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희정 기자
chammam79@hanmail.net 2015-11-17 (화) 16:30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의 조계사 피신과 관련,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이하 불시넷)가 17일 입장문을 내고 한 위원장을 조계종단이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시넷은 입장문에서 “수배의 정당성과 시위의 진위 등에 대한 견해는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어려움을 당해 도움을 요청한 이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은 종교단체 본연의 역할”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불시넷은 “종단은 자비무적의 정신으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 불교의 사회적 존재가치를 보여달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난 14일 민중총궐기에서 일어난 충돌로 사회가 큰 논란을 벌이고 있지만, 이런 상태에서 필요한 것은 합리적 대화라면서 정부에 폭력의 악순환을 멈추기 위해 조속히 대화의 장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하 입장문 전문.
조계사 피신 온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종단이 보호해야
- 한상균 위원장의 조계사 피신에 대한 불교시민사회의 입장 -
지난밤 수배 중이던 한상균 민주노총이 조계사로 피신해 신변보호를 요청하였습니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5월 24일 세월호 희생자 추모집회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종로대로를 점거하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한 혐의로 6월 불구속 기소됐으나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상태입니다.
한 위원장을 수배한 것이 정당한지, 폭력 시위의 진위와 그 책임성 여부는 얼마든지 따져봐야 할 일이고, 그에 대한 견해는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어려움을 당하여 도움을 요청한 이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은 종교단체 본연의 역할입니다. 종단은 의지할 곳이 없어 몸을 의탁한 그를 소중히 품어 안고 보호하여야 합니다.
지난 14일 민중총궐기에서 일어난 충돌로 사회가 큰 논란을 벌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날 집회를 불법폭력으로 규정하고 엄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으며, 반대로 진압과정에서 물대포로 60대 농민이 중태에 빠지는 등 경찰의 과잉진압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필요한 것은 합리적인 대화입니다. 폭력은 어떤 경우라도 근절되어야 합니다만, 그것은 어느 한쪽이 굴복하는 승패의 방식으로는 이룰 수 없습니다. 폭력의 악순환을 멈추려면 상대를 존중하고, 대화하는 사회풍토를 만들어야 하며, 누구보다 이에 대해 정부의 책임이 막중합니다.
정부가 지금이라도 대화의 장을 조속히 마련하기를 촉구하며, 종단은 자비무적의 정신으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여 불교의 사회적 존재가치를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불기2559(2015)년 11월 17일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