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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0일 경찰에 자진출두한 가운데 경찰과의 중재를 담당했던 조계종 화쟁위가 노동관련법 개정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제안하고 나섰다. 또 '해종언론' 규정의 문제의 해결에도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쳐 주목된다.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도법 스님이 11일 오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사진), 이 같은 뜻을 밝혔다.

화쟁위 위원 박병기 교원대 교수, 정웅기 대변인이 함께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법 스님은 "정부는 노동관련법 개정을 잠시 유보하고 야당, 노동계, 종교계, 재계, 청년세대, 비정규직 등 당사자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마당을 열어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노동개혁안을 만들어 달라"고 제안했다. 또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종교계와 연대해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도법 스님은 국민들에게 "이번 일을 계기로 편가름을 넘어 모두 함께 살아야 할 이웃이요, 동반자임을 깊이 인식하는 대화와 상생의 문화가 우리 사회 안에 확산되기"를 기원했다.

아울러 한 위원장의 거취 문제로 큰 불편을 감내한 종단 관계자와 조계사 신도들, 사부대중에게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특히 모든 일을 대화와 상생으로 풀어나가겠다는 방침에 따라 '해종언론' 규정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를 묻는 본지의 질문에 대해 도법 스님은 "대중공사가 갖고 있는 취지와 정신, 현실적으로 모색하는 내용을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가치 부여를 하며 함께 한다면, 충분히 화쟁 정신, 대중공사 정신에 맞게 다뤄서 언론은 언론대로 나아질 수 있는 길, 불교계는 불교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하 기자회견 1문 1답 및 기자회견문 전문.  

◇ 도법 스님 =
진실․사실이라도 더 나은 길 만드는 데 도움이 안 된다면 말로 설명 안 하는 것이 더 낫다. 문제를 풀 때 더 나은 길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때 말해야 한다고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그 관점에서 (화쟁위가) 일관해 왔다. 그 과정이 공식적 발표 내용이다. 그 외의 다른 이야기는 문제를 풀고 더 나은 길을 만들어나가는 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이 돼 그동안 말을 아껴왔다. 오늘도 역시 그런 관점과 입장을 견지하면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언론도 저희들의 관점과 입장을 이해하고, 문제를 풀고 더 나은 길을 만드는 데 도움 되도록 부탁드린다. 입장문을 낭독하겠다. (입장문 아래 하단 참조)

질문) 이번 사건을 통해 종교계가 현대판 소도․치외법권이냐, 종교시설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보루여야 한다는 입장으로 엇갈린다. 화쟁위는 어떤 입장인가.
◇ 도법 스님 =
부처님 입장에서 보면 살인마도 당신의 제자로 받아들여 공동체 식구로 품어 안았다. 부처님의 길을 따르고자 한국불교, 조계종단, 조계사, 화쟁위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일은 약자 편을 들고자 하는 문제도, 특정 어느 편에 서서 다루는 입장도 아니다. 노동문제는 한국사회 모두의 화두일 수밖에 없다. 어쩌면 미래노동자인 청년들의 삶에도 절대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뜨거운 화두다. 화쟁위는 이 문제를 국민적 지혜와 마음을 모아 청년들에게 희망이 되는 노동의 기회를 열어갈 수 있게 한다는 게 저희 입장이다. 다만 그 맥락 속에서 견해는 엇갈린다. 종교이니 약자를 품어 안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법을 어긴 사람이니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도 있지만, 약자와 법의 심판이란 관점보다 더 중요한 입장에서 이 문제를 다뤄왔다. 따라서 이것은 제 생각이지만, 앞으로도 불가피한 논의가 이어지면 저희는 이 길을 갈 수밖에 없다.

질문) 한상균 위원장의 퇴진 촉구 과정에서 에피소드는 없는가.
◇ 도법 스님 =
에피소드가 있겠나.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렇지만 중요한 많은 이야기의 기조를 말하면 이 세상은 함께 살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인간도 함께 살도록 태어난 존재다. 함께 사는 길만이 이 세상의 유일한 진실이다. 편 갈라 세력 규합하고 싸워서 상대 제압해 승부 내리는 방식으로는 함께 사는 길이 열릴 수 없다.

우리는 늘 함께 살자고 얘기하면서도 현실은 늘 편 가르고 세력을 규합하며, 상대를 제압해서 승부를 내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그런데 과정과 결과는 결코 문제가 풀리지도, 희망이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미움은 극대화되고 미래는 더욱 불안해졌다. 이런 점을 생각할 때, 우리가 진실로 함께 사는 길을 가야 하지 않겠나. 함께 사는 길은 만나고 대화하며 마음 모으고, 함께 좋은 길 만드는 노력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 위원장 개인이나 민노총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자진출두가 도출된 것이고, 평화대회를 일궈냄으로써 평화의 기운을 손상되지 않도록 마무리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었기에 끝 무렵에 결정적으로 종단도 크게 소중하게 생각했고, 크게 마음을 냈기에 평화롭게 조계사 상황을 마무리 했다고 생각했다. 그 기조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

질문)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다. 노동 관련법이나 민노총 사건 관련해 중재할 계획 있나.
◇ 도법 스님 =
우리 사회 현실은 운동 경기장에 비유할 수 있다. 규칙도 잘 만들어져 있지 않고 선수들도 규칙을 잘 지킬 마음도 없는 가운데 격렬하게 운동하는 상황에서 공평하고 실력 있는 심판관과 주심 역할을 해 신사적 경쟁도 이뤄지고 멋진 게임도 하도록 하는 게 정부와 의회의 역할이다. 그런데 정부와 의회가 선수가 된 상황이다. 제도권 종교계가 나서서 중심을 잡고 뛰고 있는 선수를 만나고 합의 도출하게 해 희망될 수 있는 노동의 길이 열리고자 하는 게 화쟁위의 입장이다.

질문) 한 위원장이 노동법 관련해 사회적 관심 쏠리길 원했을 텐데, 공권력 투입에만 관심이 모아진 경향이 있다. 노동법 화쟁은 시작도 못 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풀겠는가. 
◇ 도법 스님 =
오히려 언론을 상대로 묻고 싶다. 왜 본질을 제대로 부각시켜 본질적 내용에 관심 갖게 하고 다양한 지혜 모아 노동자와 미래 청년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열어가지 않고, 어쩌면 핵심이 아닌, 다른 문제를 막 부각시켜서 문제를 오히려 혼란스럽게 만들고 어렵게 만들었는지, 왜 그랬는지 언론이 대답 좀 해 달라.
 
질문) 가장 큰 피해를 본 불교계와 신도들에게 한 말씀 말해 달라.
◇ 도법 스님 =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내용으로 들여다보면 종단과 조계사도 부처님의 정신에 가장 가깝게 충실하게 실천하고 역할 했던 25일이다. 그 안에서 서로 간 이런 저런 갈등도 혼란도 고통도 있었지만, 부처님의 큰 뜻을 잘 구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기에 잘 정리해서 서로에 대한 격려도 하고 위로도 하고, 용서도 빌고 화해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다만 화쟁위 입장에서는 원장 스님을 위시로 한 사부대중이 부처님 뜻에 가깝게 가기 위해 인내와 역할을 했기에 모두에게 거듭 감사를 드린다.
 
질문) 정부 여당의 응답이 왔는지, 사실상 경찰의 공권력 투입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 도법 스님 =
당시 상황은 순간순간이 절박했기에 저희들의 역량으로서 이런 것 저런 것 충분히 헤아렸다고 할 수는 없다. 정부나 여당 쪽도 만나고 대화하고 싶었다. 우선적으로 경찰 쪽에 접근했었고, 만남과 대화를 거부한 셈이다. 그쪽은 한 걸음도 못 나갔다. 어쩔 수 없이 이쪽을 대화와 설득으로 평화대회가 이뤄지고 마무리될 수 있도록 했다. 부족하지만 대화가 되는 쪽이라도 그렇게 접근해왔고 지금까지 그렇게 온 셈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정부나 여당이 민노총을 만나고 대화하자는 것을 거부한다면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민노총이 아니라 화쟁위가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고 바람직한 일을 만들기 위해 만남과 대화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민노총과 같은 편으로 규정을 한 것 같다. 그러다보니 만남을 거부했나 싶은데 정확하게 내용을 보고 적절하게 화답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

경찰의 조계사 진입 문제는 미세하게 하면 논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하지 않다. 막바지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조계종단과 민노총, 경찰 모두가 지혜롭게 인내력을 발휘하고, 절도 있는 태도를 취했기에 자잘한 논란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큰 맥락에서 잘 마무리됐던 것이 중요한 것이지 자잘한 것 갖고 보는 것은 의미 없다.
 
질문) 한 위원장이 조계사를 떠나기 전 '자본과 권력의 행태와 같다'며 종단에 대해 날선 표현을 했다. 화쟁위는 어떻게 보는가.
◇ 도법 스님 =
(웃음) 어쩌면 너무 이질적인 사람들이랄까. 사찰 분들의 익숙한 불교적 사고방식과 한 위원장과 민주노총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한 공간에 있게 됐다. 그러다 보니 서로 이해가 안 되는 게 당연하다. 상황은 충분하게 소통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서로 불신과 불만, 억울함, 서운함이 다 있다. 그런 상황이라서 저는 아마 한 위원장 입장에서는 자기 나름대로 할 얘기 있을 수밖에 없고, 조계사는 자기 입장에서 말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심각하거나 문제되지 않는다. 상황이 낳은 불가피한 현상이었다고 본다.
 
질문) 노동법 개정과 관련한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는데, 앞으로는 언제 어떻게 제안할 건가.
◇ 도법 스님 =
역량만 충분했으면 이 문제를 동시에 힘 있게 추진했을 것이고, 이번 상황을 잘 마무리하고 발전적으로 논의하는 데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저희 실력과 역량이 갖춰지지 않았기에 급한 것을 다룰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도 예를 들어 민노총이 생각하는 대로 막아낸다고 해도, 정부의 뜻대로 노동법 개혁이 이뤄진다고 해도 노동문제 때문에 생기는 갈등과 대립, 그로 인한 국민적 불안과 고통 없이 정리될 수 없다고 본다. 여전히 마찬가지로 뜨거운 화두일 수밖에 없다. 젊은이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노동기회를 만들어내려고 하면 더더욱 그렇다. 이 문제는 대통령이나 정부 혼자 할 수 없고 노동자만 혼자 할 수 없다. 함께 살아야 할 구성원이라는 한 식구라고 하는 깊은 인식을 전제로, 국민적 지혜와 마음을 모아 함께 할 수 있는 바람직한 노동의 길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어떤 형태로든 계속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어느 쪽이 승리하던 상황 따라 노력하는 일들이 변화는 있겠지만, 기본적 기조는 지속해야 하는 것이 맞다. 일이 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종교계와 깊은 논의를 통해 중심을 서서 역할 하도록 하면 자연스럽게 지혜를 모으게 될 것이다. 세세한 건 아직 준비 안 됐다.

질문) 미래 세대 강조하는 이유와 다른 종교들과의 연대와 대화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 도법 스님 =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지 못하다. 오늘 이후부터 모색할 것이다. KNCC 대표목사와는 말씀 나눴더니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했다. 한국노총도, 야권도 동의를 얻는 중이다. 하지만 가톨릭이나 기타 종교 쪽, 재계나 정부는 진행을 못한 상황이라 일이 힘 있게 가려면 종교계가 충분한 공감대가 이뤄지고 이 문제를 잘 푸는 데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노동의 성격이나 모양새는 각양각색인 가운데 사회의 주역은 청년이 돼야 하며 청년이 희망이 돼야 어른들도 편안하게 삶을 마감할 수 있다. 사회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가게 하는 데 가능하다. 그런 차원에서 뜨거운 현황이라 할 수 있는 재계와 노동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청년에게 희망이 되는 길을 열어가는 것만이야 말로 어른 세대를 위해서도 꼭 이뤄져야 할 만큼 불가피하다.
 
질문) 종교와 정치와의 역할과 비난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도법 스님 =
비난하는 분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다. 역으로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고통의 문제를 떠나 종교가 있어야 할 필요가 있나.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현장에서 싸움의 불길이 크게 타오르게 되면 가장 고통스러운 사람과 피해를 보는 사람은 약자와 가난한 자다. 부자와 강자도 마찬가지지만 가장 먼저 약자가 피해를 본다. 이런 것이 현실이기에 현실을 즉시하고 보면, 우리 모두를 고통스럽게 하는 가장 약자들에게 피해가 먼저 돌아가게 만드는 싸움의 문제를 끊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는 한 지속해야 한다고 본다.

역으로 불평등이 진리, 제도가 되고, 문화와 풍토로 뿌리내려진 현실에서 남녀평등, 양반 상놈 평등, 어른아이 평등, 만민 평등을 부처님은 선언하고 발언하며 실천했다. 이것이 정치적 발언일까, 아닐까. 당시 체제로 보면 어떤 발언보다도 가장 강력한 정치 사회적 발언이자 몸짓이다. 정치적 문제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게 아닌가, 그런가가 문제다. 고통, 절망스럽게, 불행하게 만드는 문제라면 종교가 관심 갖고 평화로운 방식으로, 함께 하는 방식으로 풀어가는 문제가 종교의 역할이라고 본다. 

질문) 경찰과 언제부터 어떤 논의를 했나. 한 위원장이 '노동개악' 논의 언제부터 꺼냈나.

◇ 정웅기 대변인 = 경찰과 집회 위주의 논의가 계속 있었다. 12월 3일쯤  안 되는 방침이라는 통보를 받았고, 평화적 집회 열리는 데 대해 경찰의 고충도 이해하고, 경찰 안에서도 원하는 것, 고마워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도법 스님 =
한상균 위원장과 '노동개혁'이냐 '개악'이냐로 논의한 적은 없다. 다만 한 위원장이 평화로운 방식으로 정부와 대화했으면 좋겠지만 그 길이 막히는 상황에서 길을 열어보자는 것이 문제의식이었다. 그런 차원에서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자진 출두 형식으로 마무리 될까 많은 모색을 했다. 

크게 두 가지다. 한상균 위원장은 연내 노동법 처리를 막으면 그런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 여기 저기 만나고 얘기됐던 내용을 정리하고 했다. 새정치 민주연합, 야당이 노동법 처리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얘기하더라. 야당 입장 확인해보고 거의 당론화 되어 있더라. 그럼에도 불신이 있어 좁히지 못한 부분 있다. 그래서 사회적 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했다. 이것들이 힘 있게 결합돼 이 문제를 다룬다면 본인의 필요한 조건으로서 괜찮지 않겠는가 생각했었다. 끝내 좁히질 못했는데 그런 과정에서 종합되고 상황은 어려운 국면으로 몰려가고 그러다 보니 평화로운 집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믿음 가질 수 있도록 원장 스님의 기자회견으로 나타났고, 한 위원장이 그걸 받아서 스스로 걸어 나가도록 마무리 됐다.
 

질문) 3차 민중총궐기 대회에 대해 계획이 있나.

◇ 도법 스님 =
이런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적절하지도 않다. 3차 대회도 평화적으로 이뤄졌으면 한다. 정부, 여당, 경찰의 태도와 노력이 중요하다. 3차가 2차처럼 평화롭게 이루어지길 바라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다. 여기에 경찰과 정부가 화답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평화집회 될 것 확신한다.

질문) 국정화 반대에 대한 계획은?

◇ 박병기 교수 - 화쟁의 핵심은 대화하게 하는 것인데, 주요한 전제는 올바름을 향해 끝없이 가는 중도의 지향이다. 토론회의 과정에서 양 당사자를 모이게 하는 것이지만 그중에서 옳은 방향을 모색하는 논의가 필요하다.

◇ 도법 스님 – 화쟁위가 사회적 진실과 화해를 위한 대화 모임이라는 별도의 모임을 하고 있다. 거기서 종북 문제의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좌파, 우파, 중도가 만나 합의까지 했으나 국정화 문제 때문에 미뤄놓은 상태다.
역사교과서 문제가 찬반의 싸움처럼 가는데 찬반 싸움으로 문제를 다루는 게 괜찮나. 그렇지 않다. 어떻게 푸는 게 좋을지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진 적이 있다. 화쟁위는 국정화 찬성과 반대 입장에 있지도 않다. 어떤 게 역사의 사실에 근거하면서 낫고 바람직한 길인지 지혜를 모으고 뜻을 모으자는 입장에서 일들을 진행하고 있다. 저희들의 역량과 실력이 안 되겠지만 힘 있게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질문) 개인적 소회는?
◇ 도법 스님 – 정부와 노동자가 충돌하는 셈인데, 양쪽 다 너무 견고하다. 공평하게 게임과 경기를 진행하는 한국사회의 주심 역할, 심판 역할을 할 사람, 그런 세력이 없다는 것이 심각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화쟁위가 저를 포함해 실력이 부족해 안타깝다. 

◇ 정웅기 대변인 - 조계사 치외법권 지역으로 남겠느냐는 질문 있었다. 법질서를 존중하고 법대로 사는 사회풍조가 소도가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다. 그게 없다면 더 많은 소도가 만들어질 것이다. 법질서가 존중되고 법대로 살겠다는 풍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대립 구도로 바라보지 말아 달라.

◇ 도법 스님 – 최상의 판결보다 최악의 합의가 더 낫다. 법 전문가 말이다. 재판 잘 해서 사람 관계 좋아졌다는 얘기 들은 바가 없다. 법대로 하는데 사람 관계가 악화되도록 만드는 법대로가 문제를 풀어내는 길이며, 희망이 되는 길이겠는가. 어떻겠나.

함께 사는 게 세상 이치고, 함께 살아가야 할 존재들이다. 이제는 종교인이든 정치인이든 언론인이든 누구나 할 것 없이 사람 관계 공동체 구성원의 관계가 좋아지도록 하는 데 맞추는 게 법 정신에 맞다. 관계가 좋아지도록 법을 잘 운영해가면 굳이 소도, 치외법권 등등으로 표현되는 필요하지 없을 것이다. 그 길을 여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질문) 함께 사는 길은 만나고 대화하고 마음 모으고, 더불어 좋은 길 만드는 노력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해종 언론'이라고 규정한 불교포커스와 불교닷컴에 대해서도 대화하고 마음을 모으고 좋은 길을 만들 노력을 하실 것인가.

◇ 도법 스님 - 화쟁 사상과 정신으로 우리 문제를 다루고자 하는 것에는 화쟁위원회의 활동이 있고 대중공사가 있다. 지금 '해종 언론'으로 규정된 언론이 이런저런 이유가 있는데 거두절미하고 말한다면 대중공사가 갖고 있는 취지와 정신, 현실적으로 모색하는 내용을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가치부여를 하고 함께 한다면, 저희가 충분히 화쟁 정신에 맞게 대중공사 정신에 맞게 다뤄서 언론은 언론대로 나아질 수 있는 길, 불교계는 불교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고 본다. 그렇게 바라보고 고민하고 모색하고 있다. 언제 어떻게 가시화될지는 모르겠다. 
 

함께 대화하며 평화와 희망의 길을 열어갑시다!
-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국민여러분께 드립니다 -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결단에 감사드립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사에 피신하여 온지 24일 만에 자진 출두 하였습니다. 한 위원장은 “자신으로 인해 성소가 훼손되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어 출두를 결심하였다”고 말했습니다. 화쟁위원회가 일관되게 모색해 온 합법 집회, 평화집회, 사회적 대화의 길을 존중하겠다는 소중한 결심이기도 했습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모두를 패자로 만들지도 않은 그의 결심에 깊이 감사드리며, 단식중인 그가 건강을 잃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평화로운 시위문화를 꾸준하게 가꾸어 갑시다.

화쟁위원회는 한상균 위원장의 중재요청을 받아들여 △ 12월5일 2차 총궐기의 평화적 진행 △ 노정대화 △ 노동관련법 등의 문제가 해결되도록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평화로운 시위문화를 일궈내자는 호소에 시민사회, 노동계, 정치인과 종교인들이 적극 동참해 주었고, 단절과 대립의 차벽 없이 2차 총궐기대회는 평화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국민의 열망이 피워낸 작은 기적이었습니다. 함께 평화를 만들어낸 민주노총, 전농, 시민단체, 종교인, 정부당국은 물론 깊은 관심을 갖고 성원해 주신 국민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모처럼 피어난 평화의 꽃이 꺾이지 않도록 모두의 지혜와 힘으로 평화시위문화를 꾸준하게 가꾸어갔으면 합니다.

미래의 노동자인 청년들에게 희망이 될 노동관련법이 되도록 ‘사회적 대화’를 제안합니다.

정부와 여당은 노동관련법 개정이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고, 노동계는 쉬운 해고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악법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그 이면에는 고용 유연화와 사회 안전망 마련이라는 상호 보완적 과제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수 십년에 걸쳐 사회적 대화를 추진해 왔습니다. 우리사회 역시 여러나라의 경험을 잘 살펴, 서로를 신뢰하며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야 합니다. 정부는 노동관련법 개정을 잠시 유보하고 야당, 노동계, 종교계, 재계, 청년세대, 비정규직 등 당사자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마당을 열어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노동개혁안을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화쟁위원회도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하겠습니다.

화쟁위원회는 국민여러분과 함께 대화와 상생의 길을 열겠습니다.

한상균 위원장이 조계사에 머무르는 동안 적지 않은 신도님들이 불편해 하였습니다. 그런 신도님들조차 어제 그를 떠나보내며 “얼굴이 많이 수척해졌다. 저렇게 나가니 홀가분하지만 가슴이 짠하다”고 말했습니다. 견해와 생각이 다를지라도 그 너머에 타인의 생명을 아끼는 연민의 마음을 우리 모두는 간직하고 있습니다. 타인을 온전하고 고귀한 존재로 볼 수 있어야 비판도 투쟁도 공동체를 살리는 약이 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편가름을 넘어 모두 함께 살아야 할 이웃이요, 동반자임을 깊이 인식하는 대화와 상생의 문화가 우리 사회 안에서 확산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종단관계자들과 사부대중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온 국민의 바람이 빚어냈던 ‘평화시위문화’의 성과를 지켜내고,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화쟁의 가치와 원칙을 지켜 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한 종단 관계자들, 인간띠로 화쟁의 길을 만들어준 종무원들, 불교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의 연대와 헌신에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24일간 큰 불편을 감내하며 한상균 위원장을 품어준 조계사 대중과 신도님들께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백남기 농부님의 쾌유를 빕니다.

2015. 12. 11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