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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립 동대부고가 최근 두 교사를 서면경고한 뒤 다른 학교로 전보 조치한 것과 관련, 전교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송곳’을 보인 뒤 전보 통보를 받은 교사는 동대부고에 부임한 지 5년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서울지부는 17일 서울 조계사 맞은편 템플스테이 통합정보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사진), 동대부고에서 강제 전보 통보를 받은 두 교사의 전보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발표하며 “4.16추모와 민주시민 교육, 노동인권 교육은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면서 두 교사에 대한 전보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전교조에 따르면, 두 동대부고 교사는 각각 세월호 참사를 함께 추모하자고 동료 교사들에게 알리고 학생들의 노조 활동 이해를 돕기 위해 드라마 ‘송곳’을 시청각 자료로 활용했다. 이후 동대부고 학교장은 두 교사를 서면 경고했고, 지난 3일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회는 이들 교사의 전보 조치를 포함한 인사 건을 통과시켰다고 전교조는 밝혔다.

전교조는 조계종이 그동안 세월호 참사 후 유가족을 불러 위로하고 진상규명에도 앞장섰으며 노동자의 문제에도 발 벗고 함께 해왔음에도 종립 고등학교가 4.16 추모와 노동인권교육을 탄압하고 죄 없는 교사들을 학교 밖으로 내몰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교조는 “교사가 4.16추모의 마음을 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를 내리는 동대부고의 현실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분노하고 있다”면서 이 일이 알려진 지 일주일 만에 8천397명의 서명이 모일 정도라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동국대학교 부속고등학교가 진정 지혜와 지비의 교육을 실천하는 학교로 거듭나도록 종단이 이 잘못된 결정을 바로 잡아 나서서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에게 전교조 서울지부, 4.116연대와 장그래살리기의 면담에 응해달라고 요청하고 다시는 이 같은 일의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와 관련, 감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지난 5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매년 비슷한 규모의, 순환근무를 위한 정기적 인사”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학교법인 관계자도 지난 3일 이사회 후 열린 브리핑에서 “학교법인 산하에 학교가 5개 있는데 교사 로테이션을 시켜야 학교도 발전하고 개인도 발전할 수 있다”면서 “교원인사위원회, 학교장의 제청 등을 거쳐 이사회의 의결로 결정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또 강제 인사라는 점에 대해서는 “모든 교사의 희망원을 받아서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법인의 인사 원칙에 따라 전보하며, 최소 일반적인 기준은 5년 이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밝힌 한 바 있다. 

동국대학교는 18일 오전 10시 50분 보도자료를 내고 종전의 입장을 재차 고수했다. 동국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동국학원은 법인 사무처 관계자는 특히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해당교사들이 특정 영상을 보여줬기 때문에 혹은 전교조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은 것은 아니다. 수업 및 행정업무 상 부적합한 행위가 있어 학교장이 이에 대한 설명을 지시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아 지시불이행으로 경고를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해당교사들의 전보는 경고를 받은 것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동국대에 따르면, 법인 사무처 관계자는 “해당교사들의 전보는 경고를 받은 것과는 무관하다. 재단 내 학교장들의 협의를 거쳐 이뤄진 통상적인 것”이라면서 “교원들의 원만한 순환근무를 위해, 한 학교에 5년 이상 근무한 교원들을 대상으로 매년 정기적으로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법인동국대학교는 보도자료에 첨부된 11일자의 입장문을 통해서도 “2016년 3월 1일자 중등학교 교원 전보인사는 사립학교법과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정관, 중등학교교원신규임용 및 전보에 관한 규정에 의거, 원만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법인 이사회의 의결로 확정돼 절차적으로나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일부 교사와 단체에서 주장하는 징계성 인사나 탄압은 사실과 관계가 없으며, 이번 교원 전보인사에서 직무의 연속성과 개인 일상생활의 안전성을 현저히 침해하는 전보인사는 단 한 건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 관계자는 “두 교사는 경고장을 받았으며 이를 근거로 인사위원회에서 ‘징계성 전보’라고 지칭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립은 5년에 한 번씩 전보되고, 사립은 수급 문제가 생겼을 때 전보되는 것이 통상적인데, 드라마 ‘송곳’을 보여준 교사는 그 학교로 간 지 약 만 3년 밖에 안 됐다”면서 “또한 발전을 위해서라면 교사들과 상의하는 게 민주적이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본지 확인 결과, 해당 교사는 2013년 3월 2일 동대부고에 부임해 약 만 3년 간 근무했다.

전교조는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와 416연대의 회원들, 시민들과 함께 오는 19일 오후 6시 서울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108배 정진을 하며 두 교사의 전보 철회를 촉구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전교조가 기자회견 후 전보 철회를 촉구하는 교사들의 서명지를 조계종 총무원 측에 전달하려는 과정에서 경찰들이 길을 봉쇄해 경찰 측의 과잉대응을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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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이 18일 보도자료와 함께 첨부한 11일자 법인 입장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