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천 기자
hgcsc@hanmail.net 2015-11-13 (금) 23:06
서산 부석사 관음상의 눈물
김경임, 곰시
347쪽, 1만8000원
김경임은 국내 최초의 여성 외무고시 1호 합격자로 유네스코 참사관 시절 각국의 문화재 소유권 분쟁을 지켜봤다. 2013년 1월 대마도에서 발생한 서산 부석사 관음불상 도난사건 보도를 접한 뒤 이 불상이 대마도로 건너간 경위를 추적했다.
그녀는 1330년 서산의 마을 주민 32명이 불상을 봉안한 내력을 담은 결연문의 존재를 근거로 부석사 관음불상을 약탈 문화재로 결론지었다. 그리고 취재한 내용과 국제적 관례에 비춰 일본에 강력하게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 등을 잡지에 연재했다. 이 책의 제1부 ‘고려의 미소 - 서산 부석사 관음보살상 돌아오다’에 그 내용을 담았다.
책의 제2부는 ‘대마도 이야기’이다. 서산 부석사의 고려 불상을 비롯해 170㎢ 면적의 대마도에는 오늘날 확인된 백제, 통일신라, 고려, 조선 초의 한국 불상이 130여 구 존재한다. 저자는 이들 문화재를 약탈해간 왜구의 존재를 국내외 문헌을 통해 규명을 시도하는 한편, 삼국시대 이후 대마도와 한반도와의 1,000년 교류사를 국내 최초로 기록했다.
대마도의 유명한 신사의 안내판에는 고대(古代)의 가공인물인 신공황후(神功皇后)의 신라정벌 이야기는 버젓이 소개되어 있는 반면, 대마도가 자랑하는 다수의 국보급 한국 문화재가 대마도로 건너간 경위에 관하여는 일언반구 언급도 없이 과거의 역사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을 대마도 현지 취재를 통해 확인한 저자는 부석사 불상 문제가 한일 양국과 대마도가 공유해 온 구체적인 역사의 한 시점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는 최소한의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연장선에서 부석사 불상 문제의 이해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