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 해인사(주지 향적스님) 인근에 대형축사 건립을 허가한 합청군청에 대해 해인사가 강한 시정 요구에 나섰다.

해인사는 “세계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의 보전도 모자라 해인사 인근 대형축사 건립 허가한 합천군청의 납득할 수 없는 행정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해인사는 시정 요구의 이유로 첫째 합천군이 지역주민의 뜻을 묵살하고 허가한 대형축사이고, 둘째 합청군청이 ‘지역주민의 의견을 소중히 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으며, 셋째 팔만대장경을 보전하고 있는 법보종찰 해인사 일원의 글로벌 관광자원 대신 축사건립에 손을 들어준 어처구니없는 결정 등을 들었다.
 
해인사는 지난 10월 15일 ‘가야산환경수호위원회’ 명의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은 해인사 인근지역에 건립되고 있는 대형축사 허가 취소를 합천군청에 요구하며, 관계자를 문책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합천군은 지난 2011년 가야면 황산리에 축사를 허가했으며, 이에 따라 사업주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공사가 착수했다. 현재 합천군 가야면 황산 청량동 주거지 인근에 1498평 규모의 대형축사가 건립되고 있다. 2011년에 축사건립 허가 이후 사업 연기를 반복하다가 2015년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공사에 착수해 현재 50% 정도 공정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인사는 현재 건립 중인 대형축사 인근은 가야산국립공원이며, 팔만대장경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을 이끌어내었던 팔만대장경축전 행사가 열렸던 대장경테마파크와 통일신라시대 보물을 소장한 청량사가 자리하고 있다며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곳은 또한 홍류동 계곡을 따라 오르는 소리길과 지역 관광 홍보를 위한 소리마실, 오토캠핑장, 도자기체험장, 현재 세 개 군이 합동으로 추진 중인 팔만대장경 이운로 등이 밀집해있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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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입구에 설치된 축사 반대 플래카드. 사진=해인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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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찰 세계문화유산 인근 대형 축사 허가 반대 서명을 하고 있는 관광객들.

해인사는 “관광객의 체험을 목적으로 조성되는 관광지역에 대형축사의 건립은 축사의 오·폐수, 분뇨 악취, 해충(모기, 파리) 등이 유입돼 훼손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이 지역은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을 봉안한 해인사 인근이라 축사건립 이후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합천군은 “축사 건립이 법령 및 합천군 조례에 따른 적법한 허가”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10월 16일 하창환 합천군수와 지역주민간의 면담이 이뤄졌지만 축사건립 허가 취소를 원하는 지역주민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여전히 합천군은 법령 및 합천군 조례에 따른 적법한 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합천군은 제58조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및 동법 시행령 제56조의 ‘개발행위 허가가 가능하다’는 부분과 ‘합천군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조례’ 제3조의 2에서 정한 ‘우사(牛舍)와 마을간 거리가 사육 제한거리 250m’를 초과하기 때문에 가축사육제한 조항에 해당되지 않아 규제할 수 없다’며 허가는 적법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가야산환경수호위원회’는 “축사건립 허가의 적법함을 내세우는 합천군은 군민 호도(糊塗)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법조문의 일부만을 인용하여 적용, 군민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야산환경수호위원회는 첫째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58조(개발행위 허가의 기준 등) 1항 1호에는 “허가의 기준은 지역의 특성, 지역의 개발상황, 기반시설의 현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지형적 특성으로 가야산 홍류동 일원 자연환경이 대장경테마파크, 소리길, 3개군 공동 대장경 이운로 사업이 진행되거나 진행되는 곳이고, 합천군 도자기 체험장 조성사업, 군립 오토캠핑장, 소리마실 등이 있어 축사에서 발생한 축사의 오·폐수 유입방지, 분뇨 악취와 해충(모기,파리)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둘째는 동법 58조의 위임에 따른 동법 시행령 제56조에서 제시한 세부 허가요건이 ▲역사적, 문화적, 향토적 가치에 따른 원형보존의 필요가 없을 경우 ▲개발행위로 설치되는 건축물 또는 공작물이 주변의 자연경관 및 미관을 훼손하지 않을 경우 ▲개발행위로 인해 당해 지역 및 그 주변지역에 대기오염, 수질오염, 토질오염에 의한 환경오염이 발생할 우려가 없을 경우로 명시되어 있는데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셋째는 지역주민의 삶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대해 합청군청은 대책수립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가야산환경수호위원회는 합천군에 대해 “축사건립허가 과정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허가를 취소할 것이며 관계자의 문책과 군수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해인사는 “지역 주민과 함께 한뜻으로 단결하여 가야면 대형축사 사업의 허가가 취소되고, 가야산, 홍류동 일원의 역사문화유산이 청정하게 보존되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의: 종무소(055-934-3000), 홍보국(055-934-3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