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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보는 화엄경
이상규 편저, 해조음
248쪽, 1만5000원

화엄경을 일컬어 경전의 꽃이라거나, 불경의 종합판이라고 부른다. 붓다의 가르침을 망라한 종합성을 지닌 경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80화엄경의 방대한 분량에 비추어 여간한 끈기가 없이는 한 차례 읽기조차 쉽지 않다. 한역경에 대한 한글번역본도 주로 강원에서 공부하는 스님들을 위한 것이어서 일반 독자로서는 제대로 이해하기가 더욱 난감한 상황이다.
 
이상규 변호사는 법학자 출신으로 회갑을 넘기며 불교 공부에 몰두하기 시작해 10여 권의 경전 관련 서적을 집필해왔다. 어느 날 그는 화엄경의 한역본이 흔히 한글세대로 불리는 이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낡은 보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일반 독자를 위해 한역경에 한글 음을 붙이고 우리말 번역을 달되, 어려운 전문용어는 각주를 달아 간단한 설명을 첨가하는 집필을 시작했다.

마침내 3년여에 걸친 작업 끝에 원고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책으로 출판한다면 10여 권의 분량에 이를 정도로 방대했다. 결국, 화엄경의 방대성이 지니는 문제의 원점으로 회귀한 꼴이 되고 만 것이다.

일반 법회에서는 화엄경 자체를 독송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화엄경약찬게」와 「법성게」를 독송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그래서 불자들은 화엄경약찬게와 법성게에 익숙하다. 화엄경을 축약한 것이기 때문에, 그 내용을 알고 보면 그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쉽게 화엄경을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점에 착안해 「화엄경약찬게」와 「법성게」에 대한 설명형식을 빌어 화엄경을 쉽게 이해하도록 하는 책을 펴낸 것이다.

화엄경을 축약한 게송인 「화엄경약찬게」와 「법성게」는 그 내용이 다르며, 상호 보완적이다. 화엄경약찬게는 화엄경의 전체적인 구조, 곧 모양새를 요약하여 그린 것에 비해, 법성게는 화엄경의 교리적 내용을 요약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화엄경을 간단히 살펴보고 이해하려면 이들 두 게송을 통하는 것이 첩경이다.

저자는 「화엄경약찬게」와 「법성게」를 화엄경의 골격과 화엄경의 내용으로 분류해 상세한 해석과 함께 현대적 풀이를 추가했다. 여기에 현대사회와 화엄경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 화엄경의 진수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