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원이 조계종 선학원정상화추진위원장 법등스님에게 공개 만남을 갖자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개 요청했다. 선학원의 공개만남 요청은 그동안 법등 스님이 비구니 성폭행 의혹과 관련하여 선학원이 배후에 있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스님들의 범계문제와 관련한 사안임을 감안 스님들은 참석하지 않고, 재단법인 선학원 박우석 사무국장과 선학원 자문위원 이태희 씨가 참석, 선학원의 입장을 밝혔다.

선학원은 이날 '법등 스님에게 공개만남을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지도급 인사인 법등 스님이 과거의 만행에 대해 자숙하고 참회하기는커녕 선학원 배후설을 주장하며 또 다른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으니 참으로 유감”이라며 “법등스님이 그렇게 당당하다면 성폭행 비구니 자매의 친모와 선학원 관계자, 교계 신문 기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공개적으로 만나 그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를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선학원 관계자들은 이날 “필요하다면 두 비구니 스님이 공개만남 자리에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만일 법등 스님이 공개만남 자리에 나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범계) 사실을 인정한다고 볼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선학원 관계자는 또 “두 비구니 자매 스님은 선학원 소속 도제들이며, 지난 9월 쯤 선학원에 탄원서를 해당 비구니 스님이 제출해 사건의 전말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지금도 법등스님이 비구니에게 문자르 보내는 등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선학원은 도제를 보호할 책무가 있으며, 또한 선학원은 사건의 배후가 아니라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법등 스님 쪽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선학원이 개입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만간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법등 스님은 이번 사건으로 선학원 정상화의 문제가 희석되고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염려하고 있을 뿐”이며 “공개적인 입장표명과 함께 법적 대응을 포함한 대응도 아울러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법등 스님도 17일 밤 <미디어붓다>와의 통화에서 "내일 오후 6시에 조계종 총무원 2층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