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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대 전국비구니회장으로 취임하는 육문 스님이 13일 취임식이 열린 서울 강남 법룡사 법당에서 취임사를 낭독하고 있다.

“안정적인 수행환경조성 뿐만 아니라 사회의 현실참여에도 노력을 병행해서 한국사회 속에서 비구니승가의 확고한 위상을 정립하도록 하겠습니다.”

제11대 전국비구니회장 육문 스님의 취임 첫 일성이다. 이어 스님은 “그러나 이 모든 일을 늘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면서 지혜롭게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육문 스님의 취임식은 13일 오후 서울 강남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에서 봉행됐다.

이날 취임식은 소통과 화합으로 한국비구니계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다는 다짐을 하는 자리였다.

사서실장 진명 스님이 사회를 맡은 이날 취임식은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 영상 시청, 내빈소개와 회장스님 약력소개, 꽃다발 증정, 취임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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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사진)은 치사를 통해 “육문 스님의 취임은 비구니 승가의 변화와 발전을 염원하는 대중의 뜻”이라면서 “대승적 삶이 적극적으로 필요한 시대에 비구니 스님들의 역할은 한국불교의 희망이 되어 줄 것”이라고 격려했다.

1천여 명의 사부대중이 동참한 이날 취임식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나경민 종무실장 대독), 서울시 임종석 부시장, 최유섭 법룡사 신도회장의 축사, 법룡사 합창단과 남성4중창단의 축가로 이어지면서 축하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이날 행사 후반부에는 선학원대책위원회 위원장 법등 스님이 등단해 종단현안인 선학원 관련사항에 대해 설명했고, 뒤이어 ‘조계종단과 선학원의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결의문’이 채택, 낭독됐다. 결의문은 △선학원은 조계종지와 종통을 받들지 않겠다는 결의를 철회할 것 △창건주 분원장들을 재산관리인이라고 망언한 선학원 이사장과 이사들은 물러날 것 △선학원은 조계종과의 단절을 위한 어떤 행보도 중지할 것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진명 스님은 취임식 마지막 순서로 회장단 및 부·실·국장을 소개했다. 명단은 다음과 같다.

△회장 육문 스님 △수석부회장 효경 스님 △부회장 일연, 상화, 본각, 해주, 일진 스님
△법룡사 주지 정현 스님  △감사 성범, 행법, 수경 스님 △사서실장 진명 스님 △기획실장 혜조 스님 △기획국장 선나 스님 △총무부장 자현 스님 △총무국장 지견 스님 △재무부장 명연 스님 △재무국장 범준 스님 △교무부장 대현 스님 △교무국장 원영 스님 △사회부장 정관 스님 △사회국장 보정 스님 △섭외부장 혜욱 스님 △섭외국장 지일 스님 △규정부장 혜성 스님 △규정국장 혜등 스님 △문화부장 혜연 스님 △문화국장 자우 스님 △문화센터 관장 선재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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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 마지막 순서로 회장단 및 부·실·국장이 대중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다음은 회장 육문 스님의 취임사 전문이다.

취 임 사

가을이 깊어가는 소리에 마음도 바빠지는 11월입니다.

오늘 제 11대 전국비구니회의 출범을 맞이하여 바쁘신 일정 속에서도 기꺼이 참석해주신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스님을 비롯하여 동국대학교 일면 이사장스님, 보문종 종정스님과 여러 큰 스님, 그리고 공사다망하신 중에도 자리해주신 서울시 임종석 정무부시장님과 문화체육관광부 나종민 종무실장님 등 내빈 여러분, 그리고 각 사찰의 주지스님 이하 여러 스님들께 감사와 존경의 예를 올립니다.

그밖에 일일이 호명할 수는 없지만 사회 각계 각층에서 오셔서 함께 자리를 빛내주시는 사부대중 여러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그 동안 전국비구니회의 운영을 위해 노력해주신 제10대 전국비구니회장 명우스님을 비롯한 집행부 스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희 전국비구니회는 1968년 당시 우담발라회를 조직한 비구니 스님들에 의해 전국비구니회로 전환되어 오늘에 이르렀으며, 어언 40여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법룡사라는 비구니회관을 건립한 것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성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반면 처음의 설립 취지와 달리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점, 비구니스님들과의 소통 및 구심점이 되어주지 못한 점, 종단 내에서 여전히 열악한 비구니의 위상 등에 대한 반성의 소리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제11대 전국비구니회는 비구니 승가의 변화와 발전을 염원하는 6천여 비구니 스님들의 열망을 안고 오늘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선거 공약집에서 ‘일하는 비구니회’가 되겠다고 약속드렸듯이 저희들은 열심히 일할 것입니다. 회칙을 제.개정하는 일에서부터 비구니스님들의 권익향상을 위한 공약 내용을 하나하나 실현해 갈 것입니다.

안정적인 수행환경조성 뿐만 아니라 사회의 현실참여에도 노력을 병행해서 한국사회 속에서 비구니승가의 확고한 위상을 정립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을 늘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면서 지혜롭게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겠습니다.

더불어 6천여 비구니스님들도 승가공동체의 한사람으로서 아낌없는 지원과 격려, 때론 따끔한 경책으로 전국비구니회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갈 것을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오늘 취임식에 참석해 주신 원로 대덕 스님들을 비롯한 내외빈 여러분, 그리고 6천여 비구니스님들께 두 손 모아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돌아가시는 길이 편안하고 늘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하시기를 발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성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