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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장 일면 스님이 18일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4층 이사장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장 직무대행에 성타 스님을 지명했다.

이사 임기 만료(19일)를 하루 앞둔 일면 스님은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38대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장 소임을 회향하며’란 제하의 기자회견문을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일면 스님은 동국대 학생과 교수, 직원, 동료들에게 “3월 12일 혼란 가운데 취임해 학교 안정과 명문 사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중책을 다하려 했으나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이 순간 이후로 이사장 연임을 내놓기로 마음먹었다”고 선언했다.

일면 스님은 현재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에서 입원 중이기에 정관에 따라 성타 스님을 직무대행으로 지목했으며, 성타 스님은 이를 검토해 추후 이사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일면 스님은 “종단이 부여한 소임을 다하고 학교를 반석 위에 올려놓는 성공적 운영도 중요하지만 이사회에서 스님들의 결의를 지키는 것이 저의 평소 지론이며 종단관이기에 이사장 직무대행을 선임하는 대신, 약속대로 이사장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성타 스님을 지목한 데 대해서는 “학식과 인품이 뛰어난 올곧은 수행자로 경력이 많고, 승납이 높으며 지혜도 많으신 분”이라고 부연했다.

스님은 “일부에서는 ‘꼼수’ 의혹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약속을 하면 꼭 이행하는 성격으로 이사장을 재임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어 이사직에 대해서는 “저의 이사장 퇴진과 동시에 혼란은 종식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이사회에서 결의했던 전 임원 사퇴 약속을 빠짐없이 꼭 이행해야 한다”면서 “이사회에서 탱화 문제로 나가라고 하면 수긍할 수 없지만, 같은 이사로서 나가게 되면 순응하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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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면 스님은 재학생과 25만 동문들, 종단과 종도들에게도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면서 “지난 9개월 간 심려를 끼치고 화합으로 이끌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사과했다.

스님은 “동국대학교는 지난 109년 간 스님들이 끼니를 굶어가며 모은 삼보정재로 만들고 키워온 종립학교”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사장 재직 동안 합리적 운영 원칙을 세우고자 했으나 문제의 근원이 개인소유물로 삼으려는 욕심에서 비롯됐음을 알게 됐다”면서 “오랜 악습이 하루아침에 고쳐지진 않았다”고 회고했다.

총장 보광 스님에 대해서는 섭섭한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일면 스님은 “총장 선출 과정에서 ‘논문 표절’로 구설에 올랐고 이사장실 점령 시 동문과 학생을 비롯해 영담 스님까지 총장을 뽑지 말라고 당부했음에도 숨어다니며 총장을 모셨으나 마지막에 변심했다”면서 “(이제 와) 얘길 하면 그렇고 제 전생의 업이라 생각하고 안고 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면 스님은 “개인적으로 억울한 분도 있겠지만 학교와 종단을 위하고 이사장 직무대행 스님의 행보를 가볍게 해드리는 것이 종도로서 더 소중한 가치임을 깊이 인식하기를 당부한다”면서  이사장 재직 동안 인연 맺은 모든 분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저를 도와 함께 애써준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저로 인해 혹시 마음상한 분들이 있다면 너그럽게 용서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스님은 이 같은 소임 회향으로 동국대가 아무 탈이 없고, 개인에 대한 더 이상의 의혹도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면 스님은 동국대학교 이사장 소임을 맡을 시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생명나눔실천본부의 이사장직을 더욱 열심히 수행해 환자 한 사람이라도 치료비를 더 보태 더 많은 환자를 건강한 사람으로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광동학교 이사장직에 대해서도 1년 전부터도 내려놓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아직은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았기에 후임자가 맡게 되는 날까지 명문학교로 이끌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안채란 동국대 이사도 휠체어를 타고 참석해 안타까움을 표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