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종회가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해종 언론으로 규정하고, 총무원이 이들 언론사에 대해 출입금지를 결정한 데 대해 본지를 비롯한 교계 4개 언론사가 불교언론에 대한 탄압이라며 연대 의사를 표명했다. 

본지 미디어붓다와 불교저널, 불교플러스, 주간불교 등 4개 교계 언론사는 11일 '불교언론 탄압에 대한 4개 불교언론사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 매체는 10일자로 작성된 입장문에서 "조계종의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에 대한 일련의 조치는 불교언론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이는 언론을 홍보의 도구로만 생각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막으려는 매우 위험한 시각에 기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언론은 사회의 감시자로 부패한 곳이 있다면 치료할 수 있도록 상처를 드러내야 하고, 잘못된 길로 들어서고 있다면 돌아나올 수 있도록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조계종의 입장처럼 '종단 관련 현안에 대해 근거 없는 폭로와 비방이 극에 달하고 있다'면, 일방적으로 '해종·훼불·악성 인터넷 매체'라고 매도하기보다는 그에 합당한 근거와 반론을 제시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언론인은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이라면서 "현재 종단은 잘못을 밝히고 폐부를 지적한다고 언로를 막는 일련의 조치가, 자신의 모자란 점을 기록한 김일손의 사초(史草)를 보고 무오사화를 일으킨 연산군의 광기와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들 매체는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 두 매체에 깊은 애정을 표하며, 두 매체가 불교언론 본연의 자리로 돌아오는 그날까지 불교언론인으로서 소임에 충실하며 두 매체와 함께 연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4개 언론의 명의로 작성된 입장문은 각 사의 대표를 대리해 불교플러스 박선영 부장과 미디어붓다 배희정 기자가 11일 총무원 기획실장 일감 스님에게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조계종 기획실장 일감 스님은 "해당 언론사들은 기사 작성의 의도가 의심되거나 의혹을 양산하는 내용의 기사 작성, 악성 댓글의 미관리 등으로 종단의 위상의 하락은 물론, 불자들을 힘빠지게 해왔고, 그럴 때마다 기획실에서 오랜 시간 수 차례에 걸쳐 각 사에 연락을 취해 댓글 관리 등을 요청해왔다"면서 이 같은 조치가 언론탄압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의혹 해소를 위한 종단 차원의 빠른 대처가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호법부에서 고발인 조사를 위해 등원 조치를 취했으나 고발인이 이에 응하지 않아 조사가 진행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또 종단 차원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한 변동 가능성에 대해 조계종 중앙종회의 결의가 이뤄진 만큼 종회에서 논의해야 하기에 빨라야 내년 종회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하 입장문 전문.

불교언론 탄압에 대한 4개 불교언론사의 입장

조계종 중앙종회는 지난 4일 특별결의를 통해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해종·훼불·악성 인터넷 매체’로 규정하고 중앙종회 출입과 취재를 금지했습니다. 뒤이어 조계종 총무원이 중앙종회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두 매체에 대한 취재 지원 중단과 총무원 출입 금지를 결정했습니다.

우리는 일련의 조치가 조계종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비판하고 청정승가로 거듭나길 촉구해온 불교언론에 대한 탄압이자 자신을 정당화하며 폐부를 감추려는 자기모순의 표출이라고 판단합니다.

우리는 중앙종회와 총무원의 일련의 조치가 종단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도박, 은처, 돈 선거, 절도 등 범계 의혹에 대해 비판적 시각으로 다른 매체에 비해 상세하게 보도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합니다.

조계종이 6일 ‘해종언론대책위원회 관련 입장’을 통해 “일부 인터넷 매체들이 무분별한 폭로를 마치 사실인양 왜곡하고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서 그 배경의 일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조계종의 일련의 조치가 언론을 홍보의 도구로만 생각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막으려는 매우 위험한 시각에 기초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조계종은 두 매체를 탄압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해왔습니다. 중앙종회 결의와 총무원의 출입 금지 조치 다음날인 5일 두 매체가 보도한 ‘해종언론공동대책위 구성 및 운영 계획’ 문건은 그 사실을 여실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록 조계종이 이 문건은 의안을 발의했던 스님들로부터 총무원으로 전달되어 검토 중인 문건이었다고 해명하나, 의안의 대표 발의자가 조계종 홍보특보 법원 스님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수긍하기 어려운 해명입니다.

언론은 사회의 감시자입니다. 부패한 곳이 있다면 치료할 수 있도록 상처를 드러내야 하고, 잘못된 길로 들어서고 있다면 돌아 나올 수 있도록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이 언론인의 역할이고 사명입니다.

조계종의 입장처럼 “종단 관련 현안에 대해 근거 없는 폭로와 비방이 극에 달하고 있다”면, 그에 합당한 근거와 반론을 제시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순리일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두 매체를 ‘해종·훼불·악성 인터넷 매체’라고 폄훼하며, 일방적으로 매도한다면 지적한 사실을 스스로 자인하는 것이며, 썩어가는 상처를 방치하고 스스로 죽음의 길로 걸어 들어가는 일일 뿐입니다.

언론인은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입니다.

조선시대 사관들은 임금의 사적인 공간까지 쫓아다니며 모든 사실을 그대로 기록했습니다. 사관은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 곧 종묘사직을 지키는 일임을 알았기에 임금이 잘못한 일을 비판적으로 기록하길 두려워하지 않았고, 자신의 본분을 지키기 위해 죽음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임금 또한 사관의 역할을 충분히 알았기에 직분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신분을 보장했습니다.

지금 조계종은 어떻습니까? 잘못을 밝히고 폐부를 지적한다고 언로를 막는 일련의 조치가, 자신의 모자란 점을 기록한 김일손의 사초(史草)를 보고 무오사화를 일으킨 연산군의 광기와 다르지 않습니다.

썩은 상처는 드러내지 않곤 아물지 않습니다. 오히려 죽음의 수렁 속으로 빠져들 뿐입니다. 우리는 썩은 상처를 드러내고 치료할 수 있도록 비판을 거두지 않았던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 두 매체에 깊은 애정을 표명하며, 두 매체가 불교언론 본연의 자리로 돌아오는 그날까지 불교언론인으로서 소임에 충실하며 두 매체와 함께 연대해 나갈 것을 밝힙니다.

2015. 11. 10.

미디어붓다, 불교저널, 불교플러스, 주간불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