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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이 새해에는 자비와 화쟁으로 이웃과 함께하는 희망의 길벗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13일 오전 10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해를 맞아 맑은 마음과 밝은 웃음으로 희망의 새해를 열어가겠다”면서 이 같은 신년 계획을 밝혔다.

자승 스님은 “요즈음 우리 사회에는 청년들의 실업 문제와 계층 간의 격차가 점점 심화돼 가고 갈등이 사회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산업화 과정에서 한국불교의 역할이 충분하지 못했던 것에 참회한다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의 제34대 총무원 기조를 △사회와 이웃을 향한 나눔과 봉사의 불교 △지혜와 자비를 구현하는 사부대중 공동체 △불교중흥을 위한 지속적 종단 혁신 등 세 가지로 삼았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인권과 빈곤, 여성, 성소수자, 노동 등으로 차별받는 소외 계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위원회를 사회노동위원회를 확대 운영하고, 화쟁위원회를 통해 불국정토 건설을 향한 사회 참여를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또 미래세대 정책 개발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저출산 고령화 문제 해결에도 나설 예정이다. 특히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도심 사찰을 중심으로 보육 시설을 확충할 수 있도록 관련 계획 정비를 시작하고, 해외 입양, 낙태 등의 문제들을 법회 등에서 교육.토론하도록 할 계획이다.

에너지 문제로 인한 과도한 자원 개발과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방안 마련에도 나선다. 조계종은 불교역사문화기념관과 도심 속 사찰 및 시설에는 적극 햇빛 발전소를 도입할 예정이다.

남북 불교계 교류 활동도 지속한다. 올 봄 금강산 신계사 건축물 상태에 대한 조사와 보수를 진행하고, 상반기 중 남북 문화재 전문가가 참석하는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자승 스님은 이날 올해 조계종의 핵심 과제로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중앙.교구 균형 발전 △승려복지제도 현실화 등을 제시했다.

34대 집행부의 핵심 과제인 견지동 역사문화관광자원 조성 사업은 중앙정부 지원 633억 원 등 1천670억 예산을 투입하기로 하고, 2017년 기공을 앞두고 차질 없이 사업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입원치료비와 장기 요양비 지급을 시행하고 있는 승려복지제도는 현재의 약 30%에 머물고 있어 가입률을 높일 방침이다. 
 
주지 인사고과 제도도 확산시킬 예정이다. 조계종은 해당 교구의 특수성을 반영해 사찰 주지 임명에 관한 일정 기준을 정하도록 적극 권장할 계획이다.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운영하는 것이 확인된 사찰에 대해서는 인사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결산규모 30억 이상 사찰의 재정 공개를 유지.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2억 미만 사찰을 위한 전산화회계 프로그램에 간소화된 입력 시스템도 올해 처음 보급된다.

새로운 신행문화 확산을 위해서도 계층의 요구에 부응하는 복지 문화 치유 프로그램 개발에 나선다.

교육원이 올해를 출가 진흥 원년으로 선포한 것과 관련, 조계종은 은퇴자 특수 출가 제도를 추진할 계획이다. 종단법에 따라 만 50세까지 출가 상한선이 있지만 율장에는 출가 상한선이 없는 만큼 ‘고령화 사회’, ‘100세 시대’인 현대 나이에 구애 없이 구도자의 길로 갈 수 있도록 올해 11월 중앙종회의 특별법 상정을 목표로 공청회 등 다양한 의견수렴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개최한 종단 백년대계를 위한 사부대중 대중공사도 지속할 예정이다. 특히 오는 3월 멸빈자.개혁주체들이 만나는 경청의 장이 열릴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종단개혁의 미래지향적 재구성을 위한 연속 세미나(4~5월), 멸빈자와 대중과 함께 하는 공감과 성찰의 장(5월), 대중공사에 종단화합과 개혁을 위한 약속 선언(9월)도 예정돼 있다. 
   
한편 자승 스님은 이날 사부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동국대 문제에 대해서는 “잘 마무리되고 있다”고 간단히 언급했다.

용주사 문제에 대해서는 호법부장 세영 스님이 “각종 범계행위 발생 규정에 따라 엄중한 경책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범계행위가 사회적 이슈가 되는 배경에는 다행한 이유가 있으나 종헌 종법 절차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설명했다.

‘해종언론’ 규정 문제에 대해 기획실장 일감 스님은 “언론의 자유가 있으나 익명성 댓글이 종단을 근거 없이 비방하고, 종단의 안위까지도 흔들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했고 고심의 차원에서 종단이 결정한 사항”이라면서 “앞으로도 이런 문제에 유의해 문화가 잘 정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