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종언론 논란에 서울대 교수불자들이 참담함을 표하고, 종단의 재검토를 요청했다.

서울대학교 교수불자회인 불이회는 11일 '조계종의 해종 논란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해당 매체가 종단에 제기한 내용은 용주사 성월 스님과 동국대 일면 스님 관련 의혹처럼 이미 오래 전부터 호법부에 진정되고 종단 스님들로부터 공론화된 사안"이라면서 "총무원이 이런 불미스런 내용에 대해 신속한 진상조사와 명확한 일처리를 했다면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분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계종은 신자유주의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신도와 국민들에게 삶의 올바른 정신적 가치를 제시해야 할 청정 사부대중의 화합종단으로, 종도 간의 분열과 대립만을 조장하는 잘못된 처신과 대응방식은 종단 차원에서 바로 잡아야 한다"면서 "그런 면에서 지금과 같이 해종 규정 등 대처에 다시 한번 검토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해종 언론과 관련해 최근 공개된 종단 내부문서와 스님들이 명예가 훼손됐다는 명목으로 청정비구 종단을 요구하는 재가단체 대표들을 고소하고 재가자 직장까지 찾아와 처벌을 요청한 모습 등을 언급하며 "도저히 합리화될 수 없는 매우 비불교적 행위"라며 참담함을 표했다. 

이들은 "부처님 가르침에 의거해 근본적 종단 내부 문제 해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종단의 실질적 자정과 쇄신이란 구체적 조치가 절실하다"면서 하루 빨리 사회의 사표가 되는 종단의 모습을 회복하라고 덧붙였다.

이하 입장문 전문. 
 

대한불교 조계종단의 해종 논란에 대한 입장문

최근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대한불교 조계종단 내에서 일부 재가신도들과 교계 언론을 해종 행위자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종단 내부의 대응책 문서도 공개되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재 사찰 신도회 임원들과 재가단체 대표들 및 교계 언론 일부에 대하여 법적 소송은 물론 다양한 경로로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개된 종단 내부문서에 의하면 과거 군사독재시절에 사용되던 전형적인 언론탄압 방식이 거론되어 있고, 특히 스님들께서 서울대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재가단체의 대표이자 서울대 교수불자회인 불이회 회장의 직장까지 찾아와 징계요청서를 제출하는 행위에 대하여 저희들은 불자로서 매우 놀라고 또한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인욕바라밀과 자비행으로 삶의 모범을 보여줘야 할 스님들께서 명예가 훼손되었다는 명목으로 청정비구 종단을 요구하는 재가단체 대표들을 고소하고, 신도 직장을 찾아와 재가자를 처벌해 달라고 요청한 모습은 잘잘못을 떠나 누가 보아도 출가스님의 행동으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으며, 또한 그 무엇으로도 합리화될 수 없는 매우 비불교적인 행위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근대 한국불교사에서 종종 보게 되는 교계 문제를 외부 권력에 의존해서 해결하려던 비구-대처 갈등이나 10.27 법난 사태에서 보였던 종단의 구태가 지금까지도 종단 내부에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여 교수불자단체로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해종으로 규정된 이들이 종단에 제기한 내용을 보면, 기본적으로 용주사 성월스님에 제기된 은처 및 금권선거 의혹이나 일면스님의 탱화절도 의혹 등과 같이 어제, 오늘의 사안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호법부에도 진정되었고, 결국 종단 내부의 스님들로부터 공론화된 사안입니다. 총무원이 이런 불미스런 내용에 대하여 신속한 진상조사와 명확한 일처리를 했다면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분규 상황입니다.

일반 종합대학인 동국대의 총장 및 이사 선출 과정에서 빚어지고 있는 학내 단식 투쟁 상황 역시 종단이 연루되어 있으며, 특히 총무원장 스님의 범죄인과의 유착까지 일반매체에 등장하는 현 상황은 대학에 있는 저희들에게 우려스러움을 넘어 실망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신도와 국민들에게 삶의 올바른 정신적 가치를 제시해야 할 청정 사부대중의 화합종단인 조계종단입니다. 지금과 같이 대내외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종도 간의 분열과 대립만을 조장하는 잘못된 처신과 대응방식은 종단차원에서 바로 잡아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종단의 자정과 쇄신을 바라는 재가단체뿐만 아니라 일부 뜻있는 스님들마저 문제제기를 하며 사찰 신도회와 함께 하는 현 상황에 대하여 지금과 같이 해종으로 규정하고, 언론 탄압과 징계로 대처하는 종단 모습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검토를 요청합니다. 부처님 가르침에 의거하여 근본적인 종단 내부 문제 해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더불어 종단의 실질적 자정과 쇄신이라는 구체적 조치가 절실합니다.

신행이 일치하도록 노력하는 불제자들이자 또한 교수 수행친목단체의 간곡한 마음으로 교계의 불필요한 논란을 종식시키고, 하루빨리 청정 수행 종단이자 사회의 사표가 되는 조계종단의 모습을 회복하기를 건의 드립니다.

서울대학교 교수불자회 불이회 교수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