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평화불교연대(공동대표: 김광수, 박병기, 이도흠, 최연, 형난옥. 이하 정평불)가 2월 18일 성명을 내 “개성공단을 즉각 가동해 평화의 마당을 열라”고 촉구했다.

정평불은 이 성명에서 “개성공단을 더 확대해도 시원치 않을 상황에서, 1억 달러를 차단하기 위하여 5억 달러의 손해 보고 개성공단에 진출한 124개 기업을 거의 부도 상황에 몰아놓고 투자한 1조 190억 원(공공부문 4577억원, 민간 5613억원)의 자산을 포기하고 이에 따른 파급효과로 10조 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감수한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자해행위”라고 규정하고 “그럼에도 이 정권이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을 결정하고 연일 한반도에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은 북한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시대착오적인 오판, 노동자 및 진보진영의 저항을 안보논리로 차단하려는 술책, 4월 총선에서 압승하겠다는 정치적 의도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정평불은 조계종에 대해서도 “극심한 대립과 갈등 순간에도 자비와 평화의 등을 밝히라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라면서 “화쟁은 대립하는 것이 실은 서로 통하는 것임을 인식하는 것이고 싸우고 있는 상대방의 눈동자에서 눈부처를 직시하는 것인만큼, 종단은 남과 북 사이의 불교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고 모든 불자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남과 북의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모든 실천을 행할 것을 간곡히 발원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개성공단을 즉각 가동하여 평화의 마당을 열어라!

 

박근혜 정권은 지난 2월 10일에 개성공단의 가동중단을 전격적으로 선언하였다. 김정은 정권이 이에 맞서서 그 다음 날 바로 남측 인원 전원 추방과 군사통제구역 선포로 맞불을 놓았다. 이에 남북화해의 결과물이자 남북대립의 완충지인 개성공단이 사실상 폐쇄상태에 돌입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16일에 행한 국회 연설에서 “개성공단에 우리 기업들이 지금까지 총 6,160억 원의 현금을 지급”했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결과적으로 우리가 북한 정권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지원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단정했다. 하지만, 이는 주무부처인 통일부의 홍용표 장관이 전날 국회 외통위 보고에서 “자금이 들어간 증거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와전된 부분이 있다”고 발언한 것과 대립된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도대체 어떤 근거와 증거를 가지고 국민을 상대로 비약을 거듭하는 발언을 하였는지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인류 역사와 문명을 보면, 약탈적이고 이기적인 인간집단이 상대와 평화를 유지한 것은 여자와 지혜, 물건의 교환체계가 작동할 때였다.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국지전을 수시로 자행하는 상황에서 개성공단은 전면전을 막는 완충지였다. 전면전이 나면 북한이 가장 먼저 서울로 가는 탱크와 군인을 보낼 군사요지에 군대를 뒤로 물리고 남북의 노동자들이 함께 땀을 흘리며 매일매일 작은 통일을 만들고 쌓아온 통일의 마당이었다. 개성공단의 폐쇄 조치는 남북의 전면전을 막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자 평화의 완충지를 해체한 것이기에 안보의 위기를 자초한 것이다.
남한과 북한은 모두 경제위기에 있다. 남한만으로 한정하더라도, 장기침체에서 벗어나 경제를 살리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북한과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남한이 통일된 나라처럼 제한을 받지 않고 북한의 자원을 개발하고 저렴한 인력을 이용하여 이윤이 높은 상품을 생산하면, 10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에 이르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이 만약 북한과 통일을 한다면 앞으로 30∼40년 뒤에는 통합 한국의 실질 GDP는 6조 560억 달러로 프랑스, 독일은 물론 일본마저 추월할 것으로 예측했다. 개성공단을 더 확대해도 시원치 않을 상황에서, 1억 달러를 차단하기 위하여 5억 달러의 손해 보고 개성공단에 진출한 124개 기업을 거의 부도 상황에 몰아놓고 투자한 1조 190억 원(공공부문 4577억원, 민간 5613억원)의 자산을 포기하고 이에 따른 파급효과로 10조 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감수한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자해행위이다.    
우리는 북한의 3대 세습과 독재, 핵무기를 분명히 반대한다. 2013년 기준으로 남한이 북한보다 인구 2.0배(5022만 명/2454만 5천 명), GNI(Gross National Income) 42.6배(1441조 1천억 원/33조 8440억 원), 1인당 GNI 19배(2870만 원/138만 원), 무역 146배(1조 752억 달러/73억 달러), 국방비 지출은 대략 30배(34조 원/1조 원)에 달한다. 거기다가 북한의 무기는 노후하였고 부속품 교체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많다. 이런 비대칭 상황에서 작전계획 5015에 의하면, 미국은 언제든 북한을 초토화할 수 있고, 실제 두어 차례 북한에 핵공격을 가하려다가 중단한 적이 있다. 독재 정권의 선전용도 있지만, 이 공포 속에서 북한이 자구책으로 핵무기를 생산하고 이를 운반한 로켓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북한에 핵무기를 제거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확실한 방법은 핵무기와 평화협정을 맞바꾸는 것이다. 이는 6자회담을 통하여 지금도 가능하다.      
이처럼 이번 조치가 경제를 위기를 심화하고 전면전의 위험을 초래하는 자해적 행위임을 박근혜 정권도 알 것이다. 그럼에도 이 정권이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을 결정하고 연일 한반도에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은 북한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시대착오적인 오판, 노동자 및 진보진영의 저항을 안보논리로 차단하려는 술책, 4월 총선에서 압승하겠다는 정치적 의도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인류의 모든 전쟁은 지도자의 탐욕과 오판, 광기에 의하여 빚어진 것이다. 만약 남북한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면 200만 명 이상이 죽고 경제는 파탄이 난다. 이에 박근혜 정권이 민족과 나라의 미래를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위한 협상을 즉각 개시하여 평화의 마당을 다시 열 것을 준엄히 요청한다.
극심한 대립과 갈등 순간에도 자비와 평화의 등을 밝히라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화쟁은 대립하는 것이 실은 서로 통하는 것임을 인식하는 것이고 싸우고 있는 상대방의 눈동자에서 눈부처를 직시하는 것이다. 종단은 남과 북 사이의 불교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고 모든 불자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남과 북의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모든 실천을 행할 것을 간곡히 발원한다.  

 

2016년 2월 18일

정의평화불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