동민 명예교수의 명상체험기이다. 그는 소년시절부터 습관적으로 계율적 삶을 살았고, 중년기까지 늘 혼자 명상을 해왔다. 이것이 전생으로부터 이어진 습(習)이었음을 뒷날 이해하게 됐다. 스승 없이 홀로 수행하다보니 시행착오도 많았다. 56세에 불교에 입문해 한국교수불자연합회와 신행단체 우리는선우의 회원으로 있다.

김 교수는 명상은 반드시 출가해야만 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진아는, 사람이든 종교든 그 어떠한 것이든 차별을 하지 않습니다. 고로, 중요한 것은 마음의 준비이고 의지입니다.”

책에는 예비 구도자와 수행 입문자들을 위한 당부도 들어 있다. “저의 말을 믿지 말고 다만 참고하면서 그리고 용기를 얻으면서, 스스로의 노력으로 그 기회에 도전하고 체험하고 그리고 진리를 증득하시기 바랍니다.”

신광문화사, 166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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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심명의 재발견 = <신심명>은 중국 선종의 제3대 조사인 승찬이 지은 글이다. 우리가 처음 발심할 때로부터 마지막 구경성불할 때까지 가져야 하는 신심에 대해서 남겨 놓은 사언절구(四言絶句)의 시문(詩文) 146구 584자로 되어 있다.

<신심명>은 ‘불법이 전해진 후로 최고의 문자’라고 세상의 극찬을 받고 <증도가>와 더불어 모든 사찰에서 <반야심경>처럼 일과적으로 반드시 외우는 글이었다. <신심명>은 글 전체가 모두 양변을 여읜 중도(中道)에 입각해 불법과 삶의 근본을 드러내도록 양변인 상대(相對)를 40대(對)로 갖추어 설명하고 있다. 상대(相對)란 곧 미워함과 사랑함[憎愛], 거슬림과 따름[逆順], 옳고 그름[是非] 등등 일상생활에서 나타나고 있는 중생의 상대 개념, 즉 변견(邊見)을 말한다.

이 책은 재가자에게 불교를 전하는 최재혁이 집필한 <신심명>의 심층해설서이다. 삶의 핵심적인 주제인 ‘어떤 생각을 근본으로 가지고 살아야 자유로워지는가?’ 그리고 ‘나 홀로 어떻게 인생길을 가야 최상인가?’ 등에 대해 진리에 두루 비추어 친절하고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성현의 가르침을 깊이 알고 그 길로 가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안내서이기도 하다.

행복한책읽기, 352쪽, 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