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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요양병원 전경. 병원 앞으로 고속화도로와 자전거전용도가, 인근에 용화사 IC가 건립될 예정이어서 도심 접근성도 보다 용이해질 전망이다.

김포 용화사 회주 지관 스님이 지난 7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찰 안에 요양병원을 개원했다. 김포 용화사 명상센터 바로 옆에 자리한 보리수요양병원(이사장 지관 스님, 원장 고근식, 사진)이 그곳이다.

보리수요양병원은 앞으로는 한강 하구가, 뒤로는 김포 운양산이 내려다보이는 사찰 경내지에 자리한 가운데 지하 1층, 지상 4층, 137병상의 규모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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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직원들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동행의료재단 이사장 지관 스님(사진 가운데)  

3년 전 의료법인 동행의료재단을 설립해, 이 병원을 이끌고 있는 이사장 용화사 회주 지관 스님은 교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불자 어르신들이 몸이 아플 때 불교계의 요양병원이 부족해 타종교가 설립한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사찰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만큼 장기간 치료를 요하는 분들을 마음의 안식처인 사찰 경내지에서 편안히 치료받도록 하기 위해 사찰 안에 요양병원을 건립하게 됐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보리수요양병원은 신경외과, 가정의학과, 한방과가 운영되고 있는 이곳은 만성질환과 장기요양을 요하는 노인을 비롯해 연령과 성별에 상관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입원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장기 치료와 요양이 필요한 환자도 이용 가능하다.

의사 3명, 간호사 15명 등 40여 명의 인력이 배치돼 뇌졸중,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과 치매, 뇌졸중, 암, 파킨슨씨병 등의 재활과 인지재활치료, 전통한방치료 등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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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치료실의 모습.
 

특히 최근 개원한 병원으로 최신식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 '호텔급' 인테리어로 입소문을 타 개원 이후 약 3개월 째인 7일 현재 64명의 환자가 입원 진료를 받고 있다.

건물이 사찰과 접해 있는 만큼 1층 로비에서 경내 명산센터로의 진입이 바로 가능한 유리문을 터놓아 환자들의 명상과 수행의 길을 낸 점도 특징이다.

2층 이상의 각 층에도 전면 유리창을 마련해 건물에서 명상센터가 내려다보이는 데다 1층 진입문을 열면 염불소리도 함께 들을 수 있어 불심 깊은 환우들이 병환 치료와 함께 경내 명상센터를 통한 수행활동도 병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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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관 스님이 경내지 출입이 용이한 병원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바로 용화사 명상센터에 다다를 수 있다며 시범을 보이고 있다.

스님은 "요양병원에 들어가면 끝이라는 느낌을 받지 않고, 환자가 편안히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명과 색채, 구비한 소품 하나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병실 내의 모든 이불은 병원식 이불이 아닌, 가정용 이불을 갖췄고, 환자들에게 병실의 차가운 느낌 대신 따뜻한 한옥 느낌을 전하기 위해 차분하고 따뜻한 색감의 벽지와 간접 조명, 편백 나무 등으로 병실을 꾸몄다.

다인실의 경우, 기존 요양병원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개인 사물함과 개인 냉장고, 리모컨으로 기울기를 조절하는 전동 병상이 갖춰져 쾌적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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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실의 내부 모습.

로비의 경우, 호텔을 방불케 하는 인테리어와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최근 지어진 건물임에도 플라스틱, 고무 등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나무, 돌 등 친환경자재만을 골라 지었기에 새집증후군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환자에게는 상주 중인 비구니 스님 등이 직접 만드는 김치 등 사찰음식이 제공되며, 식사는 환자의 특징을 고려해 채식뿐만 아니라 육재료로 만든 반찬도 식단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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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로비. 
 

병원은 앞으로 재활의학과 운영을 계획하고 있으며, 옥상에서의 원예치료, 수(水)치료, 불교적 심리.인지치료, 걷기 명상 등 불교식 프로그램 운영을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이대 목동병원, 부천 성모병원 등 10여 곳의 병원과 협약을 체결한 병원은 앞으로 동국대 병원과도 협약 체결도 추진할 방침이며,스님들을 위한 비용 감면 혜택 실시 등도 검토 중이다.

스님은 올바른 병원 운영을 위해 서울대보건대학원 보건정책과정을 이수하고, 일본 등 해외 요양병원 사례 연수도 받아오는 등 차근차근 준비를 다져 왔다.

스님은 "일부 요양병원이 치매 환자를 돌아다니지 못하게 묶는 등 이미 일본에서 30년 전 잘못했던 비인권적 요양치료방법을 쓰게 해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가 오히려 욕창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 같은 환자가 건강하게 인지 치료 등을 잘 받을 수 있도록 해외 관련 사례와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4년 간 김포 지역의 종합사회복지관장 등 6개 소임을 맡으며 치매 등 어르신 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스님은 "앞으로 노인 문제를 위해 병원은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와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보건, 케어에 중점을 둔 복지 등 세 분야가 하나의 '세트'로서  함께 가는 체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리수요양병원은 요양원이 아닌, 치료가 목적인 요양병원으로, 장기간 치료를 요하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다"면서 "600년 전통 경내지에 처음 세운 요양병원인 만큼 불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불교계의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바르게 운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