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23일째 조계사에 은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거취에 대해 조계종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 스님, 이하 화쟁위)가 "야당의 약속과 국민을 믿고 한 위원장이 자신의 거취를 조속히 결정해 달라"고 8일 밝혔다.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이날 오후 1시 40분께 조계사 경내 생명평화법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이 연내 노동관련법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당론을 밝혔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어 "한 위원장의 거취 문제는 화쟁의 정신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5일 집회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던 것은 서로를 믿었기에 가능했던 만큼 한 위원장의 거취문제도 경찰과 정부가 평화로운 방식으로 풀어가 달라고 요청했다.

화쟁위가 9일 오후 5시부터 중재자 역할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대화 과정의 일부가 유출된 것으로, 공식적 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노사정 위원회에 참여하는 주체는 물론이고, 민주노총, 비정규직, 청년세대 등 당사자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국민적 공론의 장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면서 정부와 여당의 적극적 화답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 강신명 경찰청장은 오후 3시 30분경 한 위원장에게 24시간 내에 경찰의 체포 영장 집행에 응하라고 통보하고, 기한 내 응하지 않으면 법적 절차에 따라 엄중하게 영장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경찰의 일방적 체포영장 집행기한 발표에 화쟁위 정웅기 대변인은 긴급 논평문을 내고 깊은 유감을 표했다. 화쟁위는 경찰에 화쟁 사상에 입각,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갖고 조금만 더 지켜봐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께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계종에 "중생의 아픔을 함께 하는 부처님의 마음으로 끝까지 한 위원장과 이 땅의 노동자들을 안아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