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김건중 학생의 단식이 47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지역 불자 출신의 137명이 108인 선언문을 내고 일면 스님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대불청 경기지구와 대불련 경기지부 출신의 137명은 30일 발표한 '108인 선언문'을 통해 동국대 김건중 총학생회 부회장의 단식과 용주사 신도들의 정진을 꼽으며 "고려 말 불교의 몰락을 앞두고 나옹 스님 등 양식 있는 스님․불자들이 전율하며 오열하던 상황을 현재 목도하고 있다"고 참담해했다.

이어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불자들이 개종 고민에 빠져 있을 정도로 한국불교는 일대 위기"라면서 "오늘날 스님들의 범계 행위는 삼보를 따르는 불자들의 신행권을 박탈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동국대 김건중 총학생회 부회장이 목숨을 건 단식으로 생명이 경각에 달려 있는 만큼 생명의 가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면서 일면 스님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범계 의혹에 휩싸인 화성 용주사 주지 성월 스님에 대해 수행자의 위의를 잃었다며 자성과 용퇴를 주장하고,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한 종단 지도부 스님들에게 각성과 자정의 노력을 촉구했다.

이들은 30일까지 137명이 모금한 137만원의 기부금을 탄압받는 언론사와 동대 단식 정진 중인 김건중 학생에게 보시하겠다고 밝혔다.

이하 선언문 전문.

경기지역 불교청년운동 출신 108인 선언

“만약 나를 처벌하려면 종문(宗門)에서 축출하여야 할 것인데, 오늘날 종문의 중으로서 누가 나를 비난하겠는가?” 고려 말, 남의 아내를 간통하고 처벌하려하자 승려 영욱이 한 말이다.

불교가 정체성을 잃고 극도의 타락과 혼돈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 일 이후 40년도 채 되지 않아 불교는 1000년의 영화를 뒤로한 채 500년의 암흑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정도전을 비롯한 신진 사대부들의 무차별적인 공격 앞에 무기력하기만 했던 가장 커다란 이유는 승려들의 타락과 범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옹을 비롯한 청정 비구스님들이 ‘ 탐욕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라하네’하며 불교의 몰락을 막고자 혼신의 힘을 기울였으나 나옹스님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면서 한 때 동요하던 움직임도 그것뿐 이내 전면적이고도 총체적 타락의 나락에 가라앉고 불교는 역사의 전면에서 물러나게 된다.

오늘날, 우리는 고려 말 양식 있는 스님, 불자들이 전율하며 오열하던 상황을 두려운 마음으로 목도하게 되는 절체절명의 사태를 겪고 있다. 동국대 김건중 총학생회 부회장의 목숨을 건 단식으로 생명이 경각에 달려 있고, 용주사 신도들이 생업을 뒤로 한 채 몇 달 째 정진하고 있음에도, 당사자들의 외면은 물론 총무원 까지 나서 해종행위라고 강변하고 있는 현실은 한국불교의 절망으로 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일면스님, 성월스님, 총무원장 스님!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불자들이 개종의 고민에 빠져 있을 정도로 한국불교는 일대 위기를 맞고 있다. 신도들이 경배해야 할 대상에게 허망을 느끼는 것 말고 무엇이 위기란 말인가?

우리가 스님들께 절하는 것이 단지 가사 때문만은 아니다. 조선시대 억불의 와중에서도 용기 있게 임금도 승려에게 예경해야 한다고 일갈하신 함허스님의 사자후는 독신, 청렴, 수행의 길을 가는 수행자로서의 떳떳함에서 나올 수 있었다. 독신, 청렴, 수행의 길을 가는 스님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살아 있음을 알고, 험한 세상 속에서도 기쁜 마음으로 불자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오늘날 스님들의 범계행위는 삼보를 따르는 불자들의 신행권을 박탈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일찍이 휴암 스님은 장군죽비에서 한국불교의 가장 커다란 문제로 도덕적 정의감의 상실이라고 하셨다. 이제 우리 경기지역 불교청년운동 출신 137명의 불자들은 사부대중의 한 성원으로서 우리 스스로를 참회하면서 더 이상은 물러설 수도 좌시할 수도 없는 상태에 이른 한국불교의 회복을 위한 첫걸음인 도덕적 정의의 회복을 위해 애가 타고 피가 끓는 마음으로 요청한다.

1. 생명의 가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김건중 학생을 살리기 위해 일면스님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한다.
2. 수행자의 위의를 잃은 성월스님의 자성과 용퇴를 요구한다.
3. 총무원장을 비롯한 종단 지도부 스님들의 각성과 자정의 노력을 요구한다.
4. 금강역사 정화불사를 위해 사부대중의 각성과 참여를 요구한다.

강경아, 강봉선, 강필상, 고정호, 공천석, 구재완, 구본태, 구영숙, 권두현, 권중서, 금강장, 김기민, 김난영, 김대식, 김만태, 김명옥, 김명희, 김문자, 김보현, 김서연, 김석규, 김성규, 김소영, 김시균, 김영래, 김영필, 김은영, 김인옥, 김인택, 김장권, 김정철, 김정헌, 김종연, 김진수, 김주성, 김춘길, 김현화, 김형락, 김혜경, 류춘일, 문미라, 문성영, 박경주, 박노훈, 박덕희, 박명수, 박명애, 박법수, 박숙경, 박신자, 박준남, 박준희, 박찬웅, 박호영, 박희순, 배동한, 배영수, 백도영, 서미정, 서윤정, 송동열, 송병기, 송의도, 송재형, 송진용, 신승우, 신은주, 안순분, 안정희, 안치상, 안효순, 엄정숙, 엄혜정, 오현희, 우상근, 우제순, 원효선, 유승희, 유수정, 윤광영, 이금길, 이만희, 이상준, 이수진, 이순남, 이승락, 이영석, 이영철, 이영훈, 이원주, 이은경, 이응섭, 이인수, 이재이, 이종구, 이종삼, 이종찬, 이주형, 이지학, 이철수, 이택용, 이호광, 임문규, 임순아, 임신옥, 자연심, 장만순, 장명순, 장용집, 전경숙, 전만호, 전시환, 전정화, 정광희, 정권화, 정면채, 정은주, 정조성, 정충식, 조은옥, 조장래, 지은숙, 진경임, 진창호, 차지영, 최낙천, 최명길, 최원령, 최태림, 최훈기, 추정희, 하재길, 한경림, 한성환, 한은경, 홍도영, 홍성숙, 이상 경기지역 불교청년운동 출신 137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